화성 폴리텍大, 국비로도 불법 건축

위험물 보관한 고압가스 저장소 등 국비 일부로 신축
학생들 실습까지 진행해 ‘안전불감증 도 넘었다’ 지적
市 “불법 확인땐 행정조치”… 학교 “모두 바로잡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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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폴리텍대학 화성캠퍼스가 불법으로 설치한 가건물을 학생들의 실습실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전형민 기자
한국폴리텍대학 화성캠퍼스 곳곳에 난립한 불법 건축물(본보 10월30일자 1면) 가운데 국비 보조금을 받아 신축한 건축물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학교 측은 불법 건축물에 각종 가스와 시너, 폐도료 등 위험물을 보관하는가 하면 학생들의 실습까지 진행돼 안전불감증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1일 한국폴리텍대학 화성캠퍼스 등에 따르면 학교 측은 지난 5월 1천여만 원을 들여 본관동과 직업능력개발센터 사이에 20여㎡ 규모의 고압가스 저장소를 신축했다. 해당 건물 외벽은 콘크리트 재질로 돼 있으며 지붕만 천막으로 덮었다. 이 건물에는 4개의 철재 문을 달아 액화석유가스(LPG)를 비롯해 이산화탄소(CO2), 액화알곤(L-AR), 액화산소(L-O2) 등이 담긴 용기를 보관 중이다.

 

이 건물은 벽면과 지붕을 모두 갖춘 건축법상 ‘건축물’에 해당,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학교 측은 건축허가를 받지 않았다. 학교는 이 건축물을 짓는 데 국비를 사용했다.

올해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지역산업 맞춤형 인력양성사업’ 대상 학교로 선정돼 6억8천여만 원을 지원받았다. 이 가운데 시설 및 장비비(4억3천만 원)로 지원된 예산 일부를 건축비로 사용한 것이다. 국비가 불법 건물을 짓는 데 사용된 셈이다.

 

이와 함께 학교는 곳곳의 불법 건축물에 위험물을 보관하거나 학생실습 등을 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창조관 뒤편 10여㎡ 규모의 불법 건물은 휘발성 물질 창고로 활용했다. 버젓이 ‘폐도료ㆍ시너 저장소’라는 푯말을 달아놓고 연간 0.5t씩을 보관했다.

여기에 희망관 옆 가스저장실(허가를 받은 건물)과 맞닿아 지어진 불법 건축물(15㎡)에선 학생들의 실습이 이뤄졌다. 학생들은 수시로 불꽃이 발생하는 그라인더 작업을 했으며 바비큐용 그릴까지 놓여 있었다. 가스저장실에 붙은 ‘화기엄금’, ‘위험폭발물’, ‘흡연금지’ 등 안전표지판이 무색할 정도였다.

 

화성시 관계자는 “현장 점검 결과 지난 5월 신축된 고압가스 저장소는 엄연한 불법 건축물”이라며 “곳곳에 상당수 불법 건축물이 확인된 만큼 행정조치를 내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폴리텍대학 화성캠퍼스 관계자는 “건축법에 미숙하다 보니 불법인지 알지 못했다. 불법으로 확인된 건축물에 대해선 모두 바로잡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성=박수철ㆍ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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