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헬기가 사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탄환이 사격장에서 5㎞나 떨어진 포천시 영북면 문암리로 날아온 것으로 뒤늦게 확인돼 주민과 포천 군(軍) 관련 범시민대책위(이하 범대위)가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군과 경찰은 이 같은 사실을 감추려고 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29일 지역 주민과 범대위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미군 헬기가 사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탄환이 산정호수로 가는 길목인 영북면 문암리 모 타이어 가게 근처 조립식 건물 창고 지붕을 뚫고 들어왔다.
탄환을 처음 발견한 타이어 가게 주인 A씨는 영북파출소에 최초로 신고했지만, 군과 경찰 등은 이 같은 사실을 숨긴 채 쉬쉬하고 있다 나흘이 경과한 지난 28일 오전 11시께 이길연 범대위 위원장에게 “지역의 모 육군 사단장이 전화를 걸어와 사고경위를 설명하고 철저히 조사를 하겠다”고 말해 밝혀졌다.
탄환은 지역 내 모 육군 사단 헌병대가 수거 해간 상태다. 문암리에 탄환이 날아든 건 지난 2004년 인근 농장에 탄환 5발이 날아든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사실을 접한 지역 주민들과 범대위 측은 “이번에 발견된 탄환은 도비탄이 아닌 미군 아파치 헬기가 발사한 기관총 탄환으로 위험수위가 한층 더 높아졌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타이어 가게 주인 A씨는 “군부대 헌병들이 현장에 나와 조사하면서 절대 외부에 알려서는 안된다고 신신당부하고 떠났다”고 증언했다.
이 위원장은 “뚫린 지붕을 보니 도비탄이 아니라 바로 헬기가 바로 사격한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로드리게스 훈련장 내 불무산 정상(미군 헬기 사격장)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약 5㎞ 정도 밖에는 떨어지지 않은 곳이며 1㎞만 더 탄환이 날아가면 운천시내여서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다. 29일 범대위 위원들과 대책회의를 열어 앞으로의 투쟁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주민들로부터 피해 상황을 충분하게 듣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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