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정 3년여 만에 파국

도의회 민주당 “철새 정치인과 함께한다는 것 무의미”
南 지사에 종료 제안… 道 “조만간 논의의 장 만들것”
“민선 6기 막바지… 도의회 잇속만 챙기고 끝나” 비난도

▲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이 남경필 경기지사에게 ‘경기도 연합정치 종료’를 공식 제안, 경기도 연정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졌다. 16일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박승원 대표의원과 김종석 의회운영위원장이 연정 중단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왼쪽). 같은 날 경기도 미세먼지 대책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남 지사. 전형민기자
▲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이 남경필 경기지사에게 ‘경기도 연합정치 종료’를 공식 제안, 경기도 연정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졌다. 16일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박승원 대표의원과 김종석 의회운영위원장이 연정 중단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왼쪽). 같은 날 경기도 미세먼지 대책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남 지사. 전형민기자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이 남경필 경기지사에게 ‘경기 연정 종료’를 공식 제안했다.

 

도의회 다수당이자 연정의 한 축인 민주당이 사실상 연정 종결을 선언한 것으로 남 지사의 정치실험이 3년여 만에 파국 수순을 밟게 됐다. 이런 가운데 도의회 안팎에서는 도의회의 잇속만 챙기고 끝난 ‘물 빠진 경기연정’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민주당 대표단은 16일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민을 바라보지 않고 개인의 미래만 바라보고 가벼이 움직이는 남 지사와 민생연정을 함께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이 자리를 통해 경기 연정을 마무리할 것을 공식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정 상대인 남 지사가 이 당 저 당을 옮겨 다니는 ‘철새 정치인’으로 불리는 지금의 현실에 자괴감마저 든다”면서 “정치공학적인 판단에 따라 입ㆍ탈당을 반복하는 행위는 남 지사가 책임 있는 정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남 지사는 지난 9일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합당에 반대하며 바른정당을 탈당, 한국당으로 복당했다.

 

대표단은 “남 지사의 정치적 행보가 도민들의 민생을 나아지게 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과 무관하게 개인의 정치 진로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마음이 크다”고 꼬집은 뒤 “그간의 연합정치의 성과와 과제를 평가하고 점검하는 작업을 통해 연정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민주당 차원에서 연정 마무리를 책임 있게 수행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연정을 마무리하고 연정정신을 계승하는데 동의하고 변함이 없다”며 “조만간 연정주체들이 논의의 장을 만들어 마무리 절차를 진행할 것이다. 민선 6기 연정이 유종의 미를 거두고 민선 7기 또다른 성과의 밑거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도의회 안팎에서는 연정 파트너인 민주당이 민선 6기 막바지에 돌연 연정 마무리를 제안함으로써 도의회의 잇속만 챙기고 끝난 ‘물 빠진 경기연정’에 그쳤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의회 관계자는 “경기연정은 첫 단추부터 잘못 뀄다. 민주당이 애초 받아들이지 말았어야 했다”며 “사실상 인사권, 연정예산(지역예산) 등 도의회의 실속만 챙겨주고 민선 6기 임기 막판에 내쳐진 꼴”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갑작스러운 연정 종료 제안에 대해 박승원 민주당 대표(광명3)는 “연정은 상대 파트너에 대한 신뢰가 가장 중요한데 남 지사가 일방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행보로 일관해온 부분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며 “연정 마무리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해야 할 절차지만 남 지사로 인해 좀 더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연정을 약속했던 남 지사는 취임과 동시에 도의회와의 연정을 추진했다. 같은 해 8월 ‘경기도 연합정치 실현을 위한 정책합의문’을 통해 연정을 공식화했다. 이후 도의회 후반기 지도부 구성으로 지난 2016년 9월 ‘경기도 민생연합정치 합의문’을 통해 288개 연정사업을 마련, 제2기 연정이 진행 중이다.

박준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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