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 ‘119 한솥 나눔’ 급식장소 제공 말바꾸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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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9 한솥 나눔’의 급식장소를 놓고 의정부시의 말바꾸기가 논란이다. 사진은 ‘119 한솥 나눔’ 현장을 찾아 배식하는 안병용 시장.

8년 넘게 어려운 노인들에게 따뜻한 점심 한 끼를 마련해주던 ‘119 한솥 나눔’이 급식장소였던 역사 하부 공간에 도서관이 들어서면서 중단될 위기(본보 1월16일자 12면 보도)에 처한 가운데 의정부시의 말 바꾸기가 논란이다.

 

26일 119 한솥 나눔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급식장소로 이용해오던 가능역사 하부공간에 도서관 공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의정부시는 도서관이 들어서면 일부 공간을 할애해 보다 좋은 환경에서 급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같은 시의 약속에 119 한솥 나눔은 5개월여를 기다리면서 더욱 쾌적한 환경에서 급식할 것을 기대하며 재개시기를 기다려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22일 도서관이 문을 열면서 북카페에서 급식을 재개하려고 하자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는 취사용 가스사용은 할 수 없다고 사용허가조건을 내세워 재개시기를 잡지 못했다. 119 한솥 나눔은 가스사용 취사기구 대신 전기사용 취사기구를 갖추려고 했으나 비용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시가 북카페에서 취사는 할 수 없고 식사장소로만 제공하겠다고 말을 바꿨다가 최근에는 119 한솥 나눔(배식)이 도서관 분위기에 맞지 않는다며 다른 장소로 옮겨주길 바래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119 한솥 나눔 측에서는 시의회를 찾아 호소했으나 의회 역시 “노력해보겠다”는 말뿐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119 한솥 나눔 관계자는 “당초 의정부시의 약속을 문서라도 작성해놓을 걸 잘못했다. 장소를 제공하기로 해놓고 인제 와서 민원 등을 이유로 할 수 없다며 딴소리다. 시가 안된다면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북카페는 현재 일대 노인들의 쉼터로 이용되고 있다. 한솥나눔 공간으로 적합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만간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119 한솥 나눔은 지난 2009년 5월13일 경기도 무한돌봄사업의 하나로 의정부소방서 의용소방대원들이 주축이 돼 시작한 소외계층을 위한 무료급식운동이다. 매주 월ㆍ금요일 가능역사 하부공간에서 직접 밥을 짓고 국과 반찬을 만들어 급식하면서 하루 평균 여름철에는 300명, 겨울철에는 200명 정도가 이용하고 있다.

의정부=김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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