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임진강거북선’ 600년 비밀 풀렸다… ‘최초의 거북선’ 설계도 본지 첫 공개

전통무기 전문가 채연석 교수, 함포배치·2층 구조 등 최초로 밝혀
이순신 장군때보다 180년 앞서… 세계적인 ‘관광 자원화’ 기대

전통무기 전문가 채연석 교수(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가 4일 조선시대 이순신 거북선 보다 앞선 ‘임진강거북선(태종1413)’ 설계도를 복원, 처음으로 공개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 시대별 거북선 모형을 살펴보는 채 교수. 태종 거북선의 설계도. 태종 거북선과 이순신 거북선의 비교. 김시범기자
▲ 전통무기 전문가 채연석 교수(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가 4일 조선시대 이순신 거북선 보다 앞선 ‘임진강거북선(태종1413)’ 설계도를 복원, 처음으로 공개했다. 사진은 시대별 거북선 모형을 살펴보는 채 교수. 김시범기자
조선시대 거북선의 원조인 임진강거북선(태종 1413)은 앞부분에 대장군포 2개가 배치되는 등 총 12개 함포가 설치된 본체길이 13.1m에 2층 구조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임진강거북선은 <조선왕조실록>에 기록으로만 전해왔는데 이번에 그 규모와 구조가 연구자료를 통해 밝혀지기는 처음이다.

 

조선 로켓무기인 신기전과 총포 등을 복원ㆍ발사까지 성공한 전통화약무기 전문가 채연석 UST교수(국토부 항공철도조사위원장, 전 항공우주연구원 원장)는 4일 <조선왕조실록>과 <경국대전>기록을 토대로 임진강거북선 함포배치구조를 밝힌 ‘태종거북선’의 설계도를 본지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했다. 학계에서는 이순신거북선은 물론 임진강거북선도 ‘설계도’가 없어 원형복원을 위해서는 함포배치구조를 밝히는 것을 결정적 단서로 인식돼 왔다.

 

채 교수에 따르면 이순신 장군 거북선보다 180여 년 앞선 임진강거북선의 규모는 해선(海船)인 대선(大船)이다. 채 교수는 “<경국대전>의 ‘工典舟車條(공전주차조)ㆍ김재근교수연구’ 등을 인용, 태종 때 병선은 대선, 중선, 소선이 있었다”며 “임진강거북선은 이 대선을 개량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임진강거북선은 본체길이 42척(13.1m), 폭 18척9촌이며 저판(하층)의 길이는 33척(10.3m)으로 추정했다.

 

탑승인원은 노젓는 사람인 격군 50명(노 1개 5명씩, 10개 한쪽에 5개 추정) 등 총 80명으로 파악됐다. 여기에는 격군 외에 운영 11명(대장 1인등), 포발사 14명, 사부 5명 등이 포함됐다.

 

임진강거북선 층수는 2층 구조로, 물아래로 잠기는 하층과 함포를 쏘는 1층 규모로 설계됐다. 채 교수는 “조선군선이 1555년 3층의 판옥선이 탄생하기 이전에는 모두 2층 구조를 갖췄다”는 것을 근거로 내세웠다. 모양은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건조할 때 임진강거북선을 참고했을 것을 가정하면서 용두에서 총포를 발사하고 뒤에는 꼬리가 달렸을 것으로 추정했다.

 태종 거북선의 설계도. 태종 거북선과 이순신 거북선의 비교.
태종 거북선의 설계도. 태종 거북선과 이순신 거북선의 비교.

탑재무기는 대장군포 2개, 2장군포(30.2㎝) 2개, 3장군포(24㎝) 8개 등 총 12개가 배치됐을 것으로 봤다. 이는 세종 때(1447년)는 새로운 함포가 개발되기 이전이어서 고려말 최무선이 개발한 대장군포 등이 탑재됐을 것에 따른 판단이다.

 

채 교수는 “대장군포 2대는 임진강거북선 앞부분에 장착하고, 용두에 2장군포 2대를 설치해 교대로 사용했으며 뒷부분에 2장군포 2대, 3장군포 8대는 거북선 등에 있는 갑판에서 포수들이 손에 쥐고 사용했을 것”이라고 봤다.

 

채연석 교수는 “함포구조로 밝힌 임진강거북선 설계도를 바탕으로 실물 크기로 모형을 만들어 추가로 실증적인 연구를 하면 원형을 복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종환 파주시장은 최근 한국과학사학회 관계자를 초청해 “조선최초 임진강거북선을 남북평화협력을 통해 원형대로 복원, 세계적인 관광상품으로 자원화 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파주=김요섭기자

설계도 제공 : 채연석 UST교수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