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커뮤니티] 어느 일본인의 뼈아픈 만우절 거짓말

어느 일본인이 만우절인 지난 1일 SNS에 올린 거짓말. 온라인 커뮤니티
어느 일본인이 만우절인 지난 1일 SNS에 올린 거짓말. 온라인 커뮤니티

만우절이었던 지난 1일, 일본의 한 SNS에는 또 하나의 거짓말이 올라왔다. 그런데 이 거짓말, 어딘가 심상치 않다.

작성자는 이날 "2020년 4월 1일입니다"라며 만우절임을 강조한 뒤 "일본은 지금 매우 자유롭고 민주적인 국가입니다.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는 왜곡없이 기록하고 공개돼 사람들이 자유롭게 확인하고 비판할 수 있습니다"고 적었다.

이어 "법에 저촉되는 일을 하면 상하관계 없이 공정하게 법이 적용됩니다. 그 때문에 능력이 없는 정치는 도태되고, 공정하고 공평하고 똑똑한 사람이 리더의 지위에 붙어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작성자의 글은 언뜻 현 정권을 옹호하고 정부를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나, 만우절 거짓말이라고 밝혔다는 점에서 오히려 그 반대의 상황이라는 점을 인식한다면 꽤나 씁쓸하게 느껴지는 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도쿄올림픽이 연기되고, 일본 내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아베 정부의 무책임함에 대한 비판과 불안감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특히 국민 개그맨 시무라 켄의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은 일본인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여기에 아베 총리의 정치적 스승으로 알려진 고이즈미 전 총리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가 장기 집권하면서 상식 밖의 일이 태현이 벌어지고 있다"며 사학 바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직해야 한다고 강도높은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국내 누리꾼들은 일본인이 적은 만우절 거짓말을 보며 "돌려까기 멋지다" "아베는 왜 도태되지 않는가" "어쩌면 일본에선 저걸 거짓말로 보지 않을지도..." "선구자네, 저 사람" "비꼬는 글이네" "민주주의가 아닌 건 알고 있구나" "우리도 매일이 만우절이었던 때가 있었지"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겠다며 한·미·중 전역과 유럽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온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하겠다는 초강수를 뒀다. 사실상 일본 땅에 아무도 들이지 않겠다는 '미즈가와 대책'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셈이다.

그럼에도 일본 내 비판의 목소리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도쿄올림픽 개최 무산을 막고자 코로나19 확산을 숨기기 급급해 결국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기에 긴급사태 선언이라는 초헌법적 조치가 내려질 경우 아베는 국민들의 강한 질타를 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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