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커뮤니티] "꽃 구경이요? 제발 정신 차리세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2주간 연장됐음에도 불구하고 5일 오후 벛꽃이 만개한 경기도청 일대가 나들이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김시범 기자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2주간 연장됐음에도 불구하고 5일 오후 벛꽃이 만개한 경기도청 일대가 나들이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김시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강도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펼쳐지고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는 행태가 이어지자 한 누리꾼이 이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지난 6일 '구리시 대신전해드립니다'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보다가 너무 화가 나고 답답해서 이렇게 글 올린다"는 말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많이 답답하시죠. 자가격리..마스크...힘들고 갑갑한 거 다 이해해요"라며 "그렇다고 왜 꽃을 구경하러 가나요? 왜 놀이공원에 가나요? 왜? 왜 클럽 가는거죠? 생각이라는 게 있기는 하신 건가요?"라고 분노했다.

실제 SNS 상에는 놀이공원이나 클럽에 함께 갈 사람을 구한다는 글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클럽 입장을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이나, 벚꽃이 화려하게 핀 길거리에 북적거리는 인파도 쉽게 볼 수 있다.

글쓴이는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 죽을만큼 힘든 고생하고 계신 의료진 분들이 보이지 않으시나요? 그 분들은 무슨 죄인가요?"라며 "확진지가 급증하면서 다른 위급 환자들은 제대로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안타깝게 목숨을 잃으신 분들도 계신데, 그런 안타까운 사연을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이 만들 생각이세요?"라고 지적했다.

이어 "슈퍼확진자 나오고 여기저기서 욕 먹으면 이렇게 말하겠죠. '저는 그냥 답답해서...하루 딱 나갔을 뿐인데...' '사실 코로나가 처음 발생한 원인은 제가 아니지 않나요?' 제발 정신 차리세요. 당신들이 죽이는 거예요..(중략)...내년에는 꽃 안 펴요?"라며 "당신들 때문에 내년 기 전에 끝날 수도 있는 이 코로나19 사태가 내년이 지나도 끝나지 않아서 놀이공원, 클럽 문 다 닫을 수도 있겠네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어투가 격해져서 죄송해요. 보고만 있는데 진짜 너무 화가 나요. 여러분들 많이 힘드시겠지만 우리 조금만 더 힘내요. 모두들 건강할 수 있게! 고생하고 계시는 의료진 분들도 너무너무 감사해요"라고 덧붙였다.

현재 서울, 경기도 등 수도권 주요 관광지에는 화려하게 핀 벚꽃을 보기 위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색할 정도로 주말마다 인파가 몰리고 있다. 버스 정류장을 폐쇄하고, 축제까지 취소하는 등 지자체들이 다양한 대책들을 내놨지만 여전히 나들이에 나서려는 이들로 인해 감염 위험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대한의사협회는 "따뜻한 봄기운이 우리를 유혹하더라도 한 번의 인내가 어쩌면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면서 "퇴근길 맥주 한잔, 주말 데이트 한번을 참고 미루는 게 지금 우리 스스로를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또한 지칠대로 지친 의료인들을 위한 일이라는 점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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