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대세론' 끝까지 유지한 이재명…경선 승리 원동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둘 수 있던 데에는 선거 초반부터 형성한 ‘이재명 대세론’을 끝까지 유지했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당내 경쟁자들이 도덕성 문제를 거론하며 이 지사를 흔들었지만, 정작 유권자들은 정권 재창출을 위한 본선 경쟁력을 최우선으로 따지면서 확실한 카드인 이재명 대세론에 힘을 실었다. 여기에 이 지사를 상징하는 추진력과 결단력은 물론 경기도정을 이끌며 쌓아온 ‘일 잘하는 이재명’ 이미지 역시 유권자 마음을 흔드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이재명 대세론 발판 된 막강한 조직력

이 지사 대선 캠프인 열린 캠프는 이재명계 의원들로 구성된 ‘7인회’를 시작으로 친노(친노무현)와 친문(친문재인)은 물론 박원순계 의원 등까지 대거 합류하면서 막강한 조직력을 갖추게 됐다. 특히 캠프 총괄을 맡은 조정식 의원(시흥을)은 당내 비주류인 이 지사에게 부족한 친노세력 흡수에 큰 역할을 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돕던 박홍근 의원의 합류 역시 박원순계 의원들의 열린 캠프 합류 신호탄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색깔을 가진 의원들의 합류로 막강한 조직력을 갖추게 되자 자연스레 이 지사를 지지하는 강력한 지지층이 생겨났다. 아울러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가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언급한 이후 여당 지지층의 질타를 받으면서 캠프 확장에 어려움을 겪은 것 역시 이 지사 측에선 호재가 됐다.

▲2017년 대선 경선을 통해 얻은 교훈…‘네거티브 무용론’

당 안팎에선 이 지사가 지난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쓴맛을 본 경험이 이번 선거에서 되레 보약이 됐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당시 날이 선 발언과 특유의 ‘사이다’ 화법으로 주목받은 이 지사는 올해엔 ‘네거티브 무용론’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다른 후보와 달리 근거 없는 비방은 최대한 자제했다. 당내 경쟁자에게 비판을 집중하는 전략이 민주당 지지층의 피로감을 높인다는 판단에서다. 이로 인해 ‘이재명이 김빠진 사이다가 됐다’는 비판이 뒤따랐지만, 이 지사 측은 맞불을 놓기보단 자신을 둘러싼 의혹 해명에 총력을 기울였다. 여기에 기본소득을 비롯한 정책공약을 발 빠르게 발표하는 등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본선 경쟁력과 능력이 있는 후보라는 점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 지지층 역시 네거티브 대신 능력을 강조한 이 지사가 본선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판단, 아낌없는 지지를 보냈다.

▲집안싸움 대신 야권 대권주자 비판에 주력

당내 네거티브를 최대한 자제한 이 지사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야권 대권주자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아끼지 않았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8월 열린 민주당 TV 토론회에서 당내 경쟁자가 아닌 윤 전 총장을 비판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날 이 지사는 앞서 불거진 윤 전 총장의 부정식품 발언 논란에 대해 “굶어 죽을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 정말로 중요한 자유는 최소한 인간답게 살 자유를 말한다”고 꼬집었다.

윤 전 총장을 둘러싼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서도 이 지사는 연일 최전선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집안싸움에 매몰된 다른 후보와 달리 야권 대권주자를 향한 화력 집중으로 민주당 지지층 결집에 앞장선 것이다.

열린 캠프 관계자는 “과거와 다른 모습을 통해 이재명 대세론을 이른 시일에 구축했고, 이것이 경선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임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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