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당선 즉시 강력한 부동산 대개혁 추진할 것”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후보자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후보자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이 지사는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경선에서 전체 8만8천893표 중 4만5천737표(51.45%)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24만8천880명이 참여한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7만441표(28.30%)를 얻은 이 지사는 누적 득표수 71만9천905표(50.29%)로 과반 득표에 성공하면서 결선 투표 없는 본선 직행을 확정했다. 지난 2017년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밀려 3위(21.2%·34만7천647표)에 그친 아쉬움을 달래고 당당히 민주당 후보로 대선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다만 당초 문재인 대통령이 기록한 득표율(57%)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3차 선거인단 투표 대패로 턱걸이 과반에 성공하면서 향후 원팀 구성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뒤따른다.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치고 수도권 경선을 발판 삼아 결선 투표를 노린 이낙연 전 대표는 누적 득표수 56만392표(39.14%)로 2위에 그치면서 이 지사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는 데 실패했다. 이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12만9천35표(9.01%), 박용진 의원은 2만2천261표(1.55%)를 기록했다.

이날 이 전 대표는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15만5천220표(62.37%)를 얻으면서 처음으로 이 지사를 누르고 더블스코어 과반 득표라는 저력을 보였다. 하지만 민주당이 지난 8월31일부터 이날까지 총 11차례 진행한 지역 순회 경선에서 고향인 광주·전남 경선 승리(122표 차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패배하면서 끝내 표 차이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역대 대선과 경선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한 충청 경선에서 이 지사가 압승(대전·충남 54.81%, 세종·충북 54.54%)을 거둔 것을 물론 최대 격전지로 꼽힌 호남대전도 이 지사가 전북에서 6천561표 차이로 승리한 것이 이 전 대표 입장에선 뼈아팠다.

이 지사는 이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오늘 우리는 변화를 선택했다. 정치적 후광은 물론 학연과 지연도 없는 제게 국민께서 집권여당 대통령 후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겼다”며 “국민이 요구하는 변화와 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 서울 합동연설회를 마치고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 서울 합동연설회를 마치고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이어 “지금 대한민국은 안팎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에너지와 디지털 전환, 코로나19 팬데믹, 국가 간 무한경쟁, 감내하기 어려운 불평등과 격차, 구조적 경기침체 등 모두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위기”라며 “그러나 위기 속에서도 하려는 사람은 방법을 찾고, 피하려는 사람은 핑계를 찾는다. 이재명은 방법을 찾고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 위대한 국민과 함께 위대한 도전에 담대히 나서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날 이 지사는 ▲선진국을 따라잡고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 ▲국가 주도의 강력한 경제부흥정책 ▲적폐 일소 및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 ▲국민 기본권 보장하는 보편복지 국가 완성 ▲세계가 부러워하는 문화 강국 ▲세계를 선도하는 평화인권 국가 ▲과학기술 및 미래 교육의 나라 등을 약속했다.

이 지사는 검찰수사로까지 번진 ‘대장동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토건세력과 유착한 정치세력의 부패비리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 당선 즉시 강력한 부동산 대개혁을 추진해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이란 오명을 없애겠다”며 “개발이익 완전 국민환원제는 물론 성남시와 경기도에서 시행한 ‘건설원가·분양원가 공개’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국민의힘 화천대유 게이트’처럼 사업과정에서 금품제공 등 불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사후에도 개발이익을 전액 환수해 부당한 불로소득이 소수의 손에 돌아가는 것을 근절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이 지사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성과로 보답하겠다. 대통령이란 한 명의 공직자가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는지 보여드리겠다”며 “내년 3월 9일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지사가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서 도지사직 사퇴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약 지사직을 사퇴한다면 오는 18일과 20일 열리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 이 지사 캠프인 열린 캠프 관계자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사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해진 건 없고 계속해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임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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