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저수지 사유지처럼 사용... 낚시터에 간이 숙박시설 조성 주말 이용료 20만원 넘는 곳도... 샌드위치패널 구조 화재 취약 지자체 관계자 “단속 어려워”
낚시를 즐기는 인구가 980만명에 육박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나홀로 레저활동’이 증가했다. 레저활동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고려했을 레저활동 중 하나가 낚시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내 일부 낚시터는 지방자치단체 또는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허가를 받았다는 명목으로 저수지를 ‘개인 사유지’처럼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임의로 수상펜션 등의 간이숙박시설(방갈로)을 편법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방갈로를 단속하는 기준은 미비하거나 제각각이다. 로컬이슈팀이 직접 현장을 찾아 실태를 파악했다. 편집자주
“시설이 좋은 것도 아닌데 가격은 호텔급이네요.”
16일 오후 화성시 A낚시터. 물 위로 방갈로 20개(특실 5개, 일반실 15개)가 있다. 샌드위치패널과 나무덱(deck)으로 구성돼 흡사 마당 있는 단칸방 같은 모습이다. 방갈로에 들어서니 냉장고와 공기청정기, 전기장판, 이불, 베개, 취사시설 등이 보인다. 그럼에도 소화기 등 소방시설은 전무했다. 안전장치 또한 미비했다. 인명구조용으로 보이는 보트 2척 중 1척은 물이 가득차 있다. 나머지는 곳곳에 부식된 흔적이 있는 것으로 미뤄 사용한 지 오래된 듯하다. 안전펜스 또한 없어 부주의하면 그대로 깊은 물에 빠질 수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용 요금은 하늘을 찌른다. 1박 기준 일반실은 평일(3인) 10만원, 주말(4인) 15만원이다. 특실 이용 요금은 평일(4인) 15만원, 주말(5인) 20만원이다. 기준 인원 초과 입장 시 1인당 2만5천원의 추가요금도 받는다. 낚시터지만 사실상 편법으로 숙박업소처럼 운영중이다.
용인특례시 B낚시터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낚시터는 200여명이 한번에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이곳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펜션형 방갈로(3~4인)다. 성인이 잘 수 있는 침대와 샤워실, 냉난방 시설, 냉장고, 조리시설, TV 등이 갖춰져 있다. 가격은 평일 18만원대, 주말은 24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각종 사고에 대비한 안전시설은 미흡하다. 구명 튜브와 안전띠 등의 안전시설이 없는 방갈로가 다수 성업 중이다. 더욱이 취사시설을 갖췄음에도 안전점검일지 등은 없다. 이 역시 편법으로 운영 중이기 때문에 사고 시 문제가 될 수 있다.
김수길씨(47·용인시 처인구)는 “방갈로에서 불이 나면 주 소재가 나무와 샌드위치패널이라 순식간에 타버릴 텐데, 소화시설이 없는 낚시터가 많았다”라며 “왜 안전장비도 없이 이런 식으로 관리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낚시터 대부분이 컨테이너나 조립식 패널로 수상 방갈로를 지어 운영하고, 야간에는 사실상 숙박시설로 이용되고 있으나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지자체 관계자는 “물 위에 떠 있는 방갈로를 숙박시설로 볼지는 해석에 따라 결정되다 보니 단속이 쉽지 않다”며 “수상 시설물이 건축법, 소방법 등 관련법에 저촉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로컬이슈팀=김경수·박용규·안노연·이대현·김기현·안치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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