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경기지방정원, 악취·수질악화 '심각'

작년 방문객 주차장 확보 추진에 수질악화 방지책 대신 구거 복개
구거에 유입수 없어 악취 부채질... 市 재정난, 추가 예산투입 불가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경기지방정원 사업지 인근 구거에 설치된 오폐수 차집장치. 유입수가 없는 구거의 물이 고인 채 방치되면서 수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재원기자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경기지방정원 사업지 인근 구거에 설치된 오폐수 차집장치. 유입수가 없는 구거의 물이 고인 채 방치되면서 수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재원기자

 

경기도가 안산 본오동 옛 시화쓰레기매립지를 경기지방정원으로 조성하면서 악취를 풍기는 구거를 정비 대상에서 제외해 주민들이 반발(경기일보 9일자 10면)하는 가운데 구거에 유입수가 없어 수질악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시는 지난해 수질 악화 방지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구거를 복개해 경기지방정원 및 갈대습지 방문객 등을 위한 주차장 확보방안을 추진했던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는 지난 3일 경기지방정원 공사를 위한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2027년 10월29일 준공을 목표로 25일 착공할 예정이다.

 

총사업비 989억원이 투입될 예정인 경기지방정원에는 1989년부터 4년간 안산 인근 8개 지자체에서 발생한 생활쓰레기를 매립하면서 발생한 악취로 고통을 감내한 인근 주민들을 위해 숲·습지·기후·어린이정원과 잔디마당 그리고 방문자센터 등이 들어선다.

 

이런 가운데 경기지방정원 북축에 동서로 길이 260m, 폭 50m인 구거에는 유입수가 없어 수질이 악화되면서 악취를 풍기고 있고 구거와 인접한 정비단지 등지에서 발생한 오폐수를 차집,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보내기 위한 시설인 우수토구 높이도 구거에 비해 높아 물이 제대로 우수토구로 유입되지 못하고 고인 채 방치되고 있어 수질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시는 구거 정비사업 시행 방안으로 구거를 전면 또는 일부를 복개한 뒤 이를 경기지방정원 등을 방문하는 방문객을 위한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경기도가 예산 문제 등으로 추진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돼 시가 악취 문제에 소홀하게 대처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주민들은 “구거는 비가 내리지 않으면 유입수가 거의 없어 구거에 있는 물이 섞여질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악취가 발생하고 있어 주민들은 생태하천 조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시 관계자는 “경기도와 협의할 당시에도 구거에 설치된 차집시설장치 등으로 인한 악취문제와 시가 이를 해결할 경우 구거 정비예산 확보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현재 시도 재원이 부족해 추가 예산 투입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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