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현 전 경기도교육청 학교폭력 담당 장학사
최근 몇 년간 스마트폰 보급이 급증하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온라인 소통이 활발해진 것은 물론이고 그 이면에 사이버폭력과 학교폭력이라는 부작용도 함께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일부 학교에서는 ‘스마트폰 프리 스쿨’ 운동을 도입해 교실 내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고 학생들이 직접 얼굴을 마주 보며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디지털 기기 사용을 통제하는 것을 넘어 학생들의 정서 안정과 건강한 대인관계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스마트폰 프리’ 환경을 적극 도입한 후 사이버폭력 관련 신고 건수가 평균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기간 해당 학교의 물리적 폭력 발생률도 약 20% 낮아진 통계가 보고됐다. 대구지역의 한 고등학교에서도 스마트폰 프리 스쿨 시행 후 학생들의 심리적 스트레스 지수가 25% 개선됐고 이와 함께 학생 간 갈등 해소 및 상호 이해 증진에 큰 도움이 됐다는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이러한 통계는 학생들이 스마트폰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대화하며 공감대를 형성할 때 갈등 상황이나 따돌림과 같은 폭력 상황이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경향을 보여준다.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함으로써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집중력을 높이고 교내 동아리나 체육활동 등 오프라인 활동에 적극 참여하게 돼 정서적 안정과 공동체 의식이 강화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사이버폭력 예방뿐 아니라 학교폭력 근절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 여러 교육 연구에서는 스마트폰 프리 환경이 단순한 기기 차단을 넘어 학생들의 자기조절 능력과 대인관계 기술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학생들이 스마트폰 없이 직접 눈을 마주하며 대화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태도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며 이러한 능력은 학교폭력 예방이라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일부 학교에서는 스마트폰 프리 스쿨 정책 도입 이후 학생들의 전반적인 정서건강 지표가 개선됐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으며 이는 향후 더 많은 학교에서 해당 정책을 도입할 근거가 되고 있다.
물론 스마트폰 프리 스쿨 운동이 모든 문제를 단숨에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가정이나 사회 전반에서의 디지털 기기 사용문화 역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며 학교 단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 집중력 향상과 안전한 소통 환경을 조성하는 데 분명 효과가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정부에서 교육의 정상화라는 차원과 학생들의 사이버폭력 및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스마트폰 프리 스쿨 정책과 같은 제도가 다양하게 연구·보완돼 학생들이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오프라인상의 진정한 소통 경험과 정서적 안정을 선사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이 함께 모색돼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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