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재)넥스트챌린지 대표 “스타트업 중심 창업도시 키워야” [창간 37주년, 파워 경기]

양질의 일자리 확보 통해 청년 정착 유도
유관기관·대학 협업 창업생태계 조성 온힘
‘청라 로봇랜드’ AI 전진기지로 구축하고 
고부가가치 분야 집중, 지역 인재 양성 매진

인천은 인천국제공항과 인천경제자유구역(IFEZ)를 가져 대한민국에서 가장 글로벌 변화를 받아들이고 빠르게 ‘새 시대’로 탈바꿈할 수 있는 도시로 꼽힌다. 인천이 미래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인공지능(AI)과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 중심 창업도시가 필요하다. 혁신으로 중무장한 인천의 스타트업이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을 의미하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면 사실상 인천의 발전을 이끌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인천은 ‘새 시대’를 여는 기회의 문 앞에 서 있다. 청년이 머물고 기업이 몰리며 기술을 실현할 수 있을 때 인천은 기술의 가치가 인간의 가치를 압도하는 ‘특이점(Singularity)’의 도시가 될 수 있다. 인천의 스타트업을 성장시키는 액셀러레이터(AC), 김영록 (재)넥스트챌린지 대표를 만나 인천의 새로운 시대를 만들기 위한 대안 등을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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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재)넥스트챌린지 대표가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경기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천에서 유니콘 스타트업이 탄생하는 등 인천의 ‘새 시대’가 열릴 수 있도록 스타트업밸리 조성 등의 대안을 밝히고 있다. 조병석기자

 

Q. 인천에서 스타트업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A. 청년들을 인천에 머무르게 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서울과 함께 스타트업의 양대 산맥인 경기도 판교, 외국은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내실을 갖춘 스타트업밸리를 조성해야 한다.

 

인천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센트리온 등 대기업들이 있다. 이런 대기업들과 유니콘 기업들이 뒤섞여야 하지만 인천에는 스타트업 유니콘 기업들이 없다. 인천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고 청년이 정착해야 하는데 인천은 양질의 일자리가 없고 글로벌 경쟁력 있는 대학이 부족하다. 이렇다 보니 젊은 인재들이 서울 등으로 다 빠져나가고 있다. 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스타트업 육성이다. 이를 위해서는 송도, 영종, 청라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재설계하고 원도심 도시재생의 마스터플랜을 함께 그려야 한다.

 

Q. 특히 최근 뜨거운 화두가 AI다. 인천 AI 스타트업의 수준은.

A. 인천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벤처기업은 전반적으로 초기 단계다. 아직 서울이나 판교 등과 비교하면 많이 부족하다. 현재 인천 스타트업·벤처기업의 76%가 제조업이며 정보처리소프트웨어(SW)가 10%, 연구개발 서비스는 3%로 고부가가치 분야가 부족하다. 또 글로벌 네트워크에도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인천이 가진 강점도 존재한다. 연구성과를 현실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실증 기반이 강하고, 기업 간 거래(B2B) 중심인 덕에 기업 대상 솔루션으로 수익성이 높다.

 

Q. 인천 AI 스타트업 중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곳이 있다면?

A. 올해 중소벤처기업부는 인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타트업 여섯 곳을 ‘아기유니콘’ 기업으로 선정했다. 아기 유니콘은 현재 기업 가치가 1천억원 미만이지만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비상장 스타트업을 의미한다. 이들의 평균 기업가치는 321억원으로, 투자 유치 금액은 56억원에 이른다.

 

인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에이블랩스’는 AI 기반 실험 자동화 로봇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다. 액체 핸들링 로봇인 노터블이 주력 제품이며 종전 제품 대비 5~10배 저렴하다. 미래에셋벤처투자, 퓨처플레이 등이 참여해 30억원 프리A 투자유치를 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등 국내 고객사 10곳을 확보했다. 글로벌 실험실 자동화 시장 규모는 2019년 42억달러에서 2027년 80억달러까지 늘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

 

Q. 인천의 AI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A. 인천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테크노파크(인천TP),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지역 창업 유관기관들과 대학이 창업인프라 환경을 빠르게 조성하고 있다. 지정학적 위치가 가진 장점을 활용하고 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기획, 설계, 운영, 관리 등을 촘촘하게 설계한다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인천경제청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25년부터 2028년까지 4년간 인천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2개 이상의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또 인천스타트업파크 펀드를 통해 2028년까지 1천500억원을 지원하고 인천빅웨이브모펀드도 1조원 규모로 조성했다.

 

Q.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

A. 먼저 스타트업이 들어설 수 있는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민간투자 확대와 다변화를 위해 현재 두 곳에 그치는 밴처캐피탈(VC)을 최소 15곳 이상으로 조성해야 한다. 대규모 입주공간과 성장기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실증—상용화 테스트베드도 강화해야 한다.

 

또 고부가가치 분야를 육성하는 데도 중점을 둬야 한다. 정보처리SW 분야 스타트업 비중을 25% 이상, 연구개발서비스를 10% 이상 확대하고 바이오와 우주항공 등 딥테크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이와 함께 지역 기반 협업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글로벌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지자체 등이 공동 추진하는 등 산·학·연·관의 거버너스가 물 흐르듯 돌아가야 한다. 특히 대학이 인재 양성의 앵커 역할을 하면서 도시를 같이 키우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Q. 그동안 인천의 스타트업 발전을 위한 활동이 있다면.

A. 7년 전 인천으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인천에 자리 잡았고 인천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크다. 하지만 그만큼 아쉬운 점도 많이 발견했다. 앞에서 강조했듯이 인천은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 기관이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반 시민들과 학생 등이 스타트업이 미래의 ‘게임체인저’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런 인식을 바꾸기 위해 인천시,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창업생태계 조성을 체계적으로 준비했다. 현재는 인천TP와 라이징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스타트업이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도록 인천시교육청과 글로벌 스타트업 학교를 만들어 초·중·고 청소년들이 스타트업에 대한 인식을 넓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중기부와 함께 구글, 인텔, 엔디비아, 탈레스, 로레알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함께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육성에 애쓰고 있다.

 

Q. 인천 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계획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A.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궁극적으로 완성하고 싶은 것은 AI 로봇 기술이다. 공장과 로봇, 자율주행, 물류 등 실제 환경에서 AI 로봇을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드디어 로봇이 서빙하고 음식을 만드는 ‘테슬라 다이너’가 문을 열었다. 이는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시대가 개막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천에도 이 같은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이 있다. 바로 청라 로봇랜드다. 로봇랜드에 들어설 로봇산업 클러스터를 활용, 청라 로봇랜드가 인천의 AI 전진기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계획을 짜야 한다. 또 AI가 복잡한 문제를 사고하고 해결책을 찾으며 디지털 로봇 에이전틱 AI가 등장하는 추론AI 시대인 만큼 고도화한 데이터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는 ‘큰 질문의 답을 얻기 위해서는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결국 역사는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과거와 현재, 미래를 꿰뚫을 수 있는 혜안을 가져야 하고 그것을 이해하려면 사유의 깊이를 더해야 한다.

 

인천이 ‘새로운 힘, 인천 파워’를 가지려면 인천의 과거 역사와 더불어 미래 글로벌 테크시티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특히 특이점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각도의 관점을 읽어내야 한다.

 

일론 머스크가 꿈꾸는 테슬라 생태계, 팔란티어의 알렉스 카프가 꿈꾸는 데이터의 온톨로지(Ontology)개념을 접목하고 사우디 네옴시티와 두바이의 상상력이 모인 스마트시티를 조성해야 한다. 이 같은 스마트시티에 대한 꿈을 꾸고 이를 현실화한다면 인천은 대한민국을 이끄는 선도자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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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록 대표는...

△ 한동대 경영학과 졸업 △ 서강대 기술경영(MOT)대학원 석사 졸업 △ 한양대 경상대학 경영컨설팅 대학원 박사수료 △ 2025 대한민국 경제실록 24인 선정 △ 인천시장 창업생태계공로 표창(2022년) △ 제주특별자치도 창업도시조성 공로 명예도민(2021년) △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수상(2017년) △ 현 재단법인 넥스트챌린지 대표 △ 현 넥스트챌린지 아세안랩스 총괄대표 △ 현 벤처기업협회 부회장 △ 현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이사 △ 현 중소벤처기업부 구글·인텔·탈레스·로레알 글로벌 협업 총괄책임자 △ 현 세계스마트시티 국제기구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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