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AI 메카 경기도, 글로벌 주도권 쥔다 [창간 37주년, 파워 경기]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손잡고... 용인·평택에 초대형 반도체 제조클러스터 ‘국가급 거점’ 성장
공급망 안정화... 소부장 특화단지 조성도 온힘

경기도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미래 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함께 초대형 제조클러스터를 조성해 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전략 거점으로 도약하는 한편 의료·행정·제조 전반에 AI를 접목한 전방위 생태계 조성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지자체의 선제적 투자와 정책 연계,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기술 기반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는 경기도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image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이미지로 직접적 연관은 없습니다. 이미지투데이

 

■ 삼성·SK하이닉스 중심 대규모 제조 클러스터 조성

 

경기도는 세계 최대 수준의 반도체 제조 시설이 집적된 지역으로 재편되고 있다. 용인과 평택은 반도체 제조 역량을 집중적으로 키우는 ‘국가급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용인특례시 남사읍·이동읍 일원 728만㎡ 부지에 6기의 제조공장(팹·Fab)을 구축하고 최대 150개 협력사를 유치하는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28년 제1공장 착공을 거쳐 2047년까지 순차적으로 6개 팹이 모두 가동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원 415만㎡ 부지에 4개의 팹을 구축하고 50개 협력사 유치를 목표로 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추진 중이다. 2022년 산업단지 조성 착공 이후 지난 2월 본격적으로 팹 건설에 들어갔으며 2037년까지 순차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2008년부터 조성된 평택시 고덕국제화계획지구에는 이미 3개의 팹이 가동 중이며 2026년에는 4기, 2030년까지는 5, 6호기가 추가로 완공될 계획이다.

 

■ 소부장 특화단지 및 국가첨단전략산업 단지 지정

 

제조기지 조성과 함께 반도체 생태계의 기술 자립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소부장 특화단지 조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용인 원삼은 2021년 2월, 안성 동신산업단지는 2023년 7월 각각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특화단지로 지정됐다. 이 단지들은 대기업 팹과 연계된 협력 생태계를 형성하며 소부장 기술 자립화에 기여하고 있다.

 

한편 산업부는 2023년 7월 경기지역의 4개 단지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했다. 여기에는 △삼성전자의 용인 남사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SK하이닉스의 원삼 클러스터 △삼성전자의 기흥 농서지구 △평택 고덕국제화계획지구가 포함된다.

 

특화단지 지정은 단순한 산업단지 개발을 넘어 세제 혜택, 규제 완화, 기술개발 지원, 기반 시설 우선 지원 등 다양한 행정·재정적 인센티브를 포함하고 있어 반도체 기업의 집적과 안정적 생산 체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 제도적 기반과 정책 연계, 대규모 민간투자 유치 뒷받침

 

도는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정책적 기반을 체계적으로 마련해 왔다.

 

삼성전자가 조성 중인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와 관련해 2023년 6월에는 삼성전자와 기본 및 입주 협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11월에는 기획재정부·KDI로부터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이끌어 내면서 사업 추진의 속도를 높였다. 지난해 4월에는 산업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 기관과 상생 협약을 체결하며 정부와의 정책적 협력도 강화했다.

 

민관 간의 소통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도는 2022년 7월과 2023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 현장 간담회’와 ‘경기도 반도체 지원 TF 킥오프 회의’를 개최했다. 여기에는 도지사와 용인·이천·안성시장,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표 기업, 경기주택도시공사,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등 핵심 기관이 참석했다. 현장 보고와 애로사항 청취, 공동 합의문 서명 등 실질적 협력 방안들이 논의되고 추진 중이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경기도는 인허가 절차 간소화, 기반 시설 구축, 입주 지원 체계 고도화 등 전반적인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도정 차원의 전담 태스크포스(TF) 운영을 통해 추진 동력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 공공영역에 AI 도입 본격화... 의료부터 행정까지

 

경기도가 공공서비스 전반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며 진료와 행정 분야의 혁신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는 수원·안성·이천 공공의료원에 도입된 ‘AI 진단보조시스템’이 있다. 폐암, 치매, 유방암 등 주요 질환에 대해 AI가 영상 판독을 보조함으로써 진단 정확도와 속도를 개선한다. 의료영상 저장 및 전송 시스템(PACS)과의 연동을 통해 의료진은 실시간으로 AI 분석 결과를 확인할 수 있으며 진료 효율과 도민 편의 모두 향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도는 의료영상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활용할 수 있는 ‘의료영상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한다. AI 의료데이터를 안전하게 가공·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의료 인공지능 산업 생태계 기반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또 도는 전국 최초로 ‘AI 등록제’를 시행, 도와 시·군이 운영하는 모든 AI 행정 서비스를 도민에게 공개한다. 서비스명, 사용 데이터, 알고리즘 원리, 개인정보 처리 여부 등이 포함된다.

 

■ AI 클러스터로 세계와 연결... AI 산업 생태계 조성

 

도는 산업 전반에서 인공지능 도입을 가속화하기 위해 전방위적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총 6개의 ‘AI 혁신클러스터’를 선정하고 지역별 AI 기술 중심지를 조성하고 있다. 최종 대상지는 판교, 성남일반산업단지(하이테크밸리) 두 곳과 시흥시, 부천시, 하남시, 의정부시 등 네 곳이다.

 

도는 AI 혁신클러스터를 통해 지역별 경쟁력 있는 산업의 AI 전환을 추진하고 AI 기반 스타트업 성장 인프라를 마련해 AI 경쟁력 확보와 함께 AI 생태계 활성화도 지원할 계획이다.

 

고양특례시에 설치한 ‘경기북부 AI캠퍼스’는 구글, 네이버 등 클라우드 빅테크 기업과 연계한 AI 실무교육과 채용 연계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청년, 중장년, 경력단절 여성까지 모두를 대상으로 하며 교육 수료 후에는 도내 기업과 매칭돼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 기술 주도형 AI 전략, 글로벌 확장 본격화

 

도는 글로벌 확장성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진출, 첨단 인프라 구축, 미래기술 실증을 연계한 종합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지역 기반 AI 산업을 기술 수출형 생태계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축으로 작용한다.

 

먼저 AI 기술 고도화를 위해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클라우드 기업과 협력해 ‘AI 고성능 컴퓨팅존(HPC Zone)’을 열고 중소기업·스타트업이 고가의 GPU 기반 연산 자원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시설은 의료 AI, 영상 분석, 제조 공정 최적화 등 대규모 학습이 필요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으며 도만의 기술 자립 기반을 강화하는 핵심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도는 AI 실증 참여기업 모집 사업과 AI 융합 지원사업을 통해 도내 중소·중견기업의 기술 고도화를 돕고 있다. 제조·바이오·헬스·로봇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실증 기회를 통해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융합 지원사업을 통해 수요기업 맞춤형 AI 해결책을 발굴하고 최대 5천만원까지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기술 실증 분야에서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도는 전국 최초로 자율주행 차량에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적용하는 실증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도는 이 같은 전략을 기반으로 AI 산업의 글로벌 확장성도 추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해외 협력 사례로는 캐나다 몬트리올의 혁신 창업지원기관 센테크와의 파트너십이 있다. 도는 이들과 함께 도내 유망 AI 스타트업의 북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세계적인 연구 기관 및 북미 네트워크와 협력해 도내 AI 유망기업에 대한 글로벌 기술 협력은 물론이고 현지 진출까지 종합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