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인필터, 빗물 역류 방지 무동력 필터 개발… 수원 4개 구에 설치 조지컴퍼니 ‘매력적인 한 방’… 광고용 콘텐츠 지자체 홍보 솔루션 제공 써니터틀 하이브리드형 게임, 해외 진출·설화 기반 게임 출시 등 목표
스타트업은 ‘신생 창업 기업’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넘어 ‘혁신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 적은 인원과 예산으로 한 기업을 운영하는 것엔 많은 실패와 좌절이 따르기도 한다. 하지만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결국 그들을 성공으로 이끈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빛나는 발상과 남다른 감각으로 지역 발전의 날개가 돼주고 있다. 경기도내에서도 여러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곳곳에서 싹을 틔우고 있다. 도내 스타트업 관련 정보 제공 사이트 ‘경기 스타트업 플랫폼’에는 최근 7천여개의 기업이 등록돼 있다. 경기일보는 이들 스타트업 중 뛰어난 성과와 더불어 지역과의 꾸준한 상생이 기대되는 제조, 마케팅, 정보기술(IT) 분야 기업의 대표들을 만나봤다.
■ 도시 침수 예방, 수원 ‘드레인필터’
수원특례시의 ㈜드레인필터는 오물로 인한 하수구 막힘으로 빗물이 역류하는 사고를 방지해주는 ‘그레이팅 필터’를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그레이팅 필터(Grating Filter)’라는 제품명은 하수구의 격자무늬를 통칭하는 ‘그레이팅(Grating)’과 ‘필터(Filter)’를 합친 것이다. 사각형 하수구에 꼭 맞게 제작돼 설치가 쉬우며 담뱃불과 자동차 하중에 견디는 강한 소재로 만들어졌다. 기존 빗물 필터보다 저렴한 가격에 더 나은 효과를 낸다는 것이 장점이다. 무동력 필터이기 때문에 유지 관리 시간 및 비용이 거의 들지 않으며 기계적 고장이 없다. 현재 도내에는 수원시 4개 구청(장안구청·권선구청·팔달구청·영통구청) 근처와 화성시 새솔동 골목 및 도로변, 시흥시 능곡동과 시흥시청 일대 등에 설치돼 있다.
김성욱 드레인필터 대표(45)는 “오래전부터 ‘침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을 해오다 빗물 역류 사고가 빈발했던 2023년 창업하게 됐다”며 “여러 대기업과 접촉하고 소재 연구소와 소통하며, 불에 타지 않으면서 높은 하중을 견디는 국산 플라스틱 소재를 찾아내 제작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옥상용 건물 침수 방지 필터와 빗물에 떠내려온 토사가 하수구를 막는 것을 방지해주는 범퍼를 개발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김 대표는 “드레인필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수출용 제품도 제작하고 전국 단위 박람회에도 꾸준히 참여해 침수 예방에 최적화된 제품을 만드는 회사임을 견고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 홍보 난관 해결, 안양 ‘조지컴퍼니’
안양시 동안구에 위치한 조지컴퍼니는 광고·홍보 콘텐츠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스타트업이다. 의뢰가 들어온 기업을 세세하게 분석해 광고·홍보 콘텐츠 제작 가이드를 제공하고 보는 이를 사로잡는 매력적인 ‘한 방’을 만들어주고 있다.
2020년 설립 이래 조지컴퍼니는 마케팅 인력이 부족한 기업이나 젊은 감각을 원하는 지자체 등에 홍보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영업파트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수원 삼일고등학교, 안양 스타트업 ㈜깔로, 루트래블, ㈜세상을바꾸는사람들 등의 홍보 영상을 제작하는 등 도내 기관·기업들과도 상생하고 있다. 작년 10월에는 기획안 작성에 최적화된 AI서비스 ‘이즐리’ 베타버전을 출시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이즐리’를 고도화하고 매출을 2배 이상 올리는 등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조영진 조지컴퍼니 대표(31)는 “창업 첫해에는 새로운 과제 앞에 놓일 때마다 막연한 두려움이 들기도 했지만 팀원들과 몸으로 직접 부딪치며 극복해 나갔다”며 “특히 제 생활권이기도 한 안양시의 지원으로 해외·국내 전시 기회를 얻어 네트워크를 빠르게 넓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 대표는 “기업 소개 영상은 서비스·제품의 진심이 전해졌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소비자의 말에 귀 기울이면서 치밀한 기획력과 추진력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는 ‘스포츠팀’ 같은 기업을 만들어 가겠다”고 전했다.
■ 글로벌 진출 도전, 성남 ‘써니터틀’
성남 판교의 써니터틀은 전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하이브리드 캐주얼 게임(간단한 조작·규칙과 심화된 요소가 결합된 게임)을 제작한다.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리더와 독창성·기술력·추진력을 겸비한 팀원들이 참신하고 흥미진진한 게임을 기획·개발하고 있다.
올해는 인기 게임 ‘짐승친구들M(짤툰컴퍼니 제작)’의 후속작 ‘짤툰-우주경찰들’, 한국 구미호 설화 기반 스토리의 육성 시뮬레이션 ‘워너비 셀럽’,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직소 퍼즐 게임 ‘우파루팡 퍼즐맞추기’ 출시를 목표로 작업하고 있다.
흥미로운 플레이 방식과 감성적 스토리의 게임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어 해외 진출 시 기대감이 높다.
오소민 써니터틀 대표(35)는 “도에서 마련한 멘토링, 대표자 커뮤니티, 창업 세미나 등의 네트워킹으로 역량을 키웠고 그 결과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 자리 잡을 수 있었다”며 “게임 회사 대표로서 ‘게임 메카’ 판교에 사무실을 가졌단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오 대표는 “작은 스타트업에서 한 해에 게임을 3개나 출시하는 것은 굉장히 도전적인 일이지만 협업과 콜라보를 통해 한 발짝씩 나아가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경기도 스타트업의 글로벌화를 이끄는 회사, 육아와 업무 병행이 어렵지 않은 회사가 목표다. 게임을 통해 의미 있는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 경기도 스타트업, 탁 트인 비전... “지역 넘어 세계까지”
경기도는 농업부터 제조·생산업, 첨단 산업까지 다양한 산업이 공존한다. 도는 창업자들이 이러한 지역 특성을 살려 스타트업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지원 사업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다. 도는 도내 스타트업의 발전 지향점을 ‘세계화’에 두고 진출 기회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올해는 홍보 및 네트워킹 활동 관련 행사와 IR 등을 더 많이 준비하고 있으며 조사와 연구를 통해 스타트업 지원 방향성을 명확히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임종빈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스타트업본부장은 “도내 행사에 더 많은 스타트업이 참가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고 10월 수원에서 열리는 ‘경기 스타트업 써밋’ 참가자들도 8월14일까지 모집하고 있다”며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 본부장은 “올해는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기본 계획’을 수립해 정확한 통계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려 한다”며 “지원 사업과 대표들의 역량이 만나면 지역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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