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청해진해운, 항의하는 실종자 친구 경찰에 신고해 비난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이 사무실을 찾아 항의한 실종자의 친구를 경찰에 신고해 경찰관들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또 더이상 공식적인 언론 브리핑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사고에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청해진해운에 대한 국민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20일 오전 11시25분께 안산 단원고 실종자들의 중학교 친구라고 밝힌 A군(18)이 인천시 중구 항동에 있는 청해진해운 사무실을 찾아 항의했다.

A군은 “아이들이 죽길 바랐느냐. 왜 대피하라고 안했나”며 “당신들 자식이라도 그렇게 했겠나.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 달라”고 소리쳤다.

A군은 잠금장치로 잠긴 청해진해운 사무실의 출입문을 두드리며 직원들의 해명을 요구했지만 선사 측은 ‘설명할 게 없다’는 이유로 30분 넘게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그 사이 청해진해운은 112에 신고했고 인천 중부경찰서 소속 연안파출소 직원 2명이 현장에 출동했다.

출동한 경찰은 A군을 사무실로 들여보낸 뒤 사고 경위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당시 선사 사무실 내에는 인천 중부경찰서 소속 정보과 경찰들이 있어 굳이 112에 신고할 이유가 없었는데도 선사 측이 과잉 대응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출동한 한 경찰관은 “민원인이 강하게 항의하자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에서 문을 열어주지 못해 신고한 것 같다”며 “사무실 안에 경찰관이 있어 굳이 신고하지 않아도 됐다”고 말했다.

한편 청해진해운은 “더이상 공식 브리핑을 열 계획이 없다”며 이날 오전 예정돼 있던 공식 브리핑을 취소해 사고에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청해진해운은 세월호 침몰 사고 당일 꾸렸던 대책본부를 하루 만에 폐쇄하고, 외부 접근을 막았다가 비판이 커지자 하루 2차례 브리핑을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으며, 세월호 침몰 원인 등 의혹을 제대로 해명하지 못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호준기자 hojun@kyeonggi.com

사진= 세월호 침몰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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