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속 찌든 거물대리, 드러나는 암공포 실체

타 지역보다 오염농도 등 높아 인근 공장 상관관계 이목 집중 주민 건강피해 연관성 규명도

최근 수년간 주민들이 암으로 잇따라 사망,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김포시 대곶면 거물대리 일원(본보 13일자 10면)의 중금속 등 환경유해물질 오염 농도가 타 지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인근 공장들과 상관관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시가 인하대 의과대학과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 의뢰해 지난해 5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대곶면 거물대리, 초원지리, 가현리 일원 환경피해지역의 2차 환경역학조사 중간보고회에서 밝혀졌다.

시와 인하대 의과대학과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18일 시민회관 다목적홀에서 중간보고회를 갖고 이들 지역의 2004~2012년 표준화 암 발생비율을 분석한 결과 전국 암 발생률에 비해 전체 암은 2.33배, 폐암은 5.12배, 위암은 2.4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거주 주민들을 상대로 한 건강검진과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만성질환 중 고혈압, 당뇨, 골다공증, 심장질환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체유해물질 노출평가에서는 비소, 니켈의 농도가 타지역에 비해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비소의 경우 국민환경보건기초조사의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오염평가에서는 대기오염 모니터링 결과 미세먼지(PM10, PM2.5)의 경우 대조지역(김포시 타지역)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났으며, 발암물질로 잘 알려진 포름알데히드, 휘발성 유기화합물도 대기에 높은 농도를 나타냈다.

또 오염지역으로 의심되는 22곳의 밭에서 작물 33개를 채취해 조사한 결과 부추와 시금치 등 일부 작물에서 납과 카드뮴의 중금속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적인 지하생물인 지렁이의 구리, 니켈, 크롬 등 중금속 농도 또한 높게 나타났으며, 리기다 소나무의 나이테 분석에서도 최근 20년동안 그 이전과 비교해 높은 중금속 농도가 확인됐다.

역학조사 책임연구원인 임종한 인하대 의과대학교수는 “그동안 환경조사와 생체시료조사를 통해 이 지역 주민들이 중금속 등 환경오염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앞으로 남은 2개월 동안 오염물질의 노출경로 분석과 건강피해와의 연관성 규명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중간보고회에서는 이번 조사결과가 과학적인지와 전문가 검증의 필요성 및 타기관 분석 등 교차분석 누락 등이 논란으로 제기되기도 했다.

김포=양형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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