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 15점 사라졌건만… 송암미술관 수년간 은폐

8폭 병풍·청자·백자 등 분실 2013년 인지
상부에 보고 망각… 수사의뢰 조차 안해
시, 실태 조사결과 유물 부실관리 드러나

인천 송암미술관에서 유물 15점이 사라진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인천시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송암미술관의 부실한 유물관리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시는 18일 인천시립박물관 소속 송암미술관 유물과 관리실태를 조사한 결과 유물 15점을 분실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분실된 유물은 8폭 병풍(8점)과 청자 2점, 백자 1점, 인장 3점, 귀이개 1점 등이다. 병풍은 진품이 아니어서 청자 등 피해금액은 400만 원 상당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송암미술관은 지난 2013년 2월 유물 전수조사를 하면서 유물 15점이 분실된 것을 확인했는데도, 시립박물관 보고와 사법기관 수사의뢰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2년이 넘도록 유물이 없어진 사실을 쉬쉬한 것이다.

 

송암미술관은 지난 2006년 3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유물 등록과 포장작업을 실시한 뒤 송암미술관 전시동 리모델링 공사를 하느라 수장고에 보관 중인 유물을 관리동으로 옮겼고, 2010년 2월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 다시 관리동에서 수장고로 유물을 옮겼다.

 

미술관 측은 이 과정에서 유물이 없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없어진 유물이 고가의 미술품이 아닌 점을 보면 전문 절도범의 소행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미술관 측이 공사가 끝난 뒤 바로 유물 전수조사를 하지 않고 3년이 지난 2013년 2월에야 전수조사를 해 정확히 유물이 언제 분실된 것인지 파악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시는 송암미술관 측이 2013년 2월 전수조사에서 유물 분실을 확인하고도 시립박물관에 정확히 보고하지 않은 것과 전수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 등 유물관리에 대한 책임을 물어 문책할 예정이다. 또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해 유물 분실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유물을 찾을 가능성을 타진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박물관이나 미술관 측의 유물관리 책임과 관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엄중히 문책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송암미술관에는 2005년 OCI(옛 동양제철화학(주))로부터 기증받은 유물 8천450건 등 모두 9천385점을 전시하고 있다.

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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