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학교 비정규직 파업, 70개 학교 급식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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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지역 학교 비정규직 일부가 파업한 1일 수원 수성중학교 학생들이 점심을 빵과 우유 등으로 해결하고 있다. 조철오기자
경기지역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차별해소 등을 요구하며 1일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참가자에는 급식 종사자가 상당수 포함되면서, 이날 도내 70여개 학교의 급식에는 차질이 빚어졌다.

 

1일 오전 10시께 경기도교육청 정문 앞은 총파업결의대회를 위해 모인 1천500여명(경찰추산)의 비정규직 근로자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 노조원들로, 경기 지역 326개교(전체 학교의 15%)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1천87명(전체 교육공무직 현원의 3%)으로 잠정 파악됐다.

 

이들이 총파업에 나선 이유는 정규직과의 차별, 고용불안 탓이다. 비정규직은 최저 임금보다 고작 330원 많은 기본급을 시급으로 받고 있으며, 인건비가 ‘사업비’의 형태의 학교 예산으로 책정됐다는 것.

 

김영애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장은 “비정규직의 임금이 학교 운영비에 포함돼 있어 마치 비정규직이 학교 운영비를 잡아먹는 귀신으로 취급받고 있다”면서 “도교육청은 비정규직의 임금 및 고용안정을 보장하라”고 말했다. 또 정기상여금 신설, 일방적 전보와 재배치에 따른 업무과중 해소 대책 등도 요구했다.

 

초록색 조끼를 맞춰 입고 ‘총파업 투쟁으로 임단협투쟁 승리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던 노조원들은 오후 1시부터는 정자사거리까지 2㎞가량의 거리행진도 진행했다.

 

다수의 급식종사가 참가한 파업으로 경기지역 일부 학교는 급식에 차질을 빚게 되면서 빵과 우유, 도시락 등으로 급식을 대체했다.

 

수원 수성중학교는 조리사 1명과 조리실무사 6명 등 총 7명이 파업에 참가, 577명의 학생 급식이 중단됐다. 이에 학교는 낮 12시30분부터 2층 급식실에서 학생들에게 빵, 음료, 견과류 등을 나눠줬다. 학생들은 교실에 앉아 빵을 먹었고, 학교 측이 사전에 ‘도시락을 싸와도 된다’는 가정통신문을 보내 일부 학생들은 직접 사온 김밥 등을 먹는 모습도 목격됐다.

 

학교 관계자는 “파업예고 관련 공문을 받아 급식소위원회에서 학생들의 영양 섭취 등을 고려, 급식단가(3천600원)에 맞는 점심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께 용인 보라고등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학교 안으로 들어서자 학생들은 노란색 용기에 담긴 도시락을 들고 삼삼오오 모여 점심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곳도 조리사 9명이 모두 파업에 참가하면서 급식에 차질을 빚었고, 학교 측은 중식 885개와 석식 565개의 도시락을 준비했다. 2학년 J군(18)은 “오랜만에 급식 대신 다른 식사를 하게 돼서 색다른 느낌도 있다”면서도 “급식보다는 양도 적고 부실한 것 같아 배가 다 차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리사와 조리실무사 2명이 파업한 화성 청룡초등학교 학생들도 빵과 음료로 점심을 해결했다. 이 가운데 일부 학생들은 아토피 질환과 밀가루 알레르기 등 건강상 이유로 도시락을 준비해 왔다. 학교 관계자는 “학부모들에게 사전에 가정통신문을 배부해 아이들 급식에 문제가 없도록 준비했다”면서 “일부 학부모들은 파업이 장기화하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파업으로 급식이 중단된 경기지역 학교(공립기준)는 단설 유치원 1곳, 초등학교 35곳, 중학교 17곳, 고등학교 24곳, 특수학교 1곳으로 모두 78개교로 파악됐다.

 

조철오·정민훈·한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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