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보다 더 진짜같은 현실, 가상현실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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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상현실(VR)이 시공을 초월해 상상의 세계를 우리 눈앞에 펼쳐준다. 'VR/AR 창조오디션' 우승팀 릭스(LYX0가 현실감 있는 VR 콘텐츠 개발에 열정을 쏟고 있다. (부분섬광 및 라이트페이팅 기법을 이용해 촬영 후 다양한 이미지를 레이어합성) 오승현기자

꿈속에선 뭐든지 할 수 있다. 피터팬처럼 하늘을 날 수 있고, 하늘의 별도 한 움큼 딸 수 있다. 어릴 적,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에서 수영하고 팅커벨 요정, 섬의 예쁜 인어들과 노래하며 한창 즐거운데 “학교 가야지” 하는 엄마의 목소리가 야속한 때도 있었다. 만화 영화 속 주인공과 함께 악당을 물리치며 밤새 전쟁을 치르다 깨보면 실제 온몸이 흥건히 젖어 있기도 했다. 꿈을 꾸거나 머릿속으로만 그려왔던 상상 속 세계를 이제 눈앞에서 마주할 수 있게 됐다. 가상현실(VR:Virtual Realitiy)을 통해서다. 대도시 한복판에 앉아서 사방을 물고기와 거북이가 헤엄치는 바다 속으로 만들 수 있고, 몸을 가누기 어려운 뇌졸중 환자도 수영이나 축구, 스키, 보행 등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선택해 팔과 몸통을 흔들며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다. 손바닥만 한 VR 기기만 있으면 된다. 

 

 바야흐로 VR시대가 펼쳐졌다. 12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등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VR 산업은 50억달러(5조7천억원)로 오는 2020년까지 1천500억달러(175조5천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IT 기업들은 앞다퉈 가상ㆍ증강(AR) 현실 산업 선점에 나섰다. 2010년 미국의 퀄컴(Qualcomm)이 오스트리아 AR 회사인 이미지네이션(Imagination)을 인수해 연구센터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구글과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등 세계적 기업들은 가상ㆍ증강 현실과 관련된 인수와 투자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관련 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가상현실 체험기기 ‘기어VR’를 선보여 출시 6개월 만에 이용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페이스북은 PC와 연동하는 자체 VR 감상기기 오큘러스 리프트를 출시한 데 이어 ‘서라운드360’이라는 VR 카메라도 내놨다.

 

 정부도 게임 및 VR 산업을 중심으로 2017년까지 1조원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로 했다. 미래의 신성장동력을 육성하고자 VR게임ㆍ체험과 VR테마파크, VR플랫폼, 다면 상영, 글로벌 유통 등 5대 선도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하지만, 국내 VR 산업 육성은 미흡한 점이 많다. 해외 기업들이 기업용 VR 부문을 확대해 실제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제조, 교육, 의료 등으로 확장하고 있지만, 국내는 게임과 동영상 등 엔터테인먼트 부문에 치중해 있다. 

 

 VR은 단순히 즐기는 게임과 영상뿐만 아니라 교육, 국방, 의료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으로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 지난달 14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의 로열 병원에서 외과의사 샤피 아메드 박사는 VR로 대장암 수술을 중계했다. 세계 최초로 진행된 VR 수술 중계는 의학 관련 학과 학생들의 교육 차원에서 시도됐다. 학생들은 수술하는 장면을 실시간 입체화면으로 세밀하게 지켜볼 수 있었다. 사물인터넷(IoT), 실감 콘텐츠, 인공 지능 등 관련 기반기술의 동반 활용이 예상되는 2020년께는 가상현실이 우리네 일상생활 속에 더욱 폭넓게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는 VR 생태계 조성을 위한 발판 마련에 이미 시동을 걸었다. 지난 3월 31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가상현실 영상페스티벌 ‘2016 칼리도스코프 국제 VR 영상 페스티벌’은 아시아 최초로 판교에서 열려 VR 관련 산업과 관련해 경기도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임덕래 경기 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전 세계가 지금 VR콘텐츠 및 기기 보급에 앞다퉈 참여하고 있는 만큼 더욱 많은 VR 관련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자연ㆍ이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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