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주점 흉기난동 30대 현장검증] 환경미화원 살해·상해 장면 덤덤하게 재연

동안서, 경찰동원 주변 통제… 살해동기 묻자 “기억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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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시 유흥가의 한 상가 건물에서 만취 상태로 흉기를 휘둘러 70대 여성 청소근로자 2명을 숨지거나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이모씨가 31일 오전 실시된 현장검증에서 범행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양 상가건물 내 주점에서 만취한 상태로 흉기를 휘둘러 환경미화원 1명을 숨지게 하고 1명에게 상해를 입힌 30대 남성에 대한 현장검증이 31일 진행됐다.

 

비가 추적추적 내린 이날 오전 9시40분께 피의자 L씨(33)는 회색티셔츠와 검정 트레이닝 바지를 입고 검정색 모자와 하늘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안양동안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전 10시 사건이 발생한 동안구 관양동 상가건물에서는 20여명의 경력이 투입된 채 통제된 상황에서 현장검증이 이뤄졌다. L씨는 1차로 상가건물 내 1층 횟집의 잠긴 문을 소화기로 깨고 침입한 경로와 흉기를 확보하는 과정을 재연했다.

 

이후 2층으로 이동, 범행 장소인 주점에서 현장검증을 이어갔다. 이곳에서 L씨는 근무 중이었던 환경미화원 AㆍB씨를 대상으로 수십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고 다치게 했던 당시의 구체적인 범행 장면을 재연했다. 현장검증이 진행되는 동안 비교적 덤덤하게 범행 장면을 재연한 L씨는 ‘살해 동기가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로 일관했다.

 

현장검증을 마치고 호송차량으로 이송되는 L씨를 지켜본 인근 상인 B씨(48ㆍ여)는 “이런 끔찍한 사건이 발생해 분위기가 뒤숭숭한 것은 물론 매출에도 타격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한편 L씨는 지난 25일 오전 8시께 동안구 소재 상가 건물 2층 주점에서 흉기를 휘둘러 당시 청소 중이던 근로자 A씨(75·여)를 숨지게 하고, B씨(75·여)를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경찰은 지난 27일 L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조사 결과, L씨는 과거에 범행 장소 인근 주점에서 직원으로 일하다 동료들과 술자리 도중 후배로부터 폭행을 당했고, 이를 지켜보던 동료를 사건 당일 우연히 목격한 뒤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자 후배가 인근에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후 흉기를 절취해 인근 거리를 배회하다 당시 근무 중이던 환경미화원을 우발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양=양휘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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