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한달만에… 도내 가금류 1천만마리 살처분

안성서 ‘H5N8형’ 바이러스 검출 기존과 다른 형태 방역당국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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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경기도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처음 발생한 이후 채 한달도 지나지 않아 가금류 살처분 숫자가 사상 최대 1천마리를 돌파하는 등 도내 가금류 산업이 급속도로 황폐화 되고 있다. 

18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이날 현재 양주·포천·이천·안성·화성·평택·양평·여주·용인·김포 등 도내 10개 시ㆍ군에서 H5N6형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도내에서만 106개 농가에서 사육되는 1천3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거나 조치를 앞두고 있다. 이는 도내 전체 가금류 5천400만 마리의 약 19%에 이르며 전국 1천800여만 마리의 절반을 훌쩍 넘는 수치다. 도의 경우, 지난달 20일 양주에서 처음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이후 좀처럼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한달이 채 되지 않아 살처분 대상 가금류가 1천만 마리를 돌파한 것이다. 

특히 국내 최대 닭 산지인 포천시의 경우 피해농가가 30곳에 달해 가금류 산업이 붕괴할 위기에 직면했다. 포천시는 지난달 22일 최초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이후 12개 농가에서 AI 확진 판정을 받았고, 해당 농가와 주변 농가들에서 총 240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지난달 단 1건의 의심신고만 접수됐던 안성시는 이달 들어서만 16개 농가가 추가로 피해를 입게 됐다. 이런 가운데 도내 AI 확산 추세가 전국 타 시ㆍ도에 비해 빠른 속도를 보이면서 도의 허술한 방역대책에 편승, 무서운 속도로 무차별 피해를 내고 있다. 

지난달 전국 최초로 AI가 발생한 16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일주일 단위로 전국과 경기도의 살처분 현황을 비교한 결과, 전국에서는 지난달 16일 충북과 전남에서 AI 의심신고가 접수되면서 전체 1억5천500만 마리의 0.04%인 6만2천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이후 20일(경기도 첫 발생)까지 37만 마리(1.48%), 27일 230만 마리(2.6%), 지난 4일 404만 마리(2.6%), 11일 1천만 마리(6.45%)로 증기추세를 보이다 이날 현재까지 1천800만 마리(11.61%)가 살처분된 상황이다.

 

도의 증가속도는 더욱 가파르다. 지난달 20일 양주에서 산란계 1만3천 마리(0.02%)에 대한 살처분 조치를 시작으로 27일 108만 마리(2%), 지난 4일 200만 마리(3.7%), 11일 507만 마리(9.39%), 이날 현재까지 1천3만 마리(18.57%)가 살처분됐다.

 

한편 이날 안성시가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H5N8형이 검출되면서 방역 당국을 당황케 하고 있다. 이 AI 바이러스의 경우, 현재 맹위를 떨치고 있는 H5N6형과는 다른 유형으로 두 가지 형태의 AI가 국내에서 동시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한진경ㆍ유병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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