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도 버스도… 벌써 불편한 ‘수원역 환승센터’

화성 노선만 환승센터 경유, 안산방면 노선과 형평성 논란
사당·의정부행 등 버스 환승 승객들 이동거리 증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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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전형민 기자
수원역 교통 체증 해소를 위해 수백억 원을 들여 건립된 ‘수원역 환승센터’가 정식 개통 전부터 시민 불편을 비롯해 버스노선 간 형평성 문제 등 각종 우려를 낳고 있다. 

똑같이 수원역을 기종점으로 하는 화성 노선과 안산 노선 가운데 화성 노선만 환승센터를 경유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화성 노선버스를 이용하는 승객은 로데오거리 등 수원역 건너편으로 향할 시 10여 분 이상 도보로 이동하는 불편도 감수해야 할 판이다.

 

3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14년 7월부터 착공에 들어간 수원역 환승센터는 연면적 2만 3천377㎡,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다음 달 개통을 앞두고 있다. 

750억 원이라는 거금을 들인 수원시의 역점 사업으로, 시는 현재 수원역을 지나는 107개 노선 1천200여 대의 버스 가운데 최종 40%가량을 환승센터를 경유하도록 버스노선 개편 계획을 세웠다. 기종점이 수원역인 버스의 경우 환승센터를 이용하게 하면 기존 수원역 광장의 혼잡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수원역을 기종점으로 삼는 버스 중 화성 방면에서 오는 노선만 환승센터를 경유하도록 하고, 안산 방면 버스는 추후 진행키로 하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기존에 세평지하차도를 지나 동측 정류장(로데오거리 앞), 남측 정류장(수원역 남측광장 앞)을 거쳐 다시 세평지하차도를 통해 화성 방면으로 나가는 14개 노선·58대(운행횟수 498회)는 환승센터를 경유하게 한 반면, 똑같이 수원역이 기종점인 안산방면 18개 노선·81대(운행횟수 434회)는 일단 기존의 동측 정류장을 계속 이용하도록 한 것이다.

사진=전형민 기자
사진=전형민 기자
이는 시가 당초 건립목표로 삼은 수원역 광장 교통체증 개선에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화성에서 오는 승객들은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됐다. 기존에 로데오거리나 매산시장, 사당·의정부행 버스로 환승하려면 동측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됐던 것을 롯데몰 수원점 방면에 위치한 환승센터에서 내려 500m 정도 걸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환승센터를 경유하도록 한 버스 노선의 승객 감소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버스업계 관계자는 “화성행 버스나 안산행 버스나 모두 기종점이 수원역인데다, 역을 기준으로 서쪽을 통해 들어온다는 점이 같음에도 일부만 환승센터를 경유토록 하는 것은 형평성에 크게 어긋난다”면서 “환승센터를 만든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운영방식은 재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안산과 화성 두 노선을 동시에 환승센터로 유입시키면 충격이 클 것 같아 이를 완화하기 위해 시점에 차이를 두는 것”이라며 “정식 개통 2~3개월 뒤에는 안산 노선도 환승센터를 경유하게끔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시민들이 이동거리 증가로 처음에는 불편함이 있을 수 있지만, 수원역 교통체증 완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명관ㆍ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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