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민원 무시… 40대 더 설치한 수원시

‘복합형’ 버스도착알리미 문제점 알고도 추가 도입
이용 돕는 조작 장치, 홍보부족으로 있는지도 몰라

복합형 버스도착알리미의 정보검색용 키패드가 수원시내 버스정류장에 부착돼 있으나 안내문 등 홍보물이 없어 시민들이 사용법을 알지 못해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전형민기자
▲ 복합형 버스도착알리미의 정보검색용 키패드가 수원시내 버스정류장에 부착돼 있으나 안내문 등 홍보물이 없어 시민들이 사용법을 알지 못해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전형민기자
수원시 내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버스도착알리미’가 시민들의 손이 닿지 않는 높이에 설치돼 수십억 원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본보 7월 26일자 1면)이 제기된 가운데 수원시가 이 같은 문제점을 파악한 뒤에도 수십 대를 더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이를 보완하고자 설치한 별도의 조작 장치마저 시민들에게 철저히 외면받으면서 사실상 실패한 사업이 아니냐는 빈축을 사고 있다.

 

26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07년부터 시내 1천56개 버스정류장에 버스도착알리미 968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했다. 사업 첫해였던 2007년 220대를 시작으로, 2008년 21대, 2010년 189대, 2011년 279대, 2012년 39대, 2013년 102대, 2014년 61대, 2015년 40대, 2017년 17대를 설치했다. 

특히 2010년부터는 노선정보ㆍ관광지 안내ㆍ지하철 환승정보ㆍ교통카드 안내 등의 부가 기능이 탑재된 논란의 복합형 알리미를 새롭게 도입했다.

 

시는 2010년 100대, 2011년 210대, 2012년 39대, 2015년 40대 등 모두 398대의 복합형 알리미를 버스정류장에 설치했다. 복합형 알리미에 투입된 비용만 40억 원이 넘는다. 하지만 복합형 알리미 도입 초기인 2010~2012년 당시부터 높은 위치에 대한 이용 불편 등의 민원이 제기됐음에도 이 같은 문제에 대한 별다른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수원시는 2014년이 돼서야 내부적으로 시민들의 이용률이 떨어진다는 판단 하에 버스 도착 정보만 안내하는 일반형 알리미 위주로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2015년에는 복합형 알리미 40대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오락가락 정책을 펼쳐 비난을 사고 있다.

 

복합형 버스도착알리미의 정보검색용 키패드가 수원시내 버스정류장에 부착돼 있으나 안내문 등 홍보물이 없어 시민들이 사용법을 알지 못해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전형민기자
복합형 버스도착알리미의 정보검색용 키패드가 수원시내 버스정류장에 부착돼 있으나 안내문 등 홍보물이 없어 시민들이 사용법을 알지 못해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전형민기자
시 관계자는 “복합형 알리미 도입 초기부터 문제점을 인지하고, 추가 설치는 없는 쪽으로 이야기가 논의되기도 했었다”면서도 “일반형 알리미만 설치하기로 공식화한 것은 지난해”라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높은 곳에 설치된 복합형 알리미의 이용을 돕고자 시가 별도로 1m 정도 높이에 설치한 조작 장치(정보검색용 키패드) 또한 시민들의 철저한 외면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대당 15만~20만 원에 달하는 키패드는 복합형 알리미가 설치된 버스정류장 곳곳에 부착돼 있지만, 시민들은 어떤 역할을 하는 장치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안내문구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키패드가 설치조차 되지 않은 곳도 5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민 O씨(29)는 “화면까지 팔이 안 닿아 쳐다만 봤지 별도의 조작 장치가 있는지는 전혀 몰랐다”면서 “시민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명서나 안내문 같은 것이 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복합형 알리미와 키패드 이용률이 낮은 것은 인지하고 있다”면서 “안내 스티커 등을 제작해 정류장마다 붙이는 등 이용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유병돈ㆍ수습 김승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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