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교육 불모지 인천] 중. 갈 길 잃은 예술교육

돈 때문에… 전문교육기관 ‘지지부진’

인천 예술교육 발전을 위한 각종 프로젝트가 좀처럼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지역의 예술교육 발전을 위해 논의된 수많은 현안은 예산 문제 등에 부딪혀 제 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11일 인천시에 따르면 종합예술대학이 없는 지역의 상황을 고려해 지난해부터 서구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인근에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유치를 추진 중으로, 부지 무상 임대 및 기숙사 조성 등을 제안한 상태다.

 

한예종은 석관동 캠퍼스(서울시 성북구 화랑로32길 146-37) 내 조선왕릉인 의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복원계획에 따라 오는 2025년까지 이전을 마무리 져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진행한 캠퍼스 이전 용역 결과를 토대로 올해 말까지 인천, 서울(송파구ㆍ노원구), 경기(고양시ㆍ구리시ㆍ과천시) 등 6개 후보지 중에서 이전 최종 후보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 내부에서는 최종 후보지 선정 전부터 한예종 유치가 물 건너 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대학교가 시흥캠퍼스 조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학생 등 구성원과 수년째 갈등을 되풀이한 사례 등에 비춰 한예종이 서울을 떠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미 한예종의 학생 등 구성원들은 학교가 서울을 떠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한예종 유치를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한예종 부설 예술영재교육원이나 분과 형태의 캠퍼스 유치 등도 고려 중이지만, 이 역시도 녹록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이 전국 최초의 공립 예술중인 (가칭)인천예술중학교를 설립하려 했던 계획은 모두 백지화됐다. 앞서 시교육청은 지난 2015년 9월 송도국제도시 8공구 HS3블록(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313의 1번지)에 인천예중 설립을 위한 추진계획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동시에 지역의 예술 인재 조기 발굴·양성, 인천예술고와 연계한 체계적인 예술교육 실현, 공교육을 통한 예술교육 만족도 향상 및 사교육비 경감, 문화예술 인프라와 연계한 지역 균형 발전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3개월여 만에 인천예술중 설립 추진을 전면 중단했다. 예산 부족과 지역의 유일한 예술전문학교인 인천예술고등학교의 시설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기 때문이다.

 

또 시교육청의 인천예술고 이전 계획도 예산 부족 문제를 이유로 흐지부지됐다. 지난 1980년 준공된 간호전문대학을 리모델링해 개교한 인천예술고에 대한 이전은 2000년대 초반부터 거론됐지만, 오랜 논의 끝에 최근 결정된 것은 학교 증축과 시설 개선만이 전부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인천예술고의 열악한 예술교육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안이 이전이라는 것은 모두 인정하는 부분”이라면서도 “수백억원에 이르는 학교 이전 예산 탓에 섣부른 이전 결정을 내릴 수도 없는 게 인천 예술교육의 현실이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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