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암벽공원 수억들인 카라반 써보지도 못하고 중고신세 ‘황당’

암벽공원 개장도 안하고 7대 설치 3월이면 2년 사후보증기간 만료
예산낭비 지적, 조기구매 의혹도 市 “조기집행 건수 채우려 서둘러”

▲ 중고로 전락한 캠핑카1
▲ 포천시 신북면 심곡리 왕방산 암벽공원에 설치된 캠핑용 트레일러. 시는 암벽공원이 개장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트레일러를 설치, 사후보증기간을 넘겨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김두현기자
포천시가 개장도 하지 않은 왕방산 암벽공원에 수억 원을 들여 캠핑용 트레일러(카라반)를 설치한 뒤 한 번도 사용해 보지 못하고 사후보증기간(2년)을 넘기게 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이 같은 상황에 예산 낭비 지적과 함께 조기 구매에 따른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8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5년 6월 신북면 심곡리 왕방산 암벽공원 조성사업의 편익시설로 카라반 캠핑카 7대를 구매하기로 하고 제한경쟁 입찰방식으로 A사 제품을 선정했다. 이에 시는 같은 해 7월 A사와 6인용 4대와 4인용 3대 등 모두 7대를 2억 6천249만 원에 계약, 같은 해 10월 18일까지 설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시는 아직 왕방산 암벽공원이 전혀 조성되지 않는 상태로 토목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설치가 불가능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시는 인·허가 사전 절차 후 설치하라며 설치일정을 같은 해 11월 30일로 연장했다. 이어 다시 지난 2016년 3월 31일로 연장해 설치했다. 결국 2015년 7월이었던 계약일로 따지면 이미 사후보증기간 2년을 훌쩍 넘긴 셈이다.

 

설치일을 기준으로도 오는 3월 31일이면 보증기간이 만료된다. 왕방산 암벽공원은 오는 3월 31일 이전에 개장할 수 없기 때문에 카라반 캠핑카는 단 한 번도 사용해보지 못한 채 고스란히 보증기간을 넘기고 중고로 전락하는 황당한 신세가 됐다.

 

더욱이 시는 암벽공원 조성계획에 교행이 불가능한 좁은 진입로 확장은 젖혀 두고 암벽공원부터 조성했다 주민들의 반발이 일자 뒤늦게 진입로를 확장하는 등 우선순위가 바뀐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선 암벽공원이 조성된 시점에서 카라반 캠핑카를 구입해도 되는데 조기 구매에 대해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원석 시의원은 “지금 사들이면 더 좋은 제품을 더 싸게 살 수 있는데 공원이 전혀 조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기 구매한 건 충분히 의혹을 살만하다”며 “올 3월까지는 암벽공원 개장은 어려워 한 번도 사용해보지 못하고 보증기간을 넘기게 되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에 대해 지난 행정사무감사에서 따졌지만 조기 집행을 하고자 조기 발주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답변을 들었을 뿐으로, 이는 예산 낭비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조기 집행 건수를 채우고자 조기 발주했는데 현장 공사가 늦어지면서 결과적으로 조기 집행도 되지 못하고 카라반 캠핑카만 조기에 구입하는 형국이 됐다”고 해명했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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