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운영하다 늦은나이 입문
올 부산국제폴대회서 최고령 입상
프로대회 도전… 재능기부 계획도
인도 전통춤인 ‘말라캄(Mallakhamb)’을 응용한 폴댄스(pole dance) 대중화에 나선 이가 있다. 그의 열정적인 폴댄스 사랑으로 인해 이미 파주지역 인터넷 카페인 ‘파주맘’에서 매일 그의 폴댄스 동작에 대해 ‘좋아요, 멋져요, 응원해요”라는 격려 댓글이 수백 건 달리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파주폴(파주시 와동동)’ 유숙경 원장(51).
유 원장이 수직 기둥을 이용해 유연성과 근력을 구사하며 오르내리기, 스핀, 거꾸로 서기 등을 조합한 춤인 폴댄스로 인터넷 상을 뜨겁게 달구는 것은 폴댄스와 거리가 먼 그의 특이한 이력 때문이다. 그는 17여 년 동안 어린이집을 개원해 교사ㆍ원장으로 활동했다. 무엇보다도 지구력이 절대 요하는 폴댄스를 시도하기에는 너무 늦은(?) 50대 나이에 입문했다.
만학의 폴댄서인 유 원장이 폴댄스를 처음 접한 것은 50대에 접어든 지난해 6월, 폴댄스를 배우기 위해 학원 상담에 나섰던 여동생이 체력미달로 유 원장을 추천하면서다. 하지만 유 원장의 폴댄스 실력은 눈이 부실 정도로 천부적이었다. 워낙 실력이 출중해서 입문 4개월 만에 각종 국내 폴댄스 대회 출전을 권유받기도 했다.
유 원장의 진면목이 드러난 것은 이달 초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던 전국대회인 부산국제폴 챔피언십에서다. 그는 이 대회 마스터 40대+에서 3위에 올랐다. 40대가 즐비한 이 종목에서 최고령이었던 그는 3분짜리 안무를 훌륭하게 소화해 당당히 입상, 세미프로자격까지 획득했다. 대회 관계자들조차 믿기지 않은 듯 “최소 2년 이상 훈련을 받아야 전국대회 상위권 입상을 노리는데 유 선수는 불과 10개월 만에 일을 냈다”며 혀를 내둘렀다.
유 원장은 “짧은 시간에 크게 두각을 나타날 수 있었던 것은 초등학교 때부터 현대무용으로 다져진 근력과 유연성을 늦은 나이에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겸손해했다. 그는 “폴댄스는 20~30대가 주류이나 50대도 가능한 운동이다”며 “폴댄스를 제대로 배우면 잔 근육이 잘 발달하고 복무 비만이 사라지며 균형 있는 몸매를 유지한다”며 다이어트를 하려는 여성들에게 최고라고 권한다.
대한폴댄스연맹 파주지부 설립을 위해서 분주히 움직이는 유 원장은 앞으로 초ㆍ중ㆍ고ㆍ대학교 등지에 자신의 폴댄스 재능을 기부하는 재능기부도 계획하고 있다.
유숙경 원장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폴댄스를 하면서 실감하고 있다”며 “앞으로 있을 국내외 각종 프로급 폴댄스 대회에 모두 출전하는 등 아름다운 도전을 계속해 폴댄스를 널리 알리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파주=김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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