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백석역 인근 지하 난방배관 폭발…1명 사망 등 20여 명 사상자 발생

고양시 백석역 인근에서 지하에 매설된 난방배관이 폭발해 1명의 사망자와 2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 등이 사고현장에서 복구작업에 나서고 있다. 채태병기자
고양시 백석역 인근에서 지하에 매설된 난방배관이 폭발해 1명의 사망자와 2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 등이 사고현장에서 복구작업에 나서고 있다. 채태병기자

고양시 백석역 인근에서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지하 배관이 폭발, 1명이 사망하는 등 2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5일 한국지역난방공사와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인 4일 오후 8시41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의 백석역 인근 도로에서 지하에 매설된 난방배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파열된 배관의 직경은 외경1천000㎜, 내경 850㎜로 압력 12Kg/㎠의 배관으로 확인됐다. 이 사고로 인해 60대 남성 1명이 사망하고, 25명의 부상자(중상 2명ㆍ경상 23명)가 발생했다.

사망자 A씨(69)는 사고현장에 고립돼 있던 차량의 뒷좌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차량은 도로 위 흙 무더기에 빠진 상태로 발견됐으며, 당시 차 앞 유리창이 파손된 상태였다. 소방당국은 A씨가 지하에서 배관이 폭발하면서 100~110도에 달하는 뜨거운 물이 차 안으로 들어오자 이를 피해 뒷좌석으로 이동하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20여 명에 달하는 부상자들도 대부분 발목 아래에 화상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 배관이 폭발하면서 고온의 물이 차량이나 근처 상가에 고이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소방 관계자는 “사고 초기 배관에서 뜨거운 물이 터져 나오며 근처에 있던 상가로 유입돼 시민들이 화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옥상으로 대피를 유도해 구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인근 반경 약 200m 도로가 터져 나온 온수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고로 인해 일대의 교통이 통제됐으며 도로에는 수증기가 자욱하게 퍼져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등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또 인근의 백석, 마두, 행신 등 2천800여 가구의 난방ㆍ온수 공급도 중단됐다. 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현재 정확한 문제가 생긴 배관 양쪽 밸브를 잠그고 잔존물을 제거하고 있다”며 “24시간 내 순차적으로 모든 난방과 온수 공급을 정상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이번 사고의 원인을 지난 1991년 설치된 열 수송관이 노후돼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제원ㆍ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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