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인공수초섬 선정 업체 ‘페이퍼컴퍼니’ 의혹

공장등록 주소 찾아가 보니 조명가게… 전화번호도 타 업체
관계자 “여러 공장 임대해 사용”… 市 “자문받아 선정한 것”

남양주시가 국비를 받아 ‘인공수초섬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업 유치를 도운 업체를 ‘토사구팽’했다는 주장이 나온(본보 28일자 6면) 가운데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가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페이퍼컴퍼니’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29일 본보가 남양주시 ‘인공수초섬 조성사업’에 선정된 ‘C업체 공장등록 현황’에 기재된 주소를 따라 파주시에 위치한 C업체 사옥을 찾아가보니 한 조명가게가 나왔다. 이 조명가게 주인 B씨는 C업체 대표의 배우자인 D씨의 친척이었다. B씨는 “C업체가 사무실이 필요하다고 요청해 조명가게 사무실을 공유해서 사용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 조명가게 사무실에서 C업체 관계자는 만날 수 없었다.

아울러 C업체 공장등록 현황에 기재된 전화번호는 실제 업장 주소(파주시)와 동 떨어진 다른 업체의 연락처였다. 고양시에 위치해 주차관제시스템 등을 제조하고 있는 이 업체 관계자는 “C업체와 관련은 없지만, C업체가 출장 등으로 자리를 비워 연락을 받지 못할 때 전화를 대신 받아주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인공수초섬 조성사업’ 사업자 경쟁 상대였던 A업체는 이 C업체가 지난 2017년 10월 설립된 자본금 100만 원의 소규모 업체이며, 인공수초섬 조성 실적이 부실할 뿐 아니라 조달청 계약사례도 전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A업체는 남양주시가 지난 2017년 조안면 북한강로 398 인근 수면에 수질ㆍ미관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인공수초섬 조성사업’ 관련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줬지만,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지 않았다.

이에 C업체 관계자는 “파주 사무실 외 여러 작은 공장을 임대해 사용 중이며 현장을 돌아다니느라 사무실을 자주 찾지 않는다. 회사 대표번호가 없는 것도 거의 이동 중 휴대전화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A업체를 비롯해 다른 경쟁업체들은 인공수초섬 조성 외 다른 업무도 하고 있어 종업원이 많이 필요하지만, C업체는 인공수초섬 조성만 전문적으로 해 종업원이 많이 필요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페이퍼컴퍼니라면 특허ㆍ실적이 없어야 하지만, 우리는 특허 및 관공서와 진행한 사업 실적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남양주시는 “기업의 부실 상태 등을 판단하는 것은 남양주시 소관이 아니라 인공수초섬 조성사업 취지인 친환경 기술공법에 맞는 업체를 기술심의위원회 자문을 받아 선정한 것”이라며 “C업체의 페이퍼컴퍼니 의혹에 대해선 답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채태병ㆍ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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