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민이 관리인에게 선물을 건넸다는 훈훈한 사연이 반전을 맞았다. 자칫 또 다른 갑질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느 아파트 관리인이 입주민으로부터 받은 선물이라며 여러장의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에는 커피와 차 등 다양한 선물들이 있었지만 모두 유통기한이 지났다는 심각한 하자가 있었다.
글쓴이는 "아파트 관리실인데요, 한 주민이 고맙다고 주신걸 받고 보니 유통기한 다 지난 것만 있는 건 뭔가요? 먹으면 우리도 배 아파요. 장트라볼타~"라고 적었다.
또 다른 사진에서는 받은 선물을 주민에게 되돌려주면서 "사모님 김을 주시려면 날짜를 보고 주세요. 5개월, 3개워 날짜 지난 것을 주시면..."이라며 "경비원을 어떻게 보세요. 사모님 많이 잡수세요. 경비원하고 있으니 사람으로 보지 않으시는군요. 다시 보겠습니다"라는 쪽지가 붙어 있었다.
해당 사진은 수년 전 올라온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아파트 경비원 또는 관리인에 대한 입주민들의 '갑질'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새삼 관심을 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누리꾼들의 의견도 다소 엇갈리고 있다.
대다수 누리꾼들은 "유통기한 지난 건 쓰레기로 보는데, 왜 쓰레기 처분까지 해줘야 하나?" "쓰레기 버리러 가기 귀찮았나?" "답이 없다" "훈훈한 글 보러왔다가 뒷골 잡았네" "아직도 일부 주민들이 (경비원을) 아랫사람으로 취급하는 게 보기 역겹다" "너무 했네, 그냥 버리지"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그러나 "모르고 줬을 수도 있는 거 아니냐" "먹기 전에 보통 유통기한 보지 않나요?" "그냥 물어보고 폐기하면 되지, 실수하셨을 수도 있는데..." "유통기한 지난 거 주신건 잘못했지만, 대처방식도 잘못됐다. 그러고도 대접받길 원하는 것이냐" 등의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자신을 환경미화원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주민분들께서 수고하신다고 가끔 음료수 까서 주신다. 목마른 상황에서 거리낌없이 들이켜고 이야기 몇 마디 나누다 우연찮게 빈병을 보면 유통기한이 지났다"며 "어르신들이라 모르고 주셨을거라 믿고 감사히 잘 마셨다고 하지만, 그 후로도 공짜로 주시는 대부분의 것들이 유통기한 지난 것(이었다). 이제는 금방 마셨다고 감사하다고 인사만 드리고 지나간다. 안 그러신 분들이 더 많으시다"고 말했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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