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는 3일 오전 경기도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경기지역 공약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경기일보를 비롯한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선 7기 경기도정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역할을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지사는 지방정부를 이끄는 과정에서 겪었던 애로사항을 밝히면서 ‘지역의 자율성 및 권한 확대’와 ‘국세ㆍ지방세 비율 조정’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성과와 실적을 증명한 본인이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일할 기회를 달라고 힘주어 말했다.
다음은 이재명 지사와의 일문일답.
- 경기북부 관련 공약을 강조했다. 경기도지사로 활동한 이력이 반영된 것 같다. 핵심은 규제 완화 등인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생각을 밝혀준다면.
일단 경기북부 최대 현안은 미군 공여지 반환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문제다. 현재 방식으로는 어렵고, 국가에서 철도 개발 등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인프라가 갖춰져야 사람이 유입되고, 기업 유치가 원활해지는 것이다. 이와 연계해 경기북부를 얽매고 있는 규제 완화 검토도 진행돼야 한다.
- 지방자치단체장 업무를 수행하면서 한계를 많이 느꼈을 텐데, 대통령이 된다면 가장 먼저 추진하고 싶은 지방자치 관련 정책은 무엇인가.
지방자치 전반에 대해 살펴보면 우선적으로 자율권 확대가 가장 필요하다. 행정 자유와 재정 자유 등 이런 부분에서 자율성이 높아져야 한다. 사실 정부 예산 대부분이 지방에서 집행이 이뤄진다. 그런데 정부가 자꾸 꼬리를 붙여 예산을 배정ㆍ지원, 예산이 효율적으로 쓰이지 않고 있는 부분이 많다. 이에 예산 집행 효율성을 높이고, 지역 특색에 맞는 사업 추진을 위해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본다. 한 발 더 나아가 국세와 지방세 비율 조정도 실현돼야 한다.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지만, 빠르게 추진돼야 하는 부분이다. 보조금 형태보다는 교부세를 늘려주는 방향이 지방 재정의 자율성을 높이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 경기도 국정감사에 대한 주목도가 높은데 대응 계획이 있다면.
언제나 최선을 다했고, 문제가 되는 일 한 바 없고, 성공적으로 도정도 수행했기 때문에 오는 국정감사가 도정을 홍보하는 자리가 될 거로 생각한다. 지난해와 재작년에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경기도를 공격하고자 온 국회의원 등이 스스로 만족하지 못한 채 돌아갔다. 경기도가 사실에 기초해 제대로 답변을 하면, 경기도정 성과 홍보의 장이 될 것이다.
- 다른 대선 경선후보의 공약 중 수용하고 싶은 게 있다면.
대표적으로 김두관 전 후보의 ‘균형발전’ 정책, 양승조 충남지사의 ‘주 4일 근무제’ 등에 관심이 간다. 특히 주 4일 근무의 경우 국민이 수용하기 어렵겠지만, 정부가 꾸준히 추진 중인 노동시간 단축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또 최문순 강원지사의 취업 보장 정책과 추미애 후보의 검찰 개혁 등도 받아들이고 싶다. 이낙연 후보의 아동 지원 정책도 공감이 간다. 사실 아동 지원 정책과 비슷한 ‘아동기본소득’을 하고자 하는 마음은 항상 있었다. 기본소득 수요가 높은 계층이 청년, 아동, 장애인, 노인이다. 여기에 지역까지 확대하면 농민과 농촌까지 포함될 수 있다. 청년기본소득은 이야기했는데 차마 아동까지는 말을 못하고 있었는데, 이낙연 후보가 아동 지원 정책을 발표해 공감이 갔다. 박용진 후보가 말하는 자산 관리 등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 야당이 성남 대장동 논란과 관련해 당시 인허권자인 이재명 지사의 책임론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야당이 말하는 것은 그들의 주장일 뿐이다. 아직 실상이 드러난 게 없고, 진실이 규명되면 그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는 게 옳다고 본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업무를 수행하면서 휘하 공무원 또는 산하기관 임직원 등의 일탈을 막기 위해 정말 노력하고 경고했다. 또 그렇기 때문에 성남시정과 경기도정이 그동안 부정부패했다는 이야기를 안 들어왔다. 도민도 그 점을 의심하지 않았고, 행정 성과도 내다보니까 지방정치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던 것이다.
- 경기도지사로서의 최고 성과는.
계곡정비다. 도민이 자릿세 내지 않고 사계절 계곡을 찾아 편안하게 쉴 수 있게 했다. 개인적으로 아이들과 계곡에 가서 물놀이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데 경기지역에서는 갈 만한 곳이 없어 매번 강원지역으로 가야만 했다. 주말에 가보면 불법으로 다 차지한 채 자릿세를 요구했다. 과거부터 계곡정비에 대한 생각이 많았는데, 성남시에는 계곡이 없어 못 했다. 그래서 경기도지사 취임 후 계곡정비를 준비하게 됐다. 계곡정비는 도민에게 많은 호평을 받았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정말 큰 각오를 하고 추진한 정책이다. 이밖에 불법 대부업체 단속도 우수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불법 대부업체들이 경기도에는 발도 안 들인다는 말도 들린다. 행정 신뢰를 회복한 계기라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경기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더라도 경기도를 떠나는 것이 아니다. 거주도 계속 성남에서 할 예정이다. 다만 다시 한 번 경기도민을 위해,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일하고 싶은 것이다. 성과와 실적으로 증명했기 때문에 또다시 주권자의 권한을 위임해준다면 반드시 결과로 보답하겠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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