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거명령 불응·고시텔 점거' 거주자 2명, 숨진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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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동안 방화 위협을 이어가던 고시텔 거주자 2명이 숨진채 발견된 가운데 12일 오후 10시께 인천 남동구 간석동의 고시텔 건물 앞에서 경찰들이 현장 정리작업을 하고 있다. 김경희기자

퇴거 명령을 받고 불응해 25일째 방화 위협을 이어가던 인천의 고시텔 거주자 2명(경기일보 4월19일자 7면)이 숨진채 발견됐다.

12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인천 남동구 간석동의 6층 고시텔 건물에서 퇴거명령에 불응해 다량의 신나를 뿌리고, LPG 가스통을 들고 시위를 이어가던 고시텔 거주자 2명이 이날 오후 7시35분께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숨진 채 발견된 거주자는 고시텔 관리인 역할을 하던 50대 남성과 고시텔에서 식사를 담당하던 60대 여성이다.

앞서 지난달 18일 당시 고시텔에는 거주자 4명이 방화협박을 시작했지만, 경찰의 설득 끝에 하루 만인 지난달 19일 새벽 3시께 2명의 거주자는 자진해서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이들 2명은 고시텔 내부 복도에 장애물과 위험물 등을 적지한 채 수시로 가스를 누출하고, 신너 등을 뿌리며 '가스를 폭발시키겠다'는 등의 위협을 이어왔다. 

경찰은 25일간 위기협상팀을 투입해 설득하고, 소방과 합동으로 화재 등의 우발적 사태를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어 이날 오후께 가스통 폭발방지와 협상을 위해 복도에 있던 위험물과 LPG가스통 7개를 제거했고, 내부에서 반발 등이 없자 소방과 합동으로 수색한 끝에 숨진 이들을 발견했다. 이들은 한 방에서 숨져 있던 상태로 발견됐으며, 당일 오전까지 생활반응이 있던 것으로 알려진다. 

경찰은 이들이 LPG가스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중독 증상을 보여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들의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감식과 부검 등을 통해 사망경위를 명확히 확인하고, 유족에 대한 심리지원 등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이들은 지난해 고시텔 건물이 경매로 한 건설회사에 넘어간 뒤 퇴거 명령을 받자 이주보상금을 요구하며 범행을 이어왔다.

이에 건물을 낙찰받은 건설회사는 이들이 '권한없는 부동산 점유자'인 것으로 보고 건물 인도소송을 법원에 제기해둔 상태다. 건물 인도소송은 원고의 승소율이 90%에 달할 정도인 소송으로, 이들은 인도소송에 패소할 것을 우려해 마지막 협상 카드로 방화 협박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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