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물살 가르며 경정의 닻 오른다

올 시즌 경정의 닻이 3일 하남시 미사리 경정장에서 오른다. 올 경정은 오는 12월 29일까지 수ㆍ목요일마다 총 48회에 걸쳐 96일간 모두 1천536경주(레이스)가 펼쳐진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경정장 야외무대에서 공단 이사장과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고객들을 대상으로 시즌 개막을 알리는 개장행사를 갖는다. 개장행사에서 선수ㆍ심판 선서와 개장선언에 이어 12개 모터보트가 미사리 경정장을 힘차게 질주하는 축하퍼레이드도 펼쳐진다. 올해 경정은 한걸음 도약하기 위한 다양한 개선책도 시도된다. 우선 1일 15경주에서 16경주로 한 경주가 더 늘어나며 오전 11시 30분에 1경주 소개 항주를, 12시 정오에 1경주를 시작한다. 2016년형 감음형 모터보트가 신규 투입되고 기존 선수별 프로펠러 개별관리방식에서 모터 및 프로펠러 고정지급방식으로 변경된다. 즉, 모터와 프로펠러를 한 세트로 해 일괄 추첨에 따라 선수에게 지급된다. 이는 선수들의 펠러 정비 부담감을 감소시키고 펠러에 대한 부적절한 변형 문제점 방지 등으로 공정성을 확대하는 동시에 경주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펠러 고정지급에 따라 경주추리의 어려운 변수가 한가지 없어짐에 따라 고객들은 좀더 간단한 추리가 가능해진다. 반면 모터 및 펠러 고정지급방식은 선수들에게는 다양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온라인스타트 방식도 시행할 예정이다. 온라인스타트 방식은 지정된 출발장소에서 모터보트가 정지상태에서 동시에 출발하는 방식으로 현행 플라잉스타트 방식과 혼용돼 사용될 예정이다. 고객들에게 좀 더 다양한 경주방식을 선사하고 재미를 주기 위해 올해부터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하남=강영호기자

[서해대교가 위험하다] 完. 전문가 제언

서해대교의 안전을 위해서는 기초 및 케이블 정밀진단과 더불어 방재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무엇보다 대교의 기초와 케이블 등 각종 문제가 제기된 만큼, 구조물 안전 확보에 대한 검증이 조속히 진행돼야 한다고 주문한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대학장은 “성수대교 사고, 상품백화점 붕괴 등 대형 사고를 보면 하나같이 작은 위험 요소를 간과했기 때문에 발생했다”며 “서해대교 역시 여러 문제가 제기돼 국민이 불안해하는 만큼, 대교에 대한 투명한 정밀검사를 진행해 (국민의) 불안감을 불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선진국이 마그네틱 센서 및 영상기반 케이블 손상탐지 기술, 비파괴 검사 등 최첨단 기술을 도입해 케이블 세부 점검까지 진행하는 것을 벤치마킹하는 한편, 조속한 케이블 점검 지침과 기술 투자가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케이블 손상 및 부식 점검 기술이 미약한데다가 케이블 내부 점검에 대한 안전점검 의무규정이 없어 서해대교 케이블 내부점검이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실제 국토교통부는 ‘해상교량 유지관리 및 발전방안’에 이 같은 내용으로 케이블 부식 방지 및 검사 지침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공병승 동서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서해대교 등 특수교량의 경우 차량화재시 화염에 의한 케이블 손상방지를 위해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둘째로는 대교 내 방재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경기도재난안전본부 한 관계자는 “안개에 따른 피난 시설의 확충을 의무화하고 소방차 등의 진입을 위한 비상진입로를 신설해야 한다”면서 “사고지점의 후속차량 반대편 차도로의 우회가 가능한 비상연결 게이트 신설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다수 인명피해와 화재까지 발생했던 2006년 서해대교 30중 추돌사고 당시 극심한 안개로 CCTV가 사실상 무용지물이었으며 차량이 엉키면서 소방차 진입 불가로 초기 사고 대처가 어려웠기 때문이다.이에 많은 전문가는 운전자의 자발적 진화 유도시스템, 후속차량 진입의 통제, 탑승자의 자력대피유도, 소방대의 접근성 향상 등 대응 시스템 구축을 주문하고 있다.그러나 서해대교는 교량 내 차량차단시설을 설치, 후속차량 진입을 통제하는 것 외에는 여전히 별다른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이에 선진국처럼 교량 건설 시 철저한 방재 시스템 구축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대표적으로 스웨덴과 덴마크를 연결하는 해상교량인 ‘OERESUND’ 교량은 차량 회차가 가능한 비상유턴 우회로의 신설을 의무화, 소방대의 접근성을 제고해 크고 작은 화재에 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서해대교에 사용된 케이블은 3중 보호장치와 수밀성 테스트를 거쳤기 때문에 부식 등 내부 손상가능성이 거의 없다”면서 “또 주기적인 안전진단으로 시설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량 진입차단시설과 소화기 등은 이미 설치완료했으며 그 외 소방·방재 시설은 연구용역 중으로 올해 안까지 시설 구축을 완료하겠다”고 설명했다. 최해영·안영국·이영웅기자

수원역 분당선 선로 침수… ‘출근길 악몽’

양수펌프 고장으로 수원역 선로 일부가 침수되면서 이른 아침 출근길 열차 운행이 3시간 넘게 차질을 빚는 등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1일 코레일과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5시45분께 오리역~수원역 복선전철 구간 수원역 터널에서 양수펌프의 전원이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다.고장난 펌프는 터널 내부에서 발생하는 물과 지하수를 밖으로 빼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펌프의 가동이 멈추면서 열차를 출발선으로 옮기는 선로(인상선로) 구간 1.1㎞ 가운데 300m가 삽시간에 물에 잠겼다. 때문에 열차 운행이 40여분간 전면 중단됐으며, 3시간여가 지난 오전 9시께 정상 운행을 시작했다. 복구작업은 오후 3시께 마무리됐다. 이로 인해 이른 새벽 출근길에 오른 수백명의 시민들이 지하철역에 발이 묶이는 한편 지각사태가 곳곳에서 이어졌다. 코레일은 ‘수원역 선로 침수로 전동열차 불규칙 운행 중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고 안내 전광판과 방송을 통해 고장 사실을 알렸지만, 선로 복구 작업이 지연돼 출근수단으로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만을 샀다.회사원 J씨(31·여)는 “직장이 판교에 있어 새벽부터 나와 열차를 기다렸는데 회사에 늦었다”면서 “이래서 지하철을 믿고 탈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양수펌프에 전원 공급이 갑자기 끊기면서 물이 인접 선로로 퍼져 나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민훈기자

세무공무원에 정보 얻어 ‘100억대 입찰비리’

100억원대 전기공사 입찰과정에서 경쟁업체의 세금 및 공사실적을 빼돌려 이용한 업체 대표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또 이들에게 해당 자료를 빼돌린 세무공무원과 전기공사협회 직원 등도 함께 검거됐다. 의정부경찰서는 1일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4개 전기업체 사장과 직원 7명을 붙잡아 이 중 A업체 사장 J씨(48)를 구속했다. 또 이들에게 기업정보를 건네준 의정부세무서 공무원 K씨(44)와 전기공사협회 L씨(38), 공제조합직원 L씨(38)와 J씨(41) 등 4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J씨 등은 지난해 한국전력 경기북부본부 고압공사 전자입찰에서 1순위로 낙찰된 경쟁사에 대한 기업정보를 이용, 이의신청 기간에 이의를 제기하는 수법으로 공사를 낙찰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연천과 고양, 김포, 남양주 지역에 거점을 둔 이들 4개 업체는 지난 2014년 11∼12월 세무서 공무원 K씨에게는 경쟁사의 세금합계표를, 전기공사 협회 등에게는 공사실적 자료를 각각 넘겨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세금합계표와 공사실적을 대조해 금액의 차이가 나는 부분을 ‘허위 실적’이라며 법원에 이의를 제기, 상대를 탈락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자료를 유출한 세무공무원 및 공사협회 직원과 2순위 업체 사이에 뇌물이 오갔는지와, 다른 전기공사업체에도 입찰 비리 행위가 있었는지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정부=김동일기자

한국 남녀골퍼, 시즌 초부터 대박행진

한국의 남녀골퍼들이 2016년 초반부터 ‘대형 사고’를 터뜨리며 리우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밝은 전망을 내놓았다. 프로 데뷔 후 우승이 없었던 송영한(25·신한금융그룹)은 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싱가포르 오픈에서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미국)를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김효주(21·롯데)는 같은 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개막전 바하마 클래식을 제패하며 1일을 ‘코리안데이’로 만들었다. 특히 송영한의 우승은 그동안 세계최강 한국여자골프에 눌려 기를 펴지 못했던 남자골프에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다. 송영한이 출전한 대회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나 유럽프로골프투어에서 주최하는 특급대회는 아니었지만 스피스가 나온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골프팬들의 관심을 모은 대회였다. 송영한은 악천후 때문에 경기 일정이 순연되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안정된 경기력을 보이며 4라운드 중반까지 1위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다. 그러나 스피스는 역시 세계랭킹 1위 다웠다. 상위권에 숨죽이고 있던 스피스는 4라운드에서 컴퓨터 퍼팅을 앞세워 무서운 기세로 치고 나오면서 송영한을 위협했다. 전날 끝날 예정이었던 4라운드는 송영한이 16번홀, 스피스가 18번홀 그린에 있을 때 악천후로 연기됐다. 1일 속개된 경기에서 송영한은 16번홀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스피스가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송영한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김효주의 우승도 세계최강 한국여자골프의 위치를 입증했다. 2014년 여자골프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으로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린 김효주는 지난해 3월 파운더스컵 우승으로 실력을 증명했다.그러나 시즌 후반으로 가면서 체력에 문제를 드러낸 김효주는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고, 신인왕도 김세영(23·미래에셋)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절치부심하며 새 시즌을 준비한 김효주는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을 7위까지 끌어올려 한국 선수 4명에게 주는 올림픽 출전권 확보 전망도 밝혔다. 송영한과 김효주가 한국골프를 대표하는 영건이라면 베테랑 최경주(46·SK텔레콤)도 이변을 준비하고 있다. 최경주는 1일 악천후로 중단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4라운드 중반까지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최경주가 ‘탱크’의 근성과 경험을 살려 2일 속개되는 4라운드에서 우승컵을 거머쥔다면 같은 주에 3명의 한국 선수가 우승트로피를 독식하는 기록이 나올 전망이다.연합뉴스

[사설] 지하철 개통 때마다 ‘아직도 공사 중’ 어느덧 낯부끄러운 관행이 돼 버렸다

나이 지긋한 여성과 어린 아이들이 출구로 나왔다. 2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험물 저장소’ ‘화기 주의’라는 경고문구가 붙은 공작물이 있다. 바로 옆 손수레에는 대형 가스통 3개가 실려 있다. 폐자재와 시멘트 포대도 인도 위에 널브러져 있다. 바닥은 보도블록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너저분했다. 엘리베이터는 여전히 공사 중이라 사용할 수 없다. 31일 오후 신분당선 수지구청역 3번 출구 모습이다. 신분당선은 29일 개통했다. 그 사이를 이용객들이 위험스럽게 오갔다. 나이 많은 노인과 어린이 이용객들의 불편이 특히 더했다. “왜 마무리도 안 된 공사를 준공시켰느냐”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경기철도(주) 관계자는 “한파 등의 이유로 공사가 차질을 빚었다. 이른 시일 내 공사를 끝내 시민들의 통행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마무리 안 된 공사 현장과 시민들의 원성, 그리고 이에 대한 책임 기관의 핑계.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하다. 2013년 1월 7일. 본보가 분당선 망포역 주변을 취재했다. 개통 한 달이 넘었는데도 곳곳에서 공사 중이었다. 출입구 주변에 대리석 수십 장이 쌓여 있었고, 폐기물을 담아둔 포댓자루 10여 개가 나뒹굴고 있었다. 눈과 뒤섞인 보도블록 수십 장도 인도에 널려 있었다. 땅 위로 솟아 나온 전선은 보는 이들을 아슬아슬하게 했다. 시공을 책임진 경남기업 관계자가 이렇게 말했다. “눈과 비가 평년보다 많이 와서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3년을 사이에 두고 목격되는 ‘지하철 공사장 데자뷔’다. 시민들의 원성도 그때 그대로고, 겨울 날씨 핑계 대는 공사 책임자들도 그때 그대로다. 일상에 바쁜 시민들에겐 3년 전이 까마득한 과거일 수 있다. 분당선 개통 때 경험했던 ‘공사 중 개통’의 불편함을 신분당선 개통 때는 잊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기록은 남아 있다. 그리고 그 기록 속에 안전 의식도 없고, 책임 의식도 없고, 단속 행정도 없는 ‘엉터리 지하철 개통’이 있다. 순수 민간사업이었더라도 이랬을까. 이렇게 엉망인 공사 현장에 준공 허가를 내줬을까. 그럴 리 없다. 이런저런 미비점을 보완하라며 틀림없이 돌려보냈을 것이다. 단지 지하철이 표가 되는 사업이라는 이유로, 예정된 날에 요란하게 기념식을 해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엉터리 준공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분당선이 개통되고 2년 뒤인 2014년 11월. 분당선 지하철 망포역에서 물이 터졌다. 4, 5, 6, 7번 출구 주변이 물로 흥건해졌다. 분당선의 이런 부실까지 신분당선이 닮아 가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다. 언제쯤 고쳐질 것인가. 정리 안 된 지하철 준공을 단호히 보류시키고, 준비했던 준공식장을 미련 없이 뜯어내고, 쓰레기 하나 없는 공사 현장을 만들어 놓으라며 호통치는 장관, 단체장, 공무원을 보고 싶다. 개통될 지하철은 앞으로도 많다.

[지지대] 어르신 알바

‘열정 많은’ 30대 여성CEO 줄스(앤 해서웨이)는 창업 1년 반만에 직원 220명의 기업을 만드는 성공신화를 이뤄낸다. 그는 어느날 사회환원 사업으로 은퇴한 어르신들을 인턴으로 채용하는 시니어 프로그램에 선발된 ‘경험 많은’ 70세의 벤(로버트 드니로)을 비서로 배정받는다.처음엔 부담스러워 잘 받아들이지 못했던 어르신 인턴. 하지만 40년간 대기업에서 직장생활하며 부사장으로 은퇴한 벤의 풍부한 경험과 성실함이 아직 사업과 인생에 서툰 줄스에게 많은 도움을 주면서 벤은 줄스의 멘토가 되어간다. 벤은 손녀뻘 CEO지만 가르치려 들지않고 연륜을 과시하지도 않는다. 대신 힘들어 눈물 흘릴때 손수건을 건네며 배려한다. 둘은 친구가 된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인턴’은 현세대와 구세대가 함께 어우러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노인을 잔소리 많고 고집 불통이 아닌, 긍정적 이미지로 그려 보기 좋았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우리나라도 일하는 노년층이 크게 늘었다. 50대는 물론 60ㆍ70대까지 아르바이트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기대수명에 비해 이른 은퇴로 노후에 할 일을 찾는 사람이 늘었고, 창업하기엔 자금이 부족한 중장년층과 생활비가 부족한 노년층까지 시간제 근무에 도전하고 있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천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50대 이상의 아르바이트 구직 이력서 등록 건수는 2만4천682건이다. 2010년 3천232건과 비교하면 5년새 663.7% 증가했다. 노년층의 알바 종류도 다양해졌다. 무임승차가 가능한 65세이상 노인을 고용해 택배업무를 하는 ‘지하철 택배’가 대표적 알바다. 운전직, 보안ㆍ경호ㆍ경비, 대형마트, 고객상담, 물류ㆍ창고 관리, 전화 주문ㆍ접수 등도 50대 이상이 선호하는 직종이다. 최근엔 커피숍이나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등 젊은층이 주를 이루던 직종에도 노인과 장년층이 등장했다. 영화 ‘인턴’에서처럼 노년층 인턴을 채용하는 기업도 늘었다. 포스코ㆍCJ유한킴벌리같은 대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의 하나로 시니어 인턴제도를 운용한다. 만 60세이상을 시니어 인턴으로 채용하면 복지부가 6개월간 인건비의 50%를 지원한다. 고객을 직접 응대하는 점포에서 처음엔 중장년층 채용을 꺼렸으나 최근엔 풍부한 경험에 책임감도 커 고용주들이 선호하고 있다. 문제해결 능력도 뛰어나 고객서비스 만족도도 높단다. 우리도 ‘인턴’같은 영화 못찍으란 법 없다. 이연섭 논설위원

[사설] 인천시민의 수돗물 불신·불안, 이래서 커진다

인천시의 수돗물 수질개선 의지가 의심스럽다. 시민들에게 최상의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선 정수장의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가 시급한데도 예산 타령만하고 그 절박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고도정수처리시설은 수돗물에 남아있는 소독 부산물 등 물맛에 영향을 주거나 냄새를 유발할 수 있는 각종 미량의 유해물질을 완전 제거해 더욱 안전하고 맛좋은 수돗물을 생산하는 최신 설비다. 현재 서울·경기·강원·부산·대구 등 17곳은 모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갖추고 있거나 완공단계에 있다. 하지만 유독 인천시민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4개의 정수장엔 아직도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없다. 다만 부평정수장의 고도정수처리시설이 겨우 올 초 완공될 예정일뿐 나머지 공촌·수산·남동정수장은 예산관계로 순차적으로 설치할 수밖에 없어 공사가 모두 완공되려면 10년가량 걸릴 전망이다. 그렇잖아도 그동안 각 정수장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없어 가뭄·장마 땐 수돗물 맛이 이상하고, 역한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한 해 동안 2천여 건이나 몰린 적도 있다. 그래서 수돗물 직접 음용율이 전국 평균(5.4%)보다 훨씬 밑도는 1.8%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그런데도 인천시는 예산 부족을 핑계로 정수처리시설 개선 사업을 뒷전으로 미뤄놓고 있다. 인천상수도사업본부가 올해 고도정수처리시설비로 확보한 예산은 고작 지역발전특별회계(지특회계)에서 할애된 37억 원뿐이다. 정수장 1곳에 설치할 시설비 300~350억 원에 비하면 턱도 없는 액수다. 인천시는 자체 재원부족으로 국비를 확보해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정부가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경기 등 지자체가 자체 재원을 투입,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 시가 정부에서 확보한 지특회계 1천156억 원 중에서 37억 원을 배정했지만 쥐꼬리에 불과하다. 상수도사업본부는 당초 오는 2018년까지 1천688억 원(국비 1천169억 원·시비 519억 원)을 들여 모든 정수장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설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정부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지특회계와 시 자체 재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다. 매년 300~400억원이 확보된다 해도 3개 정수장의 시설을 순차적으로 개선하게 되면, 각 정수장별로 3년씩 모두 9년이나 소요된다. 시민들에게 고도정수처리 안된 찜찜한 수돗물을 장기간 마시게 해선 안 된다. 시민건강과 직결된 수돗물을 위생적으로 안전하게 공급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 인천시는 정수시설 개선 사업을 최우선 시책으로 추진해야 한다.

[경기시론] 발달장애인 지원 위한 전문양성 필요

지난 2014년 4월,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발달장애인법)」이 제정된 후 2015년 11월부터 이 법이 시행되고 있다.발달장애인은 지적장애, 자폐성장애 등 인지적 기능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의미하는데, 스스로를 보호하기 어렵기 때문에 학대나 성폭력, 인신매매 등 범죄의 피해자가 되거나, 식당, 병원 등 일상적인 시설을 이용할 때에도 차별을 당하기도 한다. 발달장애인법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발달장애인의 건강하고 안전한 생활을 지원하기 위하여 정밀진단비 지원, 발달장애인 거점병원 및 행동발달증진센터 운영 등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발달장애를 가진 성인의 지역사회 자립생활을 지원하기 위하여 주간활동, 평생교육, 여가문화체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중증의 발달장애인도 체계적으로 직업훈련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중증발달장애인직업훈련기관을 설치,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규정되지 않았지만 소득보장, 주거생활 지원에 관한 근거도 제시하고 있다.마지막으로 이와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발달장애인의 특성과 요구에 맞게 제공하기 위하여 지역발달장애인지원센터를 중심으로 모든 발달장애인을 위한 개인별 지원계획을 수립,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발달장애인법 시행으로 장애인복지시설 또는 특수교육기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기존의 발달장애인 서비스가 보다 새로운 유형으로 다양한 기관에서 확대,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부터 17개 시도지역에 지역발달장애인지원센터가 설치되고, 거점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 발달장애인평생교육시설 등과 같은 특정 분야의 발달장애인 서비스 제공기관도 각 지역에서 설립될 것이다.새로운 기관이 늘어나는 것만큼, 이와 같은 기관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특수교사 등 발달장애 관련 전문가에 대한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달장애인법은 새로운 복지 산업 및 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이 서비스의 양적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러한 서비스가 발달장애인의 삶에서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자질과 역량을 갖춘 우수한 발달장애인 서비스 제공인력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현재 특수교육과 또는 사회복지학과 설치 대학에서 이와 같은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그러나 모든 장애유형을 포괄하면서 학령기에만 국한된 장애학생의 지원을 담당하는 특수교사를 양성하는 교육, 그리고 장애인뿐만 아니라, 아동, 노인, 여성 등 다양한 유형의 복지서비스 계층을 체계적으로 지원, 조정하는 사회복지사를 양성하는 교육만으로는 발달장애인에게 필요로 하는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발달장애인 지원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학위과정은 물론, 기존 지원 인력의 전문성과 역량을 제고해 체계적인 교육 및 훈련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삶이 보다 행복하고 윤택해지길 기원한다. 이정열 중부대학교 부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