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양주 먹여 정신 잃게하고 신용카드 훔친 유흥주점

강모(51)씨는 9월 12일 아침 울산시 남구의 한 모텔방에서 심한 숙취와 함께 눈을 떴다. 지난밤 친구와 술을 마시고 헤어졌는데 자신이 어떻게, 왜 모텔에서 잠을 잤는지 알 수 없었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는 신용카드 2장으로 4차례에 걸쳐 현금 530만원을 인출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었지만, 역시 기억이 없는 일이었다. 강씨는 사라진 돈과 기억을 되찾으려 경찰서를 찾았다. 이후 경찰 수사를 통해 확인된 강씨의 '잃어버린 시간'들은 충격적이었다. 남구 삼산동의 한 방범용 CCTV에는 강씨가 12일 0시께 낯선 남성의 등에 업힌 채 유흥주점을 빠져나와 승용차에 태워지는 장면이 녹화돼 있었다. 이후 몇 시간 동안 승용차는 현금인출기가 있는 곳을 돌아다녔고, 그때마다 차에서 내린 남성이 강씨의 신용카드로 돈을 찾은 사실이 확인됐다. 강씨는 새벽녘에 이 남성에 의해 모텔방으로 옮겨졌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은 강씨가 실려 나온 유흥주점 종업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혼자 주점을 찾은 강씨가 술을 마시고 정신을 잃자, 종업원이 강씨의 신용카드로 수차례 돈을 빼낸 것이다. 더구나 강씨가 마신 술은 주점에서 팔다가 남은 양주를 섞어서 만든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다. 먹다 남은 양주로 만든 '가짜 양주'를 손님에게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금품을 훔치거나 술값 바가지를 씌운 일당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이런 혐의(특수강도)로 유흥주점 업주 김모(29)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조모(40)씨 등 호객꾼·주방장·접대부 등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 등은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총 45회에 걸쳐 피해자 19명에게서 2천5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손님을 유인하는 속칭 '삐끼', 손님이 빨리 취하도록 술을 권하는 접대부, 훔친 카드로 돈을 찾는 인출책, 가짜 양주 제조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범행했다. 만취한 상태로 혼자 술집을 찾은 손님만 노렸으며, 발각을 우려해 2명 이상의 손님은 범행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들은 "현금으로 계산하면 15만∼18만원짜리 양주를 10만∼12만원에 주겠다"고 현혹, 이에 넘어간 손님이 현금을 찾아오라고 심부름을 시킬 때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뒀다가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용카드를 훔치지 못할 때는 만취해 정신을 잃은 손님 옆에 빈 양주병들을 올려놓고 술값 바가지를 씌우는 수법도 사용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손님들이 먹다가 남긴 양주를 모았다가 빈 양주병에 담는 수법으로 가짜 양주를 제조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이들이 관리하던 영업장부에는 '후까시(마시다 남은 술로 만든 가짜 술을 뜻하는 은어)'를 의미하는 'H' 표기가 수십 개 발견됐다. 경찰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또 "양주를 1∼2잔 마셨는데 정신을 잃었다"는 피해자들 진술에 따라 술에 다른 성분이 들어갔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29일 "김씨 일당은 마치 손님이 시켜서 돈을 찾은 것처럼 보이려고 약 1시간씩 간격을 두고 돈을 찾았으며, 다음날 손님이 항의하면 '술 마시고 딴소리냐'고 되려 윽박지르는 수법을 사용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면서 "업소 주방에서 가짜 양주를 제조하려고 준비한 빈병과 남은 술이 다량 발견됐다"고 밝혔다.연합뉴스

KBL, 프로선수 등록 이후 불법 도박 가담자 3명 제명

프로농구 KBL은 프로 선수 등록 이후 불법 스포츠 도박에 가담한 선수를 제명하기로 했다. KBL은 이번 주초 재정위원회를 열고 "지난 23일 발표된 불법 스포츠 도박 관련 검찰 조사 결과 선수 등록 이후 불법 스포츠 도박에 가담한 선수 3명을 상벌 규정 17조 4항을 적용해 제명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제명된 선수는 안재욱, 이동건, 신정섭 등 세 명이다. 국가대표 출신 김선형(SK)과 오세근(인삼공사)은 각각 20경기 출전 정지와 120시간 사회봉사 징계를 받았다. 이에 따라 김선형은 11월21일 원주 동부와 경기부터 뛸 수 있고 오세근은 11월14일 서울 삼성전부터 출전이 가능해졌다. KBL은 "스포츠 건전성 확립과 프로농구에서 불법 스포츠 도박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엄정한 기준과 원칙을 근거로 심의했다"며 "선수 등록 이전 대학 시절에만 불법 스포츠 도박에 가담한 9명에 대해서는 개인별 경중을 감안해 출전 정지를 포함, 제재금 및 사회봉사의 징계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또 전성현(인삼공사)은 KBL 선수 등록 이전 불법 스포츠 도박을 했지만 검찰 수사 결과 약식 기소 처분을 받아 다른 선수들보다 무거운 54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김선형은 수사 당국의 조사 전 불법 스포츠 도박 행위 사실에 대해 서면으로 스스로 신고한 점을 고려해 제재금 부과를 면제받았다.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은 류종현은 형법상으로 공소 시효는 지났으나 불법 도박 행위 사실이 확인돼 징계 대상에 포함됐다. 출전 정지 경기 수는 9월8일 '기한부 출전 보류' 결정에 따라 지금까지 뛰지 못한 경기 수를 포함하기로 했으며 기한부 출전 보류 명단에서 빠졌던 류종현은 29일부터 10경기 출전이 금지된다. 제재금은 KBL 상벌규정 4조8항(명예실추)의 제재금 규정 최대치인 연봉 5%를 부과하기로 했다. 사회봉사는 시즌 중임을 고려해 다음 시즌 선수 등록일인 2016년 6월30일까지 이행하도록 했으며 재능기부와 정부 산하 지원 기관 단체를 통해 50%씩 분할 봉사해야 한다. KBL 재정위원회는 "불법도박에 가담한 선수들을 일벌백계해야 옳지만 불법 도박의 위험성과 폐해에 따른 교육과 이해가 부족한 시기에 횟수나 규모가 적은 점을 고려해 선수들의 장래와 한국 농구 발전을 위해 이번에 한해 코트로 복귀해 팬들에게 용서를 받을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KBL은 "이후 발생하는 관련자의 불법도박 및 사행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며 "관련 상벌 규정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 KBL 재정위원회 결과 ▲ 안재욱, 이동건, 신정섭= 제명 ▲ 전성현= 54경기 출전 정지, 제재금 250만원, 사회봉사 120시간 ▲ 김선형= 20경기 출전 정지, 사회봉사 120시간 ▲ 김현민= 20경기 출전 정지, 제재금 330만원, 사회봉사 120시간 ▲ 김현수= 20경기 출전 정지, 제재금 300만원, 사회봉사 120시간 ▲ 오세근= 20경기 출전 정지, 제재금 950만원, 사회봉사 120시간 ▲ 유병훈= 20경기 출전 정지, 제재금 747만원, 사회봉사 120시간 ▲ 장재석= 20경기 출전 정지, 제재금 450만원, 사회봉사 120시간 ▲ 함준후= 20경기 출전 정지, 제재금 450만원, 사회봉사 120시간 ▲ 류종현= 10경기 출전 정지, 제재금 135만원, 사회봉사 60시간 연합뉴스

옥천 이성산성, 5세기 신라시대 土城으로 확인…고대 축성술 연구 중요 자료

옥천 이성산성.충북 옥천 이성산성(已城山城)이 신라가 5세기 중엽을 전후해 축조한 토성으로 확인됐다.문화재청은 옥천군과 국강고고학연구소가 지난 5일부터 충북 옥천군 청성면 산계리 산 29 일원 이성산성의 서쪽 성벽 25m를 발굴 조사한 결과, 성벽의 흙에서 섞여 나온 유물들로 미뤄 5세기 신라 토성으로 추정된다고 29일 밝혔다. 이성산성은 해발 115∼155m 구릉을 따라 쌓은 산성으로, 전체 둘레는 1천140m이고 넓이는 5만9천160㎡이다. 성벽 너비는 하단부를 기준으로 최대 15.4m, 높이는 3.5m 등이다.조사를 통해 이성산성은 중심 토루(土壘:흙으로 둘러쌓은 성벽)의 안쪽과 바깥쪽에서 흙을 덧붙여 올려 축성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선무늬가 있는 기와조각과 굽다리 접시 조각 등 많은 신라 유물들도 출토됐다. 중심 토루에는 나무로 만든 틀에 흙을 켜켜이 다져 넣는 판축기법이 사용됐고, 성벽의 일부는 돌로 개축한 것으로 나타났다.남쪽에선 전망대를 조성하기 위해 쌓은 것으로 추정되는 돌무더기가 발견됐다. 조사단은 “470년 신라가 쌓은 석성인 보은 삼년산성이 이성산성 인근에 있다. 신라가 삼년산성 이후에는 대부분 돌로 성을 조성했다는 점을 감안, 이성산성은 삼년산성 이전 축성술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주목된다”고 말했다.이번 발굴조사 성과는 30일 오후 2시 현장에서 공개된다. 온라인뉴스팀

고양 일산농협, 로컬푸드직매장 2곳에서 김장시장 개장

고양 일산농협(조합장 김진의)이 11월 12일부터 21일까지 로컬푸드직매장 2곳에서 각 각 3일간 김장시장을 개장한다. 농업인이 직접 당일 수확한 농산물을 직거래 방식으로 유통하고 있는 일산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은 지난해 개장한 1호점 풍산점과 지난6월 개장한 2호 본점등 모두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들 2개 매장에서 이날 현재 판매한 누계매출액은 모두 68억원에 이르고 있다. 일산서구 일산동에 소재한 본점은 11월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일산동구 풍동에 소재한 풍산점은 11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각각 진행되며 김장과 관련된 모든 재료가 판매, 배달된다. 일산 농협은 이번 김장시장을 기존 판매 방식에서 과감히 탈피, 로컬푸드직매장에 출하하고 있는 농업인의 배추와 무, 파 등 주재료 외에도 지역 특산물인 젓갈, 천일염등을 모두 한자리에서 판매하도록 준비했다. 또한 농가에서 직접 생산한 배추를 절여서 판매하는 절임배추도 예약을 받아 김장시장 기간에 함께 공급할 예정이다. 김장시장 기간에는 절임배추,일반배추 등을 구입할 경우 모든 재료를 배달해 준다. 김진의 조합장은 “우리 지역에서 생산된 김장재료와 타지역의 특산물을 함께 파는 김장시장을 작은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위해 올 해 김장은 좀 더 특별하게 준비했다”며 “농업인과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절임배추와 천일염까지 원스톱으로 김장쇼핑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양=유제원기자

대법, 故 윤일병 사망사건 주범 살인혐의 징역 35년 판결 ‘파기 환송’

윤일병 사망사건.가혹행위 끝에 후임을 숨지게 한 故 윤일병 사망사건 육군 병사들이 군사법원에서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29일 ‘故 윤일병 폭행사망 사건’ 주범 이모 병장(27)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 징역 3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하모 병장(23)과 지모 상병(22)·이모 상병(22), 의무지원관 유모 하사(24) 등 공범들에게 징역 10∼12년을 선고한 원심도 전부 파기됐다. 이 가운데 유 하사를 제외한 3명에 대해 살인 혐의가 인정됐었다.이들은 지난해 3월 초부터 故 윤일병에게 가래침을 핥게 하고 잠을 못자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저지르고 수십차례 집단 폭행, 같은해 4월7일 故 윤일병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살인의 고의가 있었는지가 쟁점이었다. 군 검찰은 당초 이들을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이 병장 등 4명에게 살인죄를 적용, 공소장을 변경했다. 윤 일병이 숨질 가능성을 알면서도 계속 폭행, 숨지게 했다는 것이다.1심을 맡은 육군 제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은 “이 병장의 경우, 미필적이나마 故 윤일병이 사망할 것을 인식하면서 폭행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알지 못하고 때렸을 가능성도 있다”며 군 검찰이 예비적 공소사실로 돌린 상해치사 혐의만 유죄로 판단했다.그러나, 2심은 이 병장 등 4명의 살인 혐의를 인정했다.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은 “피해자가 죽을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았고 이를 용인했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하다”고 판시했다.그러면서도 이 병장의 형량은 징역 45년에서 35년을 낮췄다. 재판부는 “살인을 주도적으로 계획한 게 아니고 유족을 위해 1천만원을 공탁한 점 등으로 미뤄 1심 형량은 다소 무겁다”고 판시했다. 나머지 피고인 4명도 각각 징역 15∼30년에서 감형받았다.한편, 이 병장은 국군교도소에 복역하면서 올해 2월부터 동료 수감자 3명에게 폭행과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전날 군사법원에 추가 기소됐다.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