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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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간호법이 진짜 통과되어야 하는 이유는…" 간호사가 말하는 '간호법'

5월 12일은 '국제 간호사의 날'이다. 국제 간호사의 날은 간호사의 사회 공헌을 기리기 위해 지정된 기념일이다. 간호사의 날을 하루 앞두고, 간호사들의 노고를 기억하기 위해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동수원병원'을 찾아갔다. 병원에서 만난 서현성(33) 간호사는 "일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보장된 휴식시간 없이 계속 업무를 하는 것"이라며 "간호법은 힘든 간호사들을 위한 최소한의 보호장치"라고 강조했다. 최근 '간호법'을 둘러싼 보건의료단체들간의 대립은 격화되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간호법 제1조(목적) 부분에 명시된 '지역사회'라는 문구이다. 간호사들은 병원뿐만 아니라 요양시설, 돌봄서비스 등 지역사회 곳곳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법적 근거가 명확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의사협회를 비롯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지역사회' 문구가 간호사들의 독자적인 진료와 처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간호계 대표들은 지난 9일부터 간호법 제정을 위해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고,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오늘 2차 부분 파업을 진행했다. 1차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던 치과의사협회가 2차 파업에는 참여하면서 동네 의원은 물론 치과 곳곳이 휴진을 했다. 정부는 법안 마련 과정에서 이런 갈등을 중재하지 못하고, 정치권에서는 "직역을 갈라치는 일방적 입법이다/아니다"라며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이 가운데 국민의 건강을 위한 배려는 얼마나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죽인 개 내장을 먹이로"...개 사육장 '충격'[현장, 그곳&]

"개 사체에서 나온 내장을 끓여 개들에게 먹이며 불법 사육하는 것도 모자라, 무차별한 도살까지...말도 안 나오네요" 불법 개 사육장에서 벌어진 도살 현장을 목격한 동물권단체 케어와 와치독 관계자는 처참한 광경에 울분을 토했다. 14일 오전 8시 20분께 충청남도 아산시 탕정면 매곡천길 41의 35 일대. 도심 외곽 홀로 공터에 '외딴섬'처럼 우두커니 서 있는 허름한 건물 한 채가 눈에 띄었다. 건물 앞에는 흰색 냉동탑차 한 대가 세워져 있었다. 기자와 현장을 함께한 활동가들은 이곳이 '개 사육장'이라고 했다. ◆ 개 사체서 나온 내장을 도살 기다리는 개에게 먹이로…참혹한 도살 현장 이날 새벽 동트기 전 현장 인근에는 동물권단체 케어와 와치독 관계자를 비롯해 아산시 관계자, 경찰 등 20여명이 모이기 시작했다. '매일 아침 7시 개 도살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 있다'는 제보가 들어와서다. 주민들이 A씨(56)가 강가에서 매일 개들의 털을 무단으로 투기하는 모습을 봤다는 내용이었다.  때마침 건물 밖으로 나온 사육장 주인 A씨는 경찰 등을 발견하고는 황급히 건물 내부로 걸어 들어갔다. 경찰이 뒤를 쫓자 그는 건물 안 도살 현장을 숨기기 위해 문을 걸어 잠그려고 시도했다. 실랑이 끝에 문을 열고 들어간 도살 현장은 말 그대로 '참혹' 그 자체였다. 쾌쾌하고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찔러 현장에 있던 이들 중 일부는 연신 헛구역질을 해댔다. 여기저기 갇혀 있는 개들이 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바닥에는 혈흔이 잔뜩 묻어 있는 작은 양동이가 있었다. 그 옆에는 털가죽이 벗겨진 한 마리의 개 사체가 큰 양동이 안에 담긴 물속에 잠겨 있었다. 활동가들은 이를 보며 "핏물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쪽에는 사체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털이 바구니 안에 담겨 있었다. 언제 도축한 것인지 묻자 A씨는 "오늘 아침 (개) 한 마리를 도살했다"고 털어놨다. 현장 내부로 더 들어가자 도살대가 보였고 그 위에는 도마와 칼 2~3자루가 놓여 있었다. 도살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전기봉과 털을 뽑는 탈모기도 발견됐다. 이곳을 찾은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하며 탄식하고 있는 이때, 사육장 A씨는 태연한 표정으로 "황당하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느냐"고 혼잣말을 했다. 걸음을 옮기자 이번에는 더욱 잔인한 그림이 펼쳐졌다. 비좁은 공간에 설치된 뜬장에는 큰 개들이 한 마리씩 갇혀 있었다. 상당히 큰 개 밥통이 있었다. 활동가들은 밥통 안에 들어 있는 것을 보고 탄식했다. 그리고는 "개들에게 개 내장을 삶아 먹이고 있다"며 분노했다. 한 켠에는 도축된 개의 내장과 음식물 쓰레기가 섞인 액체가 끓는 통 안에 섞여 제조되고 있었다. 현장에서는 총 16마리의 개가 사육되고 있었다. 현장을 수색하던 경찰은 창고에서 검은 비닐봉지에 담긴 개 사체 일부를 추가로 발견했다.  사육장 뒤에 위치한 다리 밑 공터 이곳저곳에서는 최소 수십여마리로부터 나온 것으로 보이는 ‘털 무덤’이 발견됐다. 활동가들은 “처참하게 개를 죽이면서 쓰레기 봉투 값이 아까워 개털을 공터에 버리고, 내장은 처리하기 어려우니 삶아 개들에게 먹이고 있다"며 "도대체 몇 마리가 도살된 것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지금껏 많은 개 도살 현장을 가봤지만, 이 현장은 ‘잔인한 개 도살 현장의 표본’"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시각, 사육장 주인 A씨는 현장에서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현행범 체포돼 수갑을 찼다. 그는 “수갑 때문에 손이 아프니 이것 좀 잠시 풀어 달라”고 연신 불평하기도 했다. 개 도살을 계속해서 할 것이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안 하겠다"면서도 “난 잘못한 게 없다. 농사를 지으며 단순 부업으로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동물권단체 케어 활동가는 "개 도살 현장에서 현행범 체포된 사례는 국내에선 이번이 처음"이라며 "현행법으로도 충분히 불법으로 운영되는 사육·도살 현장을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더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구조 그 후 A씨가 현행범 체포되며 16마리의 개들은 무사히 구조됐다. A씨는 보신탕집에 개고기를 공급할 목적으로 개를 도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기간과 규모 등을 조사한 뒤 A씨에 대한 신병 처리를 결정할 방침이다. 현장이 적발된 다음날인 15일 동물권단체 케어와 와치독은 사육장 주인 A씨가 경찰 조사에서 개들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한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개들이 안전하게 격리 조치될 예정이라고 전해왔다. 구조된 개들은 케어와 와치독, 아산시 관계자 등의 보호를 받으며 당분간 개 사육장에서 지내다가, 시점 등에 대한 소유주와의 협의를 거쳐 조만간 시가 운영하는 임시 보호 시설에 보내질 예정이다. 케어와 와치독, 그리고 아산시 관계자들은 이날 저녁 늦게까지 개 사육장 현장에 사료와 물을 나르고 환경을 개선하는 등 구조된 개들을 보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김하원 동물권단체 케어 활동가는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찰과 관할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 안에서 사육장 주인이 개들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 구조된 개들이 무사히 임시 보호시설에서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며 "임시보호소의 경우 수용력 한계가 있어 어려운 상황일 수 있지만, (임시보호시설에서의 보호) 결정이 내려져 다행스럽다. 앞으로도 케어와 와치독은 전국 개 농장 철폐를 목표로 지금처럼 꾸준히 적극적인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