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현 기자

whji78@kyeonggi.com

가수 김창완 “락 음악의 부흥, 이제 세계로 뻗어나가야” [2023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나이를 먹어도 자전거만 탈 수 있다면 그때까지 노래를 계속할 생각입니다.” 가수 김창완은 6일 ‘2023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무대에 오르기 전 “우리나라 청년들이 락 음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 제가 노래를 부르는 이유”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 김창완은 이번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대미를 장식했다. 김창완이 이끄는 ‘김창완 밴드’의 전신은 ‘산울림’이다. 산울림은 지난 1997년 데뷔한 밴드로 대한민국 헤비메탈의 시작으로 평가받으면서 대중 음악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밴드로 꼽힌다. 김창완은 “한국 락 음악의 역사에 대해 바다를 떠난 연어가 때가되면 다시 강을 찾아 오는 것처럼 락 음악의 부흥이 시작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산울림으로 활동할 때만 해도 락 음악의 페스티벌이라는 건 정말 먼 나라의 이야기였다”며 “정말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랬던 우리가 지금 국제적으로 내로라 할 락 페스티벌을 펼치는 환경을 갖춘 것이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창완은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세계인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며 “한국의 모든 문화를 아우른 K-POP의 영향이 락 페스티벌에까지 미친 것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창완은 이 같은 환경이 이뤄진 배경에 락 음악을 사랑하고 끝까지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도락 세대와 세대를 이어 준 후배 가수들의 역할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후배 가수들이 락 음악에 심취해 세대를 아우르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노력하고 있다”며 “그런 후배들과 협업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락 음악이 알려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창완은 “우리나라만의 락 음악을 정립하는데 노력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모든 연령층이 우리에게 맞는 락 음악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창완은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대한민국의 락 음악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락 페스티벌을 통해 젊은이들과 나이에 벽을 두지않고 서로가 스며들 수 있는 그런 음악으로 다가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완은 “앞으로도 초심을 가지고 계속 정진해 나갈 것”이라며 “과거을 되새기는 공연 보다 새로운 록 음악을 부르는 가수로 기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3일간 樂으로 물든 인천…‘김창완 밴드’ 피날레 [2023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인천이 주말 내내 락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대한민국 대표 음악축제인 ‘2023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3일 차인 6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송도달빛축제공원에는 수많은 관람객들이 찾아 마지막 날 공연을 즐기며 더위를 이겨냈다. 관객들은 이날 오전부터 감성을 담은 락 밴드 ‘다섯’·'너드커넥션' 등의 노래를 들으며 맥주를 마시며 휴식을 취했다. 관객들은 한 풀 꺾인 더위에 스탠딩 존에서 서로 몸을 부딪히고, 춤을 추면서 몸을 흔든다. 오후에는 시적인 음율을 읊는 권진아와 재즈와 결합한 락 음악을 하는 NUMCHA와 WAVE TO EARTH 등이 등장해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어 늦은 오후에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의 X세대들의 ‘락 스타’인 체리필터가 등장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어 MZ세대들의 불안을 노래하는 밴드 카더가든과 새소년이 등장해, 대표곡들을 불렀다.  이날 주인공인 헤드라이너에는 ‘지지 않는 락 밴드' 산울림의 김창완이 만든 김창완 밴드가 등장, 1970년대부터 현재를 함께 아우르는 노래를 불렀다. 김창완 밴드의 선율은 이날 모인 4만여명의 관객들을 나이·성별·인종을 떠나 하나로 만들며 ‘2024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기약했다.  ■ 뙤약볕에도 가라앉지 않는 락 선율…다섯·너드커넥션, 웬디완더·데이먼스이어·NUMCHA, 모스크바서핑클럽, 더픽스, 홈슬라이스 6일 낮 12시30분에 메인 무대 KB국민카드 스테이지에는 4인조 밴드 다섯(Dasutt)이 올라 신나는 곡으로 분위기를 띄워냈다. 관객들은 무대 앞에 모여들어 보컬 한리우의 신호에 맞춰 뛰어오르는 등 함께 호흡했다. 다섯은 이번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무대에서 미공개 곡을 미리 공개하는 등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 다섯은 이날 대표곡 ‘Camel’을 비롯해 ‘등불’, ‘Same day’, ‘바다처럼’, ‘나는 내가 정말 무사히 도착하기를 바라’ 등 모두 7곡을 관객들에게 선물했다. 2번째 무대에는 4인조 인디밴드인 너드커넥션이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흥을 이끌어 냈다. 물대포가 하늘을 가르는 순간 드러머 신현태의 빠르면서 경쾌한 드럼 소리가 무대를 울렸고, 관객들은 손을 번쩍 위로 들고 고함을 지르며 화답했다. 너드커넥션은 메인곡인 ‘좋은 밤 좋은 꿈’을 비롯해 ‘Back in Time’, ‘Castel’, ‘Behind the Trees’, ‘Waterfall’, ‘SUPERNOVAL’, ‘Hollywood Movie Star’, ‘I Robbed a Bank’ 등 1990~2000대의 브리티쉬 팝과 얼터너티브 록 장르를 기반으로 한 음악을 선보였다. 관객들은 보컬 서영주의 핏대를 세운 목소리가 광장에 울리자 ‘락스피릿’을 한 손을 들고 좌우로 흔들었다. 서영주는 “코로나가 확산할 무렵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무대에 서고는 처음”이라며 “이렇게 다시 무대에 올라 함께 노래로 소통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오전 11시50분 서브 무대 INCHEON AIRPORT STAGE에서는 웬디완더가 가장 먼저 무대에 올라 묵직한 드럼 소리와 함께 이어지는 ‘Lullaby’ 곡으로 첫 포문을 열었다. 보컬인 장양이 드럼 박자에 맞춰 베이스를 튕기며 강한 어감의 음율로 무대를 울리자 관객들이 손을 흔들며 박자를 맞춘다. 웬디완더는 첫곡이 끝나자 큰 소리로 “땡큐”라고 소리치며 곧이어 정렬적인 음율의 ‘Fleeting Wing’, ‘For Lily’ 등을 선보였다. 마지막 곡을 앞두고 기타를 맡은 웨이샹이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고 싶어 한국어를 배웠다”고 말하는 순간 하늘에선 물대포가 허공을 지르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2번째 무대엔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는 데이먼스 이어가 바톤을 이었다. 데이먼스 이어는 ‘Herb’, ‘창문’, ‘F.U.Y’, ‘D16D17’, ‘Gestalt’, ‘Cherry’, ‘너의 기사’, ‘Rainbow’, ‘Yours’ 등 8곡을 관객들에게 선물했다. 부드러운 피아노 멜로디와 감미로운 목소리가 무대 안팎으로 울려 퍼지자 순식간에 관객들이 무대 앞으로 모이면서 리듬에 맞춰 몸을 좌우로 움직이며 환호를 지른다. 3번째 무대는 태국 방콕 출신 싱어송라이터 NUMCHA가 몽환적인 목소리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물이 흐르는 듯 편안한 음정이 무대를 채우자 관객들은 박자에 맞춰 손을 흔들며 몸을 좌우로 흔들었다. 일부 관객 중에는 한쪽 팔을 위로 든 채 제자리 뛰기를 하기도 했다. NUMCHA는 한국어로 “사랑합니다. 공연에 와줘서 고맙습니다. 여러분 폼 미쳤다”라며 관객들에게 크게 인사했다. NUMCHA는 ‘interlude’, ‘ladybug’, ‘cup of tea’, ‘kryptonite’, ‘powder blue’ 등 10곡을 선보였다. 앞선 오전 11시40분 써드 무대 무신사 스테이지의 첫 무대는 4인조 밴드 모스크바서핑클럽(정기혼·정현진·명진우·김규리)이 부드러운 리듬으로 시작했다. 관객들도 리듬에 맞춰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리듬을 탔다. 리더 정기훈이 곡 중간 중간마다 “재밌으신가요?”, “행복하신가요?”라는 질문을 던지면 관객들은 “네” 라고 답하며 무대의 열기가 달아오른다. 모스크바서핑클럽은 ‘저공비행’, ‘Love Of The Honest’, ‘Through Her’, ‘Magarine’, ‘모든 밤은 사라지고’ 등 5곡을 선보였다. 리더 정기훈은 “가장 뜨거운 날에 자리를 함께 해줘서 고맙다”며 “더운 날씨일수록 락에 관심을 갖고 이 순간만큼은 즐깁시다”고 크게 외치며 매력적인 기타 연주로 무대를 채웠다. 특히 ‘2023 펜타 슈퍼루키’ 대상을 받은 ‘더 픽스(린지·황현조·은아경·정나영)’은 2번째로 무대에 올라 폭발적인 사운드로 관객들의 가슴을 두드리기도 했다. 여기에 3옥타브 이상의 고음이 허공을 채우자 관객들도 뜨거운 목소리로 화답했다. 보컬 린지는 “저희의 첫 페스티벌 데뷔,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 기쁩니다”고 외치자 소리를 지르던 관객들은 머리를 앞뒤로 흔들고, 서로 몸을 부딪히는 ‘슬램’을 하며 무대를 즐긴다. 이날 더 픽스는 ‘We on Top’, ‘Rush’, ‘Time’, ‘Don’t look back’, ‘City’ 등 파워풀한 헤피메탈 음악을 선보였다. 린지는 “밴드 결성 당시 목표로 한 펜타포트 무대에 서, 꿈을 이뤘다"며 “무대 위 순간순간이 빠짐없이 행복했다”고 했다. 또 “이곳에서 처음 선보이는 노래에 호응이 좋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 새로운 락 밴드 문화…권진아·히츠지분가쿠, 이날치·웨이브 투 어스 인천 페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3일차 오후 공연은 뜨거운 태양빛이 광장을 채워 열기가 가득했지만 락에 대한 열정을 멈추지는 못했다. 오후 3시10분 메인 무대 KB국민카드 스테이지에 가수 권진아가 오르자 무대 앞 관객들은 큰 함성으로 맞이한다. 권진아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청아하면서도 기복이 없는 목소리로 대표곡인 ‘Raise Up The Flag’를 비롯해 ‘밤’, ‘You already have’, ‘KNOCK’, ‘Love Me Love Me’ 등 8곡을 노래했다. 그는 무더운 날씨에 숨이 차 여러 차례 물을 마시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권진아의 열정에 관객들은 환호성으로 화답한다. 권진아는 “날씨는 무덥지만 락을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너무 기쁘다”며 “락의 열기가 식지 않도록 더 좋은 노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오후 4시30분 뒤이어 메인 무대를 차지한 일본 락 밴드 그룹 히츠지분가쿠(HITSUJIBUNGAKU)는 강렬한 비트가 담긴 기타 사운드를 울리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베이스의 묵직한 음이 드럼 소리에 맞춰 조화를 이룰 때마다 관객들은 발을 튕기고 양손을 높게 들고 따라 부른다. 환호성이 커질 때마다 이들에게 물대포가 수차례 솟구치지만 락을 사랑하는 열기는 식히지 못했다. 히츠지분가쿠는 어색한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한 뒤 장난스럽게 몸을 움직이며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보다 앞선 오후 3시50분 서브 무대에서는 판소리를 현대 팝에 접목해 유명세를 얻은 5인조 락 그룹 이날치가 관객과 소통했다. 이날치는 첫 등장을 대표곡 ‘범 내려온다’로 시작, 기타현을 빠르게 튕기며 현란한 연주를 선보였다. 이어 이날치는 ‘좌우나줄’, ‘어류도감’, ‘신의 고향’ 등 9곡을 쉴 틈 없는 강력한 비트로 이어갔다. 관객들은 각자마다 음악의 리듬에 맞춰 몸짓을 하다가 나중에는 일면식도 없는 10~15명의 관객들이 하나의 그룹을 만들어 서로 호흡을 맞춰가며 바닥 위로 쿵쿵 띄며 락을 즐긴다. 또 일부는 ‘락페의 민족’, ‘입다물고소리질러’ 등 각양각색의 깃발을 흔들며 눈길을 끈다. 3인조 밴드 웨이브 투 어스(WAVE TO EARTH)는 오후 5시20분 서브 무대에 올라 인디 락과 기타팝을 절묘하게 조합한 음악을 선보였다. 보컬 김다니엘의 몽환적인 보컬과 그루브 있는 선율이 공연장에 울려 퍼지자 관객들은 온몸으로 웨이브를 타며 음악을 즐겼다. 일부 관객들은 비누방울 버블건으로 하늘에 비누방울을 만들고, 관객석 뒤쪽 잔디밭에서 음악에 맞추어 마음껏 뛰어 놀기도 했다. 마지막곡 ‘RIDE’에서는 ‘그저 바라만 봐도 좋은 거야’라는 가사를 관객들이 함께 부르며 뗴창한다. 베이스 차순종은 “펜타포트 무대에 설 때마다 영광스럽다”고 했다. 웨이브 투 어스는 이날 ‘DAISY’, ‘SUNNY DAYS’, ‘PEACH EYES’, PURPLE LAKE’, ‘SUNBURN’ 등 8곡을 선보였다. ■ X세대와 MZ세대를 아우른 공연 …체리필터·새소년, 카더가든·진저 루트 오후 6시 메인 무대 ‘KB국민카드 스테이지’에는 4인조 락 그룹 ‘체리필터’가 무대에 올라 열기를 최고조로 뜨겁게 달궜다.  메인보컬 조유진이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이물질’을 부르면서 무대를 순식간에 압도했다. 이어 대표곡인 ‘오리날다’, ‘피아니시모’, ‘해피데이’, ‘내 안의 폐허에 닿아’, ‘여신의 나무’, ‘낭만고양이’ 등 친숙한 유명곡들을 잇따라 불렀다.  체리필터의 음율에 맞춰 관객은 물론, 자원봉사자들까지 광장으로 몰려 음악에 취해 몸을 흔들며 가수와 호흡했다. 무대 위에서 흩뿌려지는 물분사도 관객들의 열기를 식히기엔 부족했다. 조유진은 자신을 향해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관객들에게 “이렇게 영상을 찍으면 얼굴이 붉게 나오는 것 아니냐”고 물으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마지막곡으로 ‘달빛소년’을 부르자 많은 관객들이 같이 노래를 부르며 마지막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특히 관객들이 환호하며 앵콜을 외치자 부족한 시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곡으로 ‘낭만고양이’를 다시 불렀다. 오후 6시50분께 이어진 서브 무대는 ‘카더가든(Car the Garden)’이 이끌었다. 감미로운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무대를 중심으로 관객들이 몰려 천천히 리듬을 탄다. ‘나무’ 노래가 시작하자 관객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보컬 차정원의 ‘그대 춤을 추는 나무 같아요’ 가사를 따라 부르며 손을 좌우로 흔든다. 카더가든의 편안한 기타 연주와 경쾌한 드럼소리, 감미로운 보컬은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음악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관객들은 머리카락부터 티셔츠 등 흠뻑 젖어있는 상태지만 몸을 쉬지 않고 그루브를 탄다. 이날 카더가든은 ‘Davi’, ‘Tallguy’,’Diamond’, ‘Little By Little’, ‘섬으로 가요’, ‘꿈을 꿨어요’, ‘나무’, ‘우리의 밤을 외워요’ 등 14곡을 소화했다. 새소년은 오후 7시40분부터 메인 무대에 오르자마자 강렬한 음률을 쏟아내며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행사장을 뜨겁게 달궈냈다. 보컬 황소윤은 “작년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때는 밝을 때 왔는데, 이젠 해가 졌을 때 무대에 올랐다”며 “그만큼 새소년이 성장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마지막을 달려가는 펜타포트를 아쉬워하며 관객들은 새소년 무대에 더욱 집중한다. 무대 앞 어둠이 짙어지면서 흐느끼는 듯한 황소윤의 목소리가 녹아든다.   드럼 소리가 심장을 울리는 ‘Athena’가 시작하자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이날 새소년은 ‘joke!’, ‘덩’, ‘엉’, ‘이방인’, ‘집에’, ‘난춘’, ‘Athena’, ‘이’, ‘파도’, ‘Kidd’, ‘NOW’ 등 1시간 동안 무려 15곡을 쏟아냈다. 미공개곡인 ‘KKJ’를 선보이기도 했다. 공연이 이어지는 동안 관객들은 깃발을 중심으로 돌고, 처음 만난 이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앞뒤로 몸을 흔들기도 했다. 뒷쪽 관객들은 ‘떼창’ 소리를 반주 삼아 자리에 앉아 노를 젓기도 했다. 새소년은 보컬 황소윤의 중성적인 음색과 가창력, 그리고 화려한 기타 퍼포먼스와 무대 장악력까지 완벽한 무대를 꾸며냈다. 음원보다 더욱 뛰어난 라이브는 물론, 무대에 누워 엉덩이를 하늘로 치켜 든 채 신들린 기타 연주로 화답한다. 마지막 곡인 ‘긴꿈’이 끝나고 무대에는 불이 꺼졌지만, “앵콜”을 외치는 목소리는 이어진다. 다시 무대에 돌아온 새소년은 ‘자유’로 광란의 무대를 마무리했다.  오후 8시40분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무신사 스테이지의 마지막 무대 헤드라이너로 미국의 3인조 인디밴드 진저루트(Ginger Root)가 등장했다. 진저루트의 레트로한 시티팝이 울려 퍼지자 관중들은 야광봉을 흔들며 마지막 공연을 마음껏 즐겼다.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일본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의 오프닝 음악인 ‘소년이여 신화가 되어라’를 리믹스해 선보이자 관객들은 열광했다. 특히 진저루트는 곡 중간 중간 80년대 일본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익살스러운 영상을 상영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전원식씨(23)는 “춤을 추고 싶어지는 음악”이라고 말했다. 이날 진저루트는 ‘City Slicker’, ‘Entertainment’, ‘Karaoke’, ‘Holy Hell’, ‘Over the Hill’, ‘Nisemono’ 등 12곡을 선보였다. ■ 세월을 노래하는 ‘한국 락 전설’의 귀환…김창완 밴드 2023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헤드라이너는 ‘지지 않는 락 밴드' 산울림의 김창완이 만든 김창완 밴드. 김창완 밴드는 이날 1970년대부터 현재를 함께 아우르는 노래를 불렀다. 김창완 밴드가 선보인 ‘구성진’ 락 음악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관객들의 마음을 휘어 잡았다. 공연 시작 전인 리허설 때부터 무대 앞에서 자리를 잡고 떠날 줄 모르는 관객들은 무대에 조명이 꺼지자 마자 고함을 지르며 ‘김창완’을 외치기도 했다.  첫 곡인 ‘문 좀 열어줘’의 반주가 시작되자마자 사람들끼리 서로 껴안고 무대 중앙을 돌기 시작한다. 또다시 관객 중 일부가 제자리에서 펄쩍 뛰자 다른 사람들도 이내 따라서 제자리 뛰기를 시작한다. 공간에 여유가 있는 한쪽에서는 수백명이 자리에 앉아 머리 위로 조명을 킨 휴대전화를 손에 든 채 선율에 호응한다. 김창완 밴드는 관객들의 환호와 함성을 가득 담아 ‘불꽃놀이’, ‘아니벌써’, ‘무지개’,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등 주옥 같은 노래 13곡을 선보였다. 공연의 피날레는 해금의 명인으로 불리는 안은경과 합을 맞췄다. 김창완은 “세계적인 락 음악의 축제에 이렇게 초대를 받을 수 있어 기쁜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락 음악이 더욱 세계에서 빛나는 음악으로 꽃 피울 수 있도록 힘이 닿을 때까지 노래를 부르겠다”면서 올해 인천펜타포트 락 펜타포트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2023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이모저모 ■ 맛집으로 가득한 F&B…사전 예약에 대기줄 없고, 바가지 요금도 근절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행사장의 식음료(F&B) 부스에는 모두 20여개의 ‘맛집’ 업체가 입점, 관람객들의 입을 즐겁게 했다. 김치말이냉국수(김말국)으로 유명한 깡치네는 이번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기간에 많은 관람객들이 찾았다. 이 부스는 지난 5일엔 일찌감치 준비한 재료가 소진, 매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와 함께 새우까레우동 왕문어버터구이나 코너피자조인트 버닝하트, 텍사스독스, 도쿄가츠, 자이언트, 화남트럭, 럭셔리베어 스물여덟감자, 새우시장 등 전국의 맛집이 줄줄이 관람객들을 만났다. 베트남 노점식당과 피자&파스타, 위키스마일와사바리, 키키, 하하푸드, 트리플럭키(다코야키), 트리플럭키(닭강정) 미카엘셰프젤렌도 등도 많은 관람객들이 찾았다. 이 밖에 디거스커피와 커피위드인, 빙고, 나이스타임, 바이두부 등도 붐볐다. 특히 이번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는 그동안 많은 행사장에서 음식 등을 사려고 기다리던 줄이 사라진 점도 눈에 띈다. 사전에 ‘퀸즈 스마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음식과 음료 주문을 해둔 뒤, 예약 시간에 맞춰 찾아가는 시스템 탓이다. 이 곳에서 만난 서현진씨(28)는 “앱으로 미리 5가지 음식을 주문해놓고 한꺼번에 찾기만 하다보니 음식 코너마다 계속 줄서서 기다릴 일이 없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더운 날씨에 대기 시간 없이 원하는 음식을 바로 받을 수 있어 너무 획기적”이라며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더 많은 행사장에서 도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는 바가지 요금도 찾아보지 못했다. 이미 모든 식음료 가격과 사진 등이 사전에 공개했기 때문이다. 이상원씨(28)는 “매번 행사장에서 파는 음식들은 맛이나 양에 비해 가격만 턱없이 비쌌는데, 이번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는 가격이 적당해 부담도 줄고 좋았다”고 말했다. ■ 다회용기 사용으로 친환경 축제 우뚝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행사장의 식음료(F&B) 부스에서는 모든 음식을 다회용기에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1회용품을 없애는 노력을 벌이는 등 친환경 축제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릇은 물론 컵, 숟가락, 포크까지 모두 다회용기를 사용한다. 관객들은 음식을 먹은 후, 반납소에 가서 음식물을 분리수거 한 뒤 용기만 반납하고 있다. 이날 반납소 앞에서 만난 김소현씨(28)는 “1회용 쓰레기가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너무 편하다”며 “다른 모든 축제에서도 다회용기 사용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임에코(i’m eco)는 이번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총 14만개의 다회용품을 투입했으며, 공연장 안에 용기 반납소 4곳도 설치했다. 아임에코는 이번 축제에서 다회용기 사용을 통해 5~6t의 1회용품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정희씨(27)는 “평소에도 환경에 관심이 많아 1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있는데, 축제 현장에서도 1회용품을 쓰지 않을 수 있어 뿌듯하다”고 했다. 아임에코 관계자는 “1회용품 쓰레기가 대량으로 생기는 공연장에서 앞장서 다회용기를 사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회용기 사용이라는 공감대를 공연 문화에 퍼뜨려 환경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안전이 최우선…금속탐지기로 흉기 반입 ‘0’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행사장 입구에서는 경호·경비 직원들이 금속탐지기 등을 동원, 관람객들의 꼼꼼한 검문 검색이 이어졌다. 1차로 해당 날짜에 맞는 티켓 확인 등 전반적인 검색이 이뤄지고, 2차로는 반입금지 물품을 걸러내기 위한 소지품 검사가 이뤄졌다. 특히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소지품 검사 등을 통해 흉기가 될 수 있는 물품과 반려동물, 그리고 위험 물품 등을 모두 골라냈다.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행사장에 매일 수만명의 불특정 다수의 많은 인파가 몰린 만큼, 만약을 대비해 각종 범죄 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날도 경호·경비 직원 7명이 출입구에서 금속탐지기를 이용해 흉기 등의 반입 여부에 대해 꼼꼼히 확인했다. 앞서 주최측은 이 같은 반입금지 물품 등에 대해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지해왔다. 한 관계자는 “일부 관람객들은 반입금지 물품에 대한 불평 불만이 있지만, 안전한 행사를 위해선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행사 끝날 때까지 안전한 행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락은 가족과 함께…텐트존 인파 가득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행사장의 텐트존에는 온 가족이 함께 텐트를 쳐 놓고 쉬면서 멀리서 들려오는 락 음악을 즐기기도 했다. 프리 쉘터 존(Free Shelter Zone)의 잔디밭에는 각자 가져온 형형색색의 텐트와 각종 캠핑 용품으로 가득했다. 관람객들은 뜨거운 태양빛 아래에서도 캠핑 의자에 앉아 음료을 마시고 음식을 먹는 등 여유를 즐기기도 했다.  이 곳에서 만난 한 임창만씨(69)는 “너무 락을 좋아한다. 드럼과 기타소리를 들으면 피가 끓어오르고 젋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옆에 F&B 존에 맛있는 음식까지 있어서 금상첨화”라며 “딸과 같이 텐트를 들고왔더니, 마치 공연장으로 캠핑 온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인근 또 다른 텐트존엔 250여개의 텐트가 줄 지어있고, 관람객들이 무대 공연을 즐기고 돌아와 쉬고 있다. 텐트 위에는 공연장에서 물 대포에 흠뻑 젖은 옷을 말려놓기도 했다. 이수진씨(28)는 “부모님과 동생까지 가족 4명이 모두 왔는데, 더운 날씨 탓에 부모님이 쉬실 수 있도록 텐트존을 잡았다”며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행사장으로 신나게 락을 즐길 수 있는 가족 여름 휴가를 온 것 같아 너무 좋다”고 말했다.

불볕더위 날린 ‘락 스피릿’… 세계인이 열광 [2023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1년을 살아내는 기적 같은 힘 입니다” 인생의 절정인 청춘을 닮은 ‘2023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고 마무리했다. 관객들은  유례 없는 불볕더위 속에서도 멈출 수 없는 락의 열기를 내뿜으며 일상의 해방을 만끽했다. 인천시가 주최하고 인천관광공사와 경기일보가 공동주관하는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지난 4일부터 3일 동안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을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무지개 빛으로 물들였다. 4일 5만명을 시작으로 5일 5만5천명, 6일 4만명 등 15만여명이 송도달빛축제공원을 찾아 자유와 해방, 평화를 외치는 ‘락 스피릿’에 흠뻑 빠져들었다. 특히 이번 행사는 규모 뿐 아니라, 시대를 아우르는 아티스트 섭외와 철저한 사전 준비 등으로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올해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풍성한 라인업으로 관객들의 호응을 받았다. 4~6일 헤드라이너로 각각 나선 엘르가든(ELLEGARDEN)과 더 스트록스(THE STROKES), 김창완 밴드 모두 1990~2000년대 초반에서 197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유명 ‘락 스타’들이다. 관객들은 이들의 대표곡을 함께 따라 부르는 ‘떼창’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어 MZ세대들의 ‘락 문화’를 이끄는 이승윤·새소년·실리카겔 등과 다양한 음악을 노래하는 죠지·박소은 등은 세대를 아우르는 화합을 연주했다. 또 해외의 다양한 아티스트인 키린지(KIRINJI), 히츠진분카구(hitsujibungaku), 옥토보케비버(Otoboke Beaver) 등도 특색있는 무대를 선보였다.  또 ‘펜타 슈퍼루키’에서 TOP6에 오른 신예 아티스트인 더 픽스(THE FIX)·김늑 등까지 총 54개 팀이 무대에 올라 다양한 공연을 했다.  여기에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서브 스테이지 앞에 ‘배리어 프리존’을 마련, 장애인들과 비장애인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장벽 없는 문화 축제를 만들었다. 또 무신사는 슈퍼루키들의 무대를 펼치는 ‘무신사 스테이지’를 운영,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앞서 지난 4일 열린 개막식에서는 유정복 인천시장을 비롯해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 백현 인천관광공사 사장, 신항철 경기일보 대표이사 회장이 자리했다. 개막식에는 불꽃놀이를 연상하게 하는 ‘불꽃 드론쇼’가 펼쳐져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유 시장은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관객들과 시민 모두에게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리고 재충전의 시간이 되었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음악 축제로 나아가 세계에서 인정받는 최대 음악 축제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총 12대의 냉방버스를 운영하고, 행사장 곳곳에 그늘막과 분무형 선풍기 등을 마련해 더위를 식혔다. 또 소방과 경찰, 경호·의료 등 500여명이 넘는 인력을 배치하고, 피크닉 존과 캠핑 존, 프리쉘터 존 등으로 구역을 나눠 체계적으로 동선을 구성해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꿈의 무대 선 ‘슈퍼루키’… 열정만큼 화끈한 공연 꿈의 무대 ‘2023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선 슈퍼루키들은 열정만큼이나 화끈한 무대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2023 펜타 슈퍼루키’ 경연에서 TOP6에 오른 더 픽스(THE FIX), 김늑, cotoba, 초록불꽃소년단, 크랙베리, 모스크바서핑클럽 등 6개팀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23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참여해 기량을 뽐냈다. 1일차인 4일 써드 무대 무신사 스테이지에는 초록불꽃소년단과 cotoba가 관객들을 만났다. 초록불꽃소년단은 경쾌한 펑크 음악과 센스 있는 무대 매너로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초록불꽃소년단 보컬 조기철은 “펜타포트 무대에 서기까지 10년이 걸렸다”며 “지금, 이 순간 우리 모두가 청춘”이라고 했다. 이어 슈퍼루키에서 은상을 받은 cotoba는 ‘계획된 자유’, ‘kyrie’, ‘소멸의 소실’, ‘reyn’ 등으로 현란한 밴드 음악을 선보였다. 축제 2일차인 5일에는 크랙베리와 김늑이 화끈한 무대를 선사했다. 헤비 메탈 밴드 크랙베리는 경쾌한 드럼, 하늘을 찌를 듯한 고음을 내지르며 관객들을 쉬지 못하게 했다. 크랙베리 보컬 송명섭은 “펜타포트는 명성답게 뜨겁다”며 “피가 끓을 정도로 화끈하게 즐기자”며 객석을 달궜다. 이어 등장한 김늑은 대표곡인 ‘strawberry’를 비롯해 미발매 곡인 ‘메리꽃핀스’, ‘I think’와 ‘명치’ 등 7곳을 쏟아냈다. 마지막 날인 6일은 슈퍼루키에서 대상을 차지한 더 픽스와 모스크바서핑클럽이 무신사 무대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 1번째 무대에 오른 모스크바서핑클럽 리더 정기훈은 “가장 뜨거운 날에 자리를 함께 해 줘 고맙다”며 “더운 날씨일수록 락에 관심을 갖고, 이 순간 만큼은 즐기자”고 외쳤다. 더 픽스는 화려한 퍼포먼스와 파워풀한 헤비메탈 음악으로 관객들을 열광하게 했다. 더 픽스 리더 린지는 “우리의 첫 페스티벌 데뷔,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고 외쳤다. 린지는 “밴드 결성 당시 목표로 한 펜타포트 무대에 섰다”며 “무대 위 순간순간이 빠짐없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경찰서 진술녹화실서 혼자 있던 피의자 벽시계 깨뜨려 자해

경찰서 진술녹화실에 홀로 있던 피의자가 벽시계를 깨뜨려 자해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4일 인천경찰청과 논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3시10분께 논현서 내 진술녹화실에서 특수협박 혐의로 긴급 체포한 60대 남성 A씨가 자해했다. A씨는 경찰이 녹화실에서 자리를 비운 사이 벽에 걸려있던 시계의 유리를 깨뜨려 유리조각으로 목을 긋는 자해를 했다. 그는 경찰의 신고로 도착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30분간 치료를 마치고 다시 경찰서 유치장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앞서 A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전 연인의 직장으로 흉기를 들고 찾아가 “같이 죽자”며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체포한 피의자를 조사실에 홀로 방치한 것은 어떤 이유든 잘못한 것은 맞다”면서도 “찰과상 수준의 부상을 입었으며, 앞으로는 어떤 경우든 같은 사례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일선 경찰서 조사실에 자해 등에 사용할 위험한 물건이 있는지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며 “확인이 끝나는대로 모두 교체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불황에 손님 뚝… 인천지역 귀금속업계 시름

“귀금속 매장은 관리비며 유지비, 임대료 등 전반적인 운영비가 일반 매장에 2배 이상이 들지만 손님은 전혀 없어요.” 3일 오후 1시께 인천 부평역 인근의 한 귀금속 도매점. 7개 매장이 모여 상권을 이룬 이 곳은 제법 큰 규모임에도 각 매장에서 발견된 손님은 1~2명에 그쳤다. 가뭄에 콩나듯 매장을 방문한 이들마저도 10여분을 둘러본 뒤 어떠한 구매 없이 매장을 떠났다. 상인 이상미씨(42·여)는 “코로나19 확산 때부터 손님이 크게 줄더니 전혀 회복이 안된다”며 “경기 불황까지 덮치면서 이젠 손님 구경도 하기 힘들 정도”라고 토로했다. 같은 시각 연수구 송도동의 한 귀금속 거래소. 귀금속 매장들이 손님이 없어 아예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상인 조이경씨(52·여)는 “매출은 바닥을 치는데, 한탕주의 범죄에 대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보안 등 유지비용이 많이 든다”며 “조만간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인천지역 귀금속 업계가 경기 불황과 운영비 상승 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날 귀금속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을 비롯한 귀금속을 사거나 파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어지면서 상인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인들은 글로벌 경제 불황으로 인해 고가인 귀금속에 대한 거래 자체가 줄어든 데다, 최근 전국적인 저출산 분위기와 결혼을 앞둔 청년들의 예물 간소화 분위기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특히 귀금속 매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일반 매장보다 고정 비용이 많이 지출되는 상황도 상인들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여기에 인천시가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내놓는 지원책도 이들에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경영 개선 및 교육 컨설팅 등의 지원은 귀금속 업계엔 크게 도움을 주지 못하는 탓이다. 신현철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 인천지부 사무장은 “많은 귀금속 상인들이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곳곳에서 문을 닫고 있다”며 “업종 성격 상 상인회 등에 가입하지 않다보니, 이를 통한 지원도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귀금속 업계까지 고려한 정책을 추진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귀금속 업계 등을 위해 경영안전자금 대출을 늘리는 등 지원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친환경차 도입 난리치더니”...인천 공공기관 전기차 애물단지 전락

“완충해도 고작 120㎞ 밖에 못 갑니다. 장거리 출장 때는 그냥 제 차로 갑니다.” 인천의 한 공공기관 직원 A씨(32·여)는 출장이 있을 때마다 버릇처럼 내비게이션을 통해 거리를 계산한다. 고작 6년밖에 안 지난 전기차지만, 이미 배터리 성능이 떨어져 주행거리가 짧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출장길에 충전을 하느라 여려 차례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인천지역 공공기관들이 전기차 도입 이후 배터리 성능 저하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중앙 정부의 친환경차의 관용차 도입 정책에 의해 인천지역 지자체를 비롯한 공공기관들은 전기차를 도입했다. 최근 3년간 시와 10개 군·구, 공사·공단 및 출자·출연기관 등이 구입한 전기차는 201대에 이른다. 그러나 이들 전기차들의  배터리의 성능이 떨어져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주행거리 반토막에 활용도가 낮고, 내용 연수는 9년이라 매각도 못하기 때문이다. 공공기관들이 새 전기차를 구입할 당시 최대 주행거리가 250㎞까지 가능했지만, 5~6년이 지난 뒤부터는 120㎞대로 주행거리가 절반 수준까지 줄어들고 있다. 관용차는 평소 주행 횟수와 거리가 많은데다, 공공기관 대부분 충전을 오랫동안 해두는 방식이다보니 배터리의 성능 저하가 심해진 것이다. 특히 배터리를 교환하고 싶어도 비용이 최대 2천여만원에 육박해 쉽게 교환하지 못하는 등 수리에도 애를 먹고 있다.  이런데도 조달청은 전기차의 배터리 등 부품에 대한 내용 연수(사용 가능 기간)를 8년으로 지정해 놓고 있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들은 전기차를 매각하지도 못하고 주차장에 세워놓기 일쑤다. 한 구 관계자는 “요즘 나온 전기차나 내용 연수기간이 8년까지 가능하지, 초창기에 산 전기차는 5년도 채 타지 못한다”고 하소연 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전기 관용차는 평소 관리가 중요하지만, 무조건 도입부터 하다보니 이 같은 배터리 성능저하로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기차가 5~6년만에 중고차로 시장에 버려지는 등 예산낭비가 없도록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가솔린 및 디젤을 쓰는 일반 관용차와 달리 전기차는 배터리 문제로 활용도가 낮다는 의견들이 많다”며 “특히 구형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성능이 더 떨어져 교체하도록 관련 지침 등을 마련하겠다. 최근 나온 전기차의 경우 그래도 성능이 좋아 앞으로 점차 이 같은 문제가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