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 경찰에 신고…구속, 민심 혼란 등 파문 일자 구명운동 나서
공천헌금을 건네려던 이기수(61) 전 경기도 여주군수를 경찰에 신고한 한나라당 이범관(67) 의원이 재판에 넘겨진 이 전 군수의 구명에 발벗고 나서 눈길을 끈다.
이 의원은 지난달 자신에게 2억원의 공천헌금을 전달하려다 현행범으로 체포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이 전 군수를 위해 법원과 검찰에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백방으로 구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불법행위의 공범이 될 수 없어 20여년간 알고 지낸 고향 후배인 이 전 군수를 신고까지 하게 됐지만, 오랜 공직생활을 성실히 수행해온 그이기에 선처를 바란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신고 후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후배가 구속까지 되자 당혹해 하면서 심적으로 괴로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마음에서 이 의원은 구치소에 수감된 이 전 군수를 두 차례나 면회하고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의원을 보좌하는 문재웅 비서관은 20일 "이 전 군수가 돈을 돌려받지 않으려고 하는 바람에 보좌진이 신고를 하게 돼 일이 커졌지만 의원님의 뜻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구명운동에 나서게 된 데는 후배를 향한 이 의원의 이 같은 심정이 작용했지만 일각에선 '돈만 돌려주면 되지 신고까지 한 것은 너무했다'는 지역의 일부 민심도 작용한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여주에서 태어난 이 의원은 대검 공안부장, 인천지검장, 서울지검장, 광주고검장을 지낸 검사 출신으로 2008년 제18대 총선 때 여주·이천 지역구에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이 전 군수도 처음엔 당 운영 경비라며 혐의를 부인하다가 지금은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선처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 측은 "이번 일이 잘못된 정치풍토의 산물인 공천헌금 관행을 근절하고 선거문화를 바로잡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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