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 집단대출 옥죄기… 무더기 입주 포기 ‘시한폭탄’

LH, 지난해 분양 수원 호매실 B2블록·시흥은계 B2블록 등
도내 5개 공공분양아파트 단지 대출 은행 못찾아 ‘초비상’

지난해 하반기부터 꽉 막힌 은행권의 국민주택 중도금 집단대출 문제(본보 2016년10월28일자 1면)가 새해까지 이어지면서 계약자들이 크게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런 사이 대출 이자가 최대 2% 포인트 넘게 올라 계약자들의 부담이 날로 가중되는 등 입주 포기 우려사태마져 가시화되고 있다.

 

7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지역본부와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LH가 지난해 분양한 수원 호매실 B2블록, 시흥은계 B2블록 등 경기도 내 5개 공공분양아파트 단지는 이날 현재까지 집단대출 은행을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회차 중도금 대출이 넉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1·2금융권을 넘어 3금융권까지 대출상담에 나서고 있지만, 대출 취급은행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LH는 지난해 말 정부의 집단대출 규제 강화 이후 곧바로 중도금 납기기한을 연장하는 한편 중도금 비율을 최소화하거나 중도금 전액을 잔금일자로 맞추는 등 여러 대책을 강구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이 본격화 되면서 금융당국이 연간 대출 한도가 초과됐는다는 이유 등을 들어 대출을 꺼렸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아파트 집단대출 옥죄기가 연초에도 계속되면서 초비상 상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은행들이 중도금 대출 이자를 연 4%를 넘어 5%대까지 요구하면서 LH와 공공분양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2%대에 불과했던 이자가 2% 포인트 넘게 높아지면서 일각에서는 ‘중도금 대출 이자 폭탄’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LH는 현재 협약은행을 계속 물색하고 있지만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의 여신심사를 강화된데다 LH 중도금은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줘야 하는 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LH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없이 금리입찰 방식으로 협약은행을 선정하는데 최근 수차례 입찰 공고에도 불구하고 선뜻 나서는 은행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령 대출 은행을 찾는다 해도 높아진 금리 때문에 진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LH 공공분양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입주예정자들은 예상치 못한 암초에 애를 태우고 있다. LH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LH 공공분양아파트 자체가 무주택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은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 내집 마련의 꿈 실현에도 불구,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할 경우 분양을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LH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중도금 은행을 구해도 금리 때문에 계약자들이 수긍할지 걱정”이라며 “집단대출을 조일수록 서민들의 내집 마련만 어려워지는데 현재로서는 은행이 갑(甲) 중의 갑이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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