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경력단절여성 53만명 여성 근로자 5명 중 1명꼴
재취업 해도 거의 임시직
경기도내 여성 근로자 5명 중 1명은 결혼과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여성들은 경력단절을 막고자 출산을 꺼리면서 지난해 출생아 수가 역대 최저를 기록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26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경력단절여성은 지난해 기준 53만1천 명으로 도내 15~54세 기혼여성 244만4천 명의 21%를 차지하는 수치다.
최근 도내 기혼여성 대비 경력단절여성의 비율도 2015년 23%, 2014년 24%, 2013년 23%로 20% 초반을 유지하면서 여성 5명 중 1명은 경력단절을 경험하는 상황이다.
여성의 경력단절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각종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년째 경력단절 문제가 지속되면서 여성 근로자들에게 ‘결혼=퇴사’라는 인식이 팽배한 실정이다.
실제 최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6년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전국의 경력단절여성 중 80%가 결혼과 임신ㆍ출산을 경력단절의 이유로 선택했다. 결혼이 40.4%로 가장 많았고 임신ㆍ출산 38.3%, 가족구성원 돌봄 12.9%, 미취학 자녀 양육 6.9%, 취학자녀 교육 1.5% 등으로 뒤를 이었다.
수년간 경력이 단절된 후 재취업을 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경력단절여성들이 할 수 있는 전문직 일자리는 거의 없는 수준이며 대부분이 낮은 임금을 받는 임시직을 전전하고 있다. 여성가족부의 조사에 따르면 경력단절 여성들은 퇴직 당시 월평균 173만 원가량의 임금을 받았지만 경력단절 후 재취업한 일자리에서는 27만 원가량 줄어든 평균 146만 원을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여성 근로자들은 경력단절을 피하고자 결혼과 출산 자체를 꺼리는 상황이다. 지난 22일 통계청은 지난해 출생아 수가 40만 6천300명으로 전년도(43만8천400명)보다 7.3% 감소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도 1.17명으로 2009년(1.149명) 이후 가장 낮았다. 경기도의 합계출산율도 평균을 웃도는 1.19명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성근로자들이 사업장에서 결혼과 출산에 얽매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근본적인 경력단절 예방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이 확충되고 장시간 근로문화가 사라지는 등 일ㆍ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문화 조성이 여성의 경력단절을 해소하는 첫걸음”이라며 “정부는 정책적으로 제도를 정비하고 동시에 기업들은 기업문화를 바꾸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진경ㆍ허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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