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호명한 5人에 포함
유공자 인정 여부 관심… 보훈처 “억울함 없게 재검토”
일제시대 독립운동을 펼치고도 제대로 된 예우를 못 받고 있어 논란이 됐던 故 김용관 선생(본보 7월11일자 1면)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호명한 ‘독립운동가 5인’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독립운동 성격 불분명’이라는 모호한 이유로 외면을 받아 온 김용관 선생 등 ‘대한민국 광복’에 앞장서고도 잊혀졌던 인물들에 대한 독립유공자 인정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일 청와대와 국가보훈처 등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제72회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독립운동가 5인을 직접 언급하며 순국선열들의 넋을 기렸다. 이날 문 대통령은 “광복은 항일의병에서 광복군까지 애국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이 흘린 피의 대가였다”며 “직업도, 성별도, 나이의 구분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의사 이태준 선생과 기자 장덕준 선생, ‘독립운동가의 어머니’로 불렸던 남자현 여사, 영화감독 나운규 선생, 그리고 과학자 김용관 선생의 이름을 언급했다.
이 가운데 과학자 김용관 선생은 발명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선 독립운동가로 꼽히고 있음에도 불구, 5인 중 유일하게 국가보훈처가 지정한 독립유공자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국가보훈처의 ‘독립유공자 공적심사’에서 ‘독립운동 성격 불분명’이라는 사유로 매번 탈락해서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독립유공자 처우 개선을 앞두고 대통령이 국가보훈처를 비롯한 관계부처에 던진 일련의 메시지라고 보면 된다”면서 “김용관 선생을 비롯해 독립운동을 펼치고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인물들을 발굴해 합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용관 선생의 후손들은 수년 동안 자료를 모아 국가보훈처에 제출했으나 조선물산장려회 등을 독립운동단체로 볼 수 없고, 수감 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인정을 받지 못했다. 반면 이태준ㆍ장덕준ㆍ나운규 선생과 남자현 여사 등은 국가보훈처가 매달 지정하는 ‘이달의 독립유공자’에도 선정되는 등 업적을 제대로 인정받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만큼 김용관 선생을 필두로 그동안 억울하게 독립유공자 인정을 받지 못했던 인물들에 대한 발굴 작업이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환 수원대학교 사학과 교수는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다는 것 자체가 해당 인물에 대한 충분한 사전 조사가 이뤄졌다는 방증”이라며 “이같이 억울하게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한 인물들을 발굴하는 사업을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국가보훈처도 김용관 선생을 비롯해 독립유공자 인정을 받지 못한 인물들에 대한 재검토에 돌입할 뜻을 내비쳤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증빙자료 등 현재 기준이 너무 높다는 지적에 따라 전면적인 재검토 작업에 돌입했다”며 “더 이상 억울하게 방치되는 독립운동가들이 없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규태ㆍ유병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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