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교류 中·美·日 편중… 사드·위안부 터지자 속수무책

턱없이 부족한 외교역량, 멀기만 한 글로벌 시티 上
국제정세에 따라 마비 사태 속출 다양한 국가와 활발한 교류 필요

경기도 내 시ㆍ군들이 세계 200여 개 지역과 활발한 국제교류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 중 70% 이상이 중국과 미국 등 일부 국가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사드 배치와 북한 핵미사일, 위안부 등 국가 간 갈등이 빚어질 때마다 시ㆍ군 국제교류가 줄줄이 중단,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국제교류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1일 경기도와 시ㆍ군에 따르면 도내 31개 시ㆍ군들은 총 28개국 201개 지역과의 국제교류(자매결연 112건, 우호협력 89건)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200건이 넘는 국제교류 중 대부분이 중국과 미국 등 일부 국가에만 편중된 상황이다.

 

시ㆍ군들의 교류현황을 지역별로 분석한 결과, 중국은 도내 모든 시ㆍ군과 자매결연 혹은 우호협력을 체결하면서 총 74건의 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평택시의 경우 중국 길림성 용정시, 요녕성 영구시ㆍ대련시, 산동성 청도시ㆍ영성시, 강소성 연운항시, 하북성 진황도시 등 15개 지역과 교류를 실시하고 있다.

 

중국에 이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는 미국(29건)이었으며, 그 뒤로는 일본(25), 베트남(11), 러시아(9)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이들 상위 5개국과의 국제교류 건수는 총 153건으로 전체의 76%를 차지, 쏠림현상이 극심한 상황이다.

 

결국 사드배치와 북한 핵미사일 등 국가 간 갈등이 발생할 경우 다른 국가와의 교류에 대비하지 않은 시ㆍ군들은 속수무책으로 국제교류에 손을 놓게 되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해부터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인해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되자 중국에만 의존하던 도내 국제교류는 상당수 중단된 상태다.

 

지난 2008년부터 중국과 교류한 화성시의 경우 사드 사태 이후 국제 교류가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화성시는 국제교류 5건 추진했으나 이 중 3건이 중국 강소성 오강구, 산동성 위해시, 하북성 형대시로 중국 비중도가 높은 상황이다.

 

광주시 역시 중국 쯔보시와 매년 1회씩 문화행사 교류 등을 해왔지만 사드로 인해 중국의 냉대한 반응이 전해져오다 결국 지난해 7월부터 교류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고카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이천시의 경우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계속되면서 청소년 교류가 끊긴 상태다. 고카시 측은 최근 학생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에 대한 일본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심하다는 이유로 올해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처럼 시ㆍ군들의 교류가 특정 국가에 편중되면서 국가간 갈등이 도내 교류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만일 갈등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교류 전체가 마비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국제화 시대에 교류중단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해주고 시ㆍ군들이 지속적으로 외교역량을 쌓기 위해서는 다각화 된 국제교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윤종빈 명지대 외교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특정 국가만을 대상으로 하는 관계는 결국 좁은 외교에 그칠 수 밖에 없으며 국제정세에 따라 너무 쉽게 휘청거리게 된다”면서 “인접국과만 교류할 것이 아니라 장거리, 다른 문화, 낯선 환경 등의 장벽에 두려워하지 말고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국가와의 관계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진경ㆍ수습 정금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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