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하니…” 대부분 보여주기식 교류

턱없이 부족한 외교역량, 멀기만 한 글로벌 시티 中
타지역 의식 전시행정 일삼아 학생교류, 평균 10명에만 기회
“시민 삶에 실질적인 도움돼야”

경기도내 시ㆍ군들이 ‘글로벌 시티’를 꿈꾸며 다양한 국제교류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지역 특색은커녕 일회성에 그치는 교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31개 시ㆍ군에서는 지난 1989년 평택시와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시의 우호협력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28개국 201개 지역과의 국제교류(자매결연 112건, 우호협력 89건)가 추진되고 있다. 이들의 교류 내용을 분석해보면 ▲학생교류 ▲공무원교류 ▲스포츠교류 ▲문화교류 ▲자원봉사 등 민간교류 ▲경제교류 ▲역사교류 등 방면에서의 교류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류가 지역의 특징을 살리지 못하고 ‘타 시ㆍ군이 하니 우리도 해야 한다’라는 식의 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31개 시ㆍ군 중 23곳에서 실시되고 있는 ‘학생교류’다.

현재 학생교류는 관내 청소년들에게 교류를 체결한 해외 지역의 대학교에서 단기간 어학연수의 기회를 제공하거나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일반 가정에서 홈스테이 등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도내에서 추진되고 있는 학생교류를 보면 평균 기간이 1~2주에 불과한데다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매년 채 10명이 되지 않는 학생들에게만 기회가 돌아가는 실정이다. 도내 A시 관계자는 “학생교류를 하지 않으면 타 지자체는 있는데 왜 우리시는 그런 기회가 없느냐는 불만이 나와 어쩔 수 없이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문화교류’ 역시 마찬가지다. 국가ㆍ지역 간 문화교류는 해당 지역의 전통문화를 알리거나 선진 문화를 배우면서 상호 이해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다주지만 현재 도내 시ㆍ군에서 추진 중인 문화교류는 마라톤 행사 참가와 같은 행사성 교류에 그치고 있다.

 

이로 인해 시ㆍ군들의 국제교류가 지역 간 끈끈한 유대관계로 발전하지 못하고 일회성으로 전락할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윤종빈 명지대 외교학과 교수는 “지금과 같은 국제교류는 지역 간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기보다는 보여주기식 행정에 그칠 수 있다”면서 “교류 횟수 등 단순히 수치상의 실적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시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외교를 위한 고민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진경ㆍ수습 정금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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