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교장 “자랑스러운 선수”…수원역 일대 시민들 “내일처럼 기쁘다”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 때보다 기쁩니다. 이대로 우승까지 해줬으면 좋겠어요.”
24일 오전 11시 정현 선수의 모교인 수원 삼일공업고등학교 교장실. 4강 진출을 놓고 펼쳐지는 정현 선수의 경기가 시작되자 긴장된 탓인지 학교 관계자와 테니스 부원 사이에서는 일순간 정적이 일었다. 이윽고 정현 선수와 테니스 샌드그렌 선수의 몇 차례 랠리가 이어지자 경기 내용을 보면서 환호성과 탄식이 이어졌다.
정현 선수가 첫 포인트를 따 내자 곳곳에서 “나이스 샷”, “좋았어”라며 함성과 박수갈채가 쏟아지는가 하면 테니스 샌드그렌 선수가 포인트를 따낼 때는 “아쉽다”라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치열한 공방 끝에 정현 선수가 1세트를 먼저 선점했을 때는 초강력 한파마저 주춤할 정도로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31차례의 백핸드 랠리가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테니스부 학생들이 손에 나는 땀을 연신 닦아내는 모습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숨을 죽인 채 기나긴 랠리를 지켜보던 학생들은 결국 정현이 포인트를 따 내자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며 정현 선배를 추켜세웠다.
오후 1시40분께 정현 선수의 4강 진출이 확정되자 학교 관계자들과 테니스부 학생들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학교가 떠나갈 듯 소리를 질렀다. 12년간 테니스를 배워온 심용준 테니스부 학생(19)은 “(정)현이형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꿈을 키워왔는데, 오늘 현이형의 모습이 너무 멋있다”며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일을 해준 현이형이 자랑스럽고 이참에 우승까지 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초등학생 때부터 정현 선수에게 테니스를 가르친 삼일공고 테니스부 이강훈 코치(38)는 “현이가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라며 “오늘 경기를 보니 이전보다 많이 성장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라고 감격해 했다.
이승주 코치(35) 역시 “정현 선수가 학교 후배라 너무 뿌듯하다. 지금 테니스를 배우는 학생들에게도 자부심과 열정을 심어준 셈”이라면서 “정현 선수 덕택에 대한민국에 테니스 붐이 일어날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어 김동수 삼일공업고 교장은 “또 정현 선수가 일을 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선수가 바로 정현이다”라며 “이번 4강 진출로 대한민국을 하나로 묶은 것은 물론 우리나라를 빛내는 자랑스러운 선수”라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삼일공고는 준결승이 열리는 오는 26일 재학생과 졸업생들로부터 참여 신청을 받아 학교 강당에서 다시 한 번 정현 선수의 승리 기원 응원전을 펼칠 계획이다.
김승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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