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3건 중 33건 충청 압도적... 19건은 경쟁없는 수의계약 선정
도내 업체 수주는 2개사 7건뿐, “살아남을 방법이 없다” 하소연
경기지역 가축전염병 살처분 작업 10건 중 9건 이상을 충청지역 업체가 독식(경기일보 8일자 1면)한 가운데 ‘가축매몰지 복원 사업’ 역시 충청지역 업체가 대부분 수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8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가축매몰지 복원 사업은 과거 조류인플루엔자(AI)나 구제역 등의 발생으로 살처분해 땅에 묻은 가축 사체를 파낸 뒤 오염된 토양을 복구하는 것이다. 통상 조성 후 3년이 지난 가축매몰지를 대상으로 한다.
현재 가축매몰지 복원 사업은 조달청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의 다수공급자계약(MASㆍMultiple Award Schedule) 시스템을 통해 계약이 진행된다. MAS 시스템상 1억원 미만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이뤄지고, 1억원 이상 사업은 발주처가 3개 이상 업체를 지명해 경쟁시키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날 조달청 조달정보개방포털을 통해 도내 가축매몰지 복원 사업 수주 현황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총 43건(59억6천250만원)의 사업이 발주된 것으로 확인됐고, 이 중 80%가량인 33건(46억4천868만원)을 충청지역 업체가 수주했다. 또 전체 43건 중 25건(16억1천424만원)은 1억 원 미만 사업이어서 수의계약으로 진행됐는데, 19건(12억3천111만원)을 충청지역 업체들이 수주했다. 지난해 도내 가축매몰지 복원 사업의 절반가량을 충청지역 업체가 아무 경쟁 없이 수의계약으로 수주한 것이다.
수의계약이 아닌 지명 경쟁입찰로 진행된 사업에서도 충청지역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긴 마찬가지다.
지난해 도내 가축매몰지 복원 사업을 가장 많이 수주한 업체는 충북 진천의 A업체로 총 12건(14억1천만원) 사업을 수주했으며, 수의계약으로 7건(4억4천만원), 경쟁입찰을 통해 5건(9억7천만원)을 수주했다. 이어 충남 부여 소재 B업체는 지난해 총 8건(13억4천만원)의 도내 가축매몰지 복원 사업을 수주, 수의계약 5건(4억2천만원)ㆍ 경쟁입찰 3건(9억2천만원)을 수주했다.
반면 경기지역 업체가 수주한 사업은 2개사 7건(8억360만원)에 불과하다.
경기지역 살처분업계 관계자는 “가축 전염병 발생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살처분 관련 업체들은 시ㆍ군에서 계획을 세워 추진하는 ‘매몰지 복원 사업’을 수주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서 “공무원들이 방역 지침상 긴급을 요구하는 사안도 아닌 매몰지 복원 사업까지 충청도 업체에 수의계약으로 몰아주면 도내 업체들은 살아남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 이호준ㆍ송우일ㆍ채태병ㆍ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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