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못한 환자·간호사들 “살려주세요”…긴박했던 이천 화재 현장

image
5일 오전 10시 20분께 이천시 관고동 한 병원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로 간호사와 환자 등 5명이 사망하고 44명이 부상을 입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감식반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5일 오전 10시17분께 이천시 관고동 학산빌딩에서 발생한 화재로 건물 내 투석병원의 환자와 간호사 등 5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당시 급박했던 대피 순간이 전해졌다.

해당 건물 1층 상점 주인 A씨(45)는 이날 “오전 10시15분께 어디선가 플라스틱 타는 냄새를 맡자마자 소방벨이 울렸다”며 “우리 매장에도 연기가 차오른 것을 보고 깜짝 놀라 건물 밖으로 나가봤더니 투석병원이 있는 4층에는 연기가 폴폴 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곧바로 건물 엘리베이터를 통해 팔에 투석 바늘이 꽂힌 2~3명의 환자들이 1층으로 내려왔다”며 “4층 깨진 유리창에는 미쳐 대피하지 못한 환자들이 간호사들과 함께 ‘살려달라’고 외치는 등 아비규환이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건물 4층 깨진 유리창문의 틀에는 이불이 깔려 있는 등 소방 당국이 사다리로 환자와 의료인력을 대피한 흔적이 역력히 남아 있다. 또 건물 밖 바닥에는 산산조각 난 유리 파편이 널브러져 있다.

뿐만 아니라 이날 오후 1시께 사고 현장에선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이천경찰서 등 소방 당국 등 인력 100여명이 차량 진입을 막는 등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또 1시간 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곳을 방문, 상황을 점검했으며 경기남부경찰청은 수사전담팀을 편성하는 한편 사망자 유족에 대한 심리 케어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불은 투석병원 아래 층인 3층 스크린골프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소방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김정오·이정민·노소연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