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검 결과 연령·사망 시각 확인 불가… “숨진 이후 훼손돼” 피해자 신원 여전히 ‘미궁’ 경찰, 실종자 DNA대조 진행중
수원 팔달산 경기도청 후문 산책로에서 훼손된 시신이 발견된 지 7일이 지났으나 경찰은 피해자가 ‘사춘기가 지난 여성’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결과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단서를 확보하지 못했다.
피해자가 어린 여자아이는 아니라는 것인데, 그 외 단서가 될 만한 사항이 수색이나 수사, 국과수 정밀감정에서도 나오지 않으면서 이번 수사 자체가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10일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국과수로부터 A4용지 7쪽 분량의 시신 정밀감정결과를 통보받아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미귀가자 등 DNA가 일치한 사항은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국과수로부터 시신은 사춘기가 지난 여성임을 확인했다. 신장의 사구체 및 세동맥 경화 소견으로 미뤄 사춘기 이전 연령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자연사(또는 병사)가 아닌 타살(또는 자살·사고사)로 보인다는 소견을 받았다. 시신의 훼손은 사후 예리한 흉기에 의해 이뤄졌으며 시신의 가슴 부위도 일부 살점이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경찰은 피해자 신원 파악이 급선무라며 30세 이하 미귀가·실종여성 1천400명(경기도 240명·수원시 20명)을 상대로 시신과의 DNA 대조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사인이나 사망추정시각, 범행수법, 냉동보관 후 시신 유기 여부에 대한 소견은 없었다. 수사 단서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은 ‘사춘기가 지난 여성’ 외 거의 없는 수준이다.
사건의 주요 단서로 주목받은 비닐봉지 내 목장갑에 대해서는 아직 정밀감정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피해자의 신원을 특정하는 것이 현재 가장 중점사항”이라면서 “DNA 대조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이날 기동대 1개 중대 등 경력 100명과 수색견 4마리 등을 투입, 팔달산과 인근지역을 수색했으나 별다른 단서는 발견하지 못했다. 시신이 발견된 팔달산 산책로 입구 부근에 설치된 경찰통제선도 수거했다.
하지만 한 식당 주변에서 발견된 주방용 칼(칼날 17㎝)과 의류수거함 내 혈흔 추정 의류 2점 등에 대해서는 국과수로 감정을 의뢰했다. 또 CCTV 23개의 영상을 추가 확보해 총 48개의 영상을 분석하고 있으며 시민제보 66건 중 22건에 대해서는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
안영국·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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