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단수 이틀째… “세수 조차 못했다” 아우성

고촌정수장 고장… 급수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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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포시상하수도사업소 고촌정수장 2정수장 침수사고로 이틀째 김포시 7개 읍면동에 수돗물 공급이 중단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20일 김포시 대곶면의 한 지적장애인보호시설에서 김포소방서 양촌119안전센터 대원들이 소방차를 동원해 긴급 급수 지원을 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김포시 고촌정수장 가압펌프의 고장으로 단수사태가 발생한 지 이틀째인 20일 오전 10시.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은 구래동의 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표정에서 지난밤을 어떻게 보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입주민들은 세수도 제대로 못한 얼굴에 초췌하고 짜증스런 표정으로 시가 긴급히 보낸 급수차량에서 줄지어 물을 받아가고 있었다.

 

밤새 잠 한숨 못자고 새벽까지 물을 퍼 날랐다는 이 아파트 주민 A씨(36ㆍ주부)는 “관리사무소가 단수된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알려줘 물을 전혀 받아놓지 못했다”며 “어제 설거지는 물론 세수조차 제대로 못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가장 큰 불편은 화장실 사용. 급수차량에서 공급하는 물을 받아 설거지나 세면에 사용한 물을 변기에 부어가며 사용하다 보니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아파트 주민 B씨(59)는 “ 아파트가 1천세대가 되지만 어느 누구도 이런 극심한 단수사고가 발생할지 몰랐다”며 “급수차가 주는 물은 턱없이 부족하고 화장실 가기가 가장 고통스럽다”고 힘들어했다. 심지어 용변을 보기 위해 아파트 인근 야산으로 올라가는 주민까지 발생할 정도다.

 

단수피해를 보고 있는 곳은 주민들뿐만 아니라 상가 음식점들도 마찬가지. 상가건물의 비상급수시설에서 물을 공급받아 일시적으로 영업을 했지만, 끝내 비상급수마저 다 떨어져 영업을 접어야만 했다. 제때 음식을 내갈 수 없었고 손님들에게 식수도 제대로 공급하지 못했다. 손해배상 청구 얘기까지 나돌 지경이었다.

 

구래동의 한 건물 관리인 C씨(54)는 “너무 갑작스런 단수로 물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영업에 피해를 본 상인들이 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는 말들을 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나마 통진·양촌읍 등 읍·면지역 공동주택은 저수조의 물을 활용하면서 큰 혼란은 피했지만, 일부 수돗물을 사용하는 축산농가들은 제때 가축들에게 물을 주지 못해 발을 동동 굴러야만 했다.

특히 주민들은 이런 불편이 바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더욱 불안해했다. 

현재까지 정확한 침수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으면서 수리도 늦어질 수밖에 없어 정상화까지는 다소의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통진읍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D씨(45)는 “오늘도 떡을 빚는 데 사용할 물이 없어서 애를 먹었다”며 “오늘 내일은 그럭저럭 버틸 수 있겠지만 물공급이 언제 재개될지 몰라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단수사태가 발생하자 수돗물 공급이 끊긴 지역에 자체 생산한 병입 수돗물(금빛수) 3천병을 공급하는 한편 20대의 급수차량과 소방차 2대, 비상급수차량 10대 등을 투입, 비상급수에 나서는 등 물 공급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포=양형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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