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 자주 비우고 어미가 먹이로 새끼 유인 등 ‘이전 준비’ 모습 포착
14일 시에 따르면 최근 대부도 터미섬 수리부엉이 가족이 새로운 둥지로 이전을 하기 위해 어미가 새끼를 먹이로 유인하는 모습이 목격되고 둥지를 비우는 일이 잦아져 이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달 23일 천연기념물(제324호) 및 멸종위기 동식물(2급) 수리부엉이 서식지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민원인의 신고를 받은 이후 터미섬에 경비인력을 배치, 야간 외부인의 접근을 막아 수리부엉이를 안전하게 보호해 왔다. 이 같은 노력으로 새끼 수리부엉이들은 점차 맹금류의 모습을 갖추며 성체로 성장하고 있고 어미는 새로운 둥지로 이전을 준비하는 모습이 잇따라 포착됐다.
앞서 터미섬 수리부엉이 서식지는 야간 촬영을 목적으로 한 일부 사진작가들의 욕심으로 서식지 주변이 크게 훼손됐다. 이때까지도 시 환경관련 부서에서는 현황파악은 물론 현장 방문도 이뤄지지 않았고 정부도 야생생물과 서식 환경 보호ㆍ관리를 위해 지난 1월 관련 법률을 일부 개정했지만 역시 시행에는 뒷짐만 지고 있었다.
법률은 보호나 관리가 필요한 야생생물 및 서식지 등이 훼손될 우려가 있을 경우 환경부장관은 실태조사 및 관찰 종을 지정, 조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지자체에 실태조사 등 협조 요구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결국, 터미섬 수리부엉이 서식지는 수리부엉이를 앵글에 담겠다는 일부 사진가들의 욕심에 둥지 턱밑까지 서치라이트가 설치되고 주변 나무가 밑둥까지 싹둑 잘리면서 경찰에 수사가 의뢰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다행히 사람의 욕심으로 훼손된 터미섬 수리부엉이 서식지가 점차 정상을 찾고 있지만, 천연기념물 및 멸종위기 동식물을 어떻게 보호하고 관리할지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씨는 “어미 부엉이가 먹이로 새끼를 유인하는 모습은 새로운 둥지로 이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앞으로 10일을 전후로 새끼 부엉이는 날 수 있을 만큼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사람의 욕심으로 멸종위기 동식물이 고난을 겪는 사태는 다시는 없도록 해야 된다”고 말했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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