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렌디피티를 찾는 방법

1754년 영국의 작가이자 정치가였던 호레이스 월폴(Horace Walpole)은 소설에서 새로운 단어를 하나 만들었다. 의도치 않은 것에서 뜻밖의 발견을 해내는 지혜로운 사람을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고 표현한 것이다. 세렌디피티는 단순한 운과는 다르게, 훈련한다면 더 많은 기회와 운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세렌디피티는 예상치 못한 만남이나 정보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지렛대로 활용하는 능력이자 기술이다. 세렌디피티를 찾는 방법으로 첫 번째, 인생에 행운이 들어올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세렌디피티 코드를 간파하는 사람들이 원래부터 운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그들은 세상을 보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연구결과와 제품들, 그리고 수많은 아이디어가 그렇게 만들어졌다. 결국 준비하지 않으면, 또 노력하지 않으면 뜻밖의 상황은 흘러가게 되고 세렌디피티는 그냥 지나치게 된다. 두 번째, 방향 감각이 있어야 한다. 예기치 못한 기회가 오더라도 방향은 알고 있어야 한다. 방향 감각이 있어야 세렌디피티를 경험하고 더 나은 결과를 낸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세렌디피티는 그냥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쟁취하고 노력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저 열린 마음을 가진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내향적인 사람들보다는 외향적인 사람들이 더 잘하는 측면도 있다. 가급적이면 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들을 매혹시키고, 그 사람들과 자주 연락을 하는 것은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세 번째, 모든 가능성을 연결해봐야 한다. 발표된 초기에 논란이 된 논문이 있다. 미국의 프린스턴대학교 화학과의 데이비드 맥밀런 교수와 동료가 낸 논문이다. 그들은 여기에서 세렌디피티를 가속하는 일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즉 우연을 가속화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왜냐하면 세렌디피티는 확률에 근거하기 때문에 통계로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에 뜻밖의 행운이라는 것은 반드시 존재한다. 그리고 그 행운을 가져가는 사람은 적어도 노력하는 사람일 것이다. 철저히 데이터에 바탕을 둔 과학 연구에서도 우연의 힘이 작용한다. 과학계의 중대한 발견 중 50퍼센트 정도는 우연한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뜻밖의 행운, 즉 세렌디피티를 잡느냐 마느냐가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우연으로 일어난 일들을 기회로 만든 사람들이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고 노력을 한다면 세렌디피티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얼마든지 찾을 수 있고 만들 수 있다. 행운은 누군가에게만 찾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호 농협청주교육원 교수

[아침을 열면서] 손님처럼 맞는 일상

날마다 반복되는 보통의 일. 일상은 대부분 지루한 반복이었다. 소중히 여겨지지도 않았다. 때로는 일상 자체가 삶을 옥죄는 밧줄 같았다. 끊어버릴 순 없지만 틈만 나면 벗어나려 꾀를 쓰기도 했다. 별 탈 없는 일상 속에서도 호시탐탐 탈출의 기회를 엿봤다고 할까. 그러던 일상이 근자에 소중해졌다. 일상의 회복도 간절해졌다. 매일 출근을 힘들어하다 퇴직 후 문득 지난 아침들을 그리워하듯, 친구가 멀리 떠나고 나서야 치고받은 시간의 온도를 되새겨보듯, 그저 그렇고 그랬던 일상의 힘을 새삼 깨워준 것은 팬데믹이다. 팬데믹이라는 지구적 위기는 삶의 다른 힘들도 일깨웠다. 무심히 지내온 사람들의 안부까지 물으며 무릇 곁들이 애틋해진 것이다. 그뿐인가 긴 방역의 고독 속에서 새삼 자기를 발견하거나 눌러둔 자기 계발을 더하기도 했다. 그토록 기다려온 일상의 회복을 이달 들어 조금씩 시도하고 있다. 팬데믹 이전과 똑같을 수는 없을 거라는 예측이 많지만. 그나날이 같은 날이라고 하품을 했던 팬데믹 이전의 일상도 실은 매일 다른 날이었다. 나날의 차이를 별로 못 느낄 만큼 어슷비슷 반복이라 평범함의 귀중함을 지나친 것이다. 아무튼 모두가 간절히 바란 일상을 되찾고 있지만, 이 또한 오래되면 평상의 지루함에 빠질 것이다. 틈만 나면 일상 탈출이며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 다시 몸을 뒤틀 것이다. 그럼에도 일상을 삼가 맞이하는 중이다. 먼 데서 오는 반가운 손님처럼. 회복도 단계적이라니 본래 삶의 모습을 조심스럽게 되찾는 초입이다. 돌파감염 같은 예측불허도 있어서 방역의 해방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터다. 그럼에도 이전의 일상을 조금씩 찾아가며 삶도 가꾸기 나름이라고 주변을 돌아본다. 우리에게 똑같이 주어진 것은 시간밖에 없으니 시간 잘 쓰기부터 다시 본다. 시간도 여럿이 내어야 더 즐거운 저녁의 표정들도 그려본다. 소소한 즐거움도 더 찾고 오늘의 것으로 만들어야 수수한 일상의 구석이 환해지니 말이다. 요즘 하늘에는 별이 없다고 쓸쓸해했던가. 한적한 공원 같은 데서 오래 올려다보면 별은 아직 거기 있다. 우주 어딘가에서 지구의 당신을 보고 있다고 반짝 눈을 맞추기도 한다. 가을이 지나가는 하늘을 보며 그리움을 부르듯 별을 불러보는 것도 마음 회복에 좋은 일이다. 지난날 함께 웃고 울던 사람을 잃은 입장이라면 성심껏 잘 보내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그렇듯 떠난 영혼을 배웅하며 다가오는 것들을 새뜻이 맞는 것도 사람다운 세상의 일이겠다. 입을 막고 사는 동안 깊어진 일상의 발견. 사람과 삶의 귀함을 다시 느끼며 아침의 자세를 가다듬는다. 평범한 나날이라고 시큰둥했던 일상을 손님처럼 맞이하다 보니 단풍 끝물이 한결 찬란하다. 조금씩 되찾는 일상의 소중함을 또 놓치지 않도록 나날이 마음을 새롭게 차려본다. 정수자 시조시인

[경기만평] 확실하게...?!

[문화카페] 팬데믹 시대의 연극

고도로 발전하는 과학기술의 힘과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인간 고립이 가속화 하고 있다. 인간이 인간을 대면하는 것은 귀찮고 불편한 일을 넘어서 매우 위험한 일이 돼버렸다. 팬데믹 초기 우리 사회는 비대면의 업무와 일상생활에 준비되지 않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교육, 업무, 쇼핑 등에서 비대면의 새로운 플랫폼에 금세 적응했다. 심지어 대학 입학의 실기고사마저도 비대면 영상 시험으로 대체될 정도로 모든 것이 비대면의 상황에 빠르게 적응했다. 학생들도 비대면 수업을 대면 수업보다 더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직장에서도 굳이 일터에 나가서 모여 업무 하는 것보다 재택근무를 통해서도 충분한 업무 성과를 낼 수 있음을 알게 됐다. 비대면에 적응해 가면서 새로운 산업이 부흥하기도 했다. 심지어 공연도 영상 플랫폼으로 제작돼 온라인으로 배포되고 있다. 영상으로 전달되는 공연을 하나의 새로운 장르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이런 현실에서 이제는 단순히 이야기를 듣기 위해 관객이 극장에 오지 않는다. 너무도 많은 서사가 손안의 스마트폰에서 감상할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고 그 많은 이야기는 인간의 여가를 채워주는 도구로 전락했다. 앞으로는 이러한 추세가 더욱 가속화 되리라 여겨진다. 굳이 불편하게 극장에 가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원하는 공연과 이야기를 맘껏 누릴 수 있는 시대에 직면한 것이다. 연극은 이러한 현실을 마주해 점차 그 존재의 필요성마저 의심받고 있다. 인간이 인간과 마주하는 일 자체가 원시적으로 보이는 현실에서 연극은 아직도 인간이 인간을 대면해야만 성립되는 원시적인 예술이다. 아무리 연극을 영상으로 잘 담아 전달하더라도 연극의 본질은 현장성이고 의미 생산과 교류를 직접 해야 이뤄져야 성립되는 예술임에는 분명하다. 연극의 본질에는 인간의 만남이 전제된다. 비대면을 넘어서 대면의 전제 속에서 성립되기 때문이다. 이런 연극의 고유한 특성은 극단적으로 고립이 가속화 돼가는 인간에게 연극은 인간 대면의 기회를 만들어 준다. 연극은 고독과 고립에 처한 인간을 구원해야 할 사명이 있다. 그것이 연극 존재 이유다. 연극만이 할 수 있는 것! 이것이 바로 연극이 고독의 시대에서 인간을 구원할 유일한 이유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연극은 어떤 연극이어야 할 것인가? 그리고 연극이 살아남아 인간 고립의 구원자로서 역할 할 수 있도록 존재하기 위해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야 할까? 연극 존재 이유를 고민하고 연극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동시대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물음을 고민해야만 할 것이다. 나아가 연극 원형을 탐구하고 또한 새로운 방식으로 연극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연극만이 가능한 모든 것을 고민하고 연극의 원형을 탐구하며 연극의 영역을 확장해야만 연극이 동시대에 연극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라 생각한다. 팬데믹의 터널을 어느새 나오면 우리는 더욱더 고립돼 있을 텐데 그 터널의 끝에서 연극이 할 수 있는 일과 사명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때를 지금부터 고민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 구태환 수원시립공연단 예술감독

[천자춘추] 보육정책의 방향

본인은 영유아보육에 수십 년 동안 몸담고 있다. 2005년 영유아보육법이 개정될 때는 여의도 광장에서 앞장서 있었고, 유아교육법 파동 시에도 그 중심에 있었다. 가깝게는 누리과정 예산으로 모든 유아교육 기관이 어려울 때에도 그 자리에 있었다. 또한 유보통합 찬반의 격량 속에서도 같은 배를 타고 있었다. 이러한 과거와 현실을 목도하고 경험한 사람으로서 보육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몇 차례로 제안해 유아교육 현장이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보육정책이 완전히 자리 잡아야 우리나라의 제일 중요 과제인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에 보육은 저출산 문제의 해결뿐만 아니라 가족복지, 나아가 국가복지에도 크게 이바지한다. 육아문제를 해결해야 엄마들이 경제활동에 동참할 수 있고, 경제활동에 동참하면 가족복지 및 사회복지에 도움이 된다. 따라서 보육정책의 방향을 크게 분류하면 국가책임의 보육, 보육의 공공성 제고,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보육환경 개선, 부모의 양육 부담을 덜어주는 보육여건 강화, 어린이집의 대외적 경쟁력 제고, 보육교직원의 근무여건 개선으로 정리할 수 있다. 그 실천방안으로는 부모들이 자녀를 지금보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이 되도록 노력하고, 질 높은 보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즉 가정 같은 어린이집, 엄마 같은 선생님으로 어린이집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취약보육(영아, 장애, 다문화, 24시, 시간연장)을 확대해야 한다. 가정어린이집(인가 정원 20인 이하) 및 민간어린이집 지원을 위한 실현 가능한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공립어린이집은 영유아보육법의 방향을 살려 (특수아동, 다문화가족, 저소득층 밀집지역, 농어촌지역, 어린이집 부족지역 등) 필요한 지역에 맞춤형으로 설치하는 설계가 필요하다. 물론 대단위 아파트 지역처럼 인구 밀집지역도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보육교직원의 대우를 지속적으로 충분히 지원해 지위향상과 신분보장, 자긍심 그리고 사명감과 소명의식을 가질 수 있게 돕는 것도 중요하다. 여기서 모든 각 부처의 정책이 같겠으나 예산의 확보는 보육정책의 성패를 좌우한다. 그러므로 보육의 정책 우선 순위 진입과 예산의 편성은 보육정책에서 선행되어야 할 과제다. 이 같은 제안은 보육의 기초이고 우리나라 보육이 나가야 할 방향이다. 보육이 활성화되고 발전해야 육아문제, 저출산 문제, 유아교육문제, 가족복지문제 등이 해결된다. 이제 보육은 우리 사회가 전력으로 뛰어들어야 시점에 와있다. 보육의 문제해결을 실기하면 초미의 문제인 저 출산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우리나라의 미래는 침묵하게 된다. 이만수 협성대학교 특임교수

[지지대] 줄다리기

줄다리기가 때아닌 인기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줄다리기가 등장한 이후 세계 곳곳에서 줄다리기를 즐기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수원 칠보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줄다리기 게임을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팬데믹 상황에서 오는 긴장, 우울, 스트레스 등을 해소하고 학교생활의 활력을 찾게 하려고 학교측이 운동회를 마련한 것이다. 줄다리기는 오징어 게임에 나온 다른 놀이와 달리 여러 나라에서 인기가 높다. 사람들이 두 편으로 나뉘어 줄을 당겨 승부를 겨루는 놀이로, 벼농사 문화권에서 주로 행해졌다. 한국의 6개 줄다리기(무형문화재)는 캄보디아, 필리핀, 베트남과 공동으로 2015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줄다리기는 캄보디아에선 테안 프롯, 필리핀에선 푸눅, 베트남에선 깨오꼬라 부른다. 4개 국가에서 모두 줄다리기를 통해 풍작과 번영, 공동체 결속을 기원한다. 줄다리기는 100여년 전엔 올림픽 정식 종목이었다. 1900 파리올림픽부터 1920 앤트워프올림픽까지 5회 연속 열렸다. 올림픽 줄다리기는 58명이 한 팀을 이뤄 맞붙었다. 경기 시간은 5분, 시작 뒤 6피트(약 183cm)를 먼저 잡아당기면 승리하는데 3판 2선승제였다. 서로 다른 나라 출신이 한 팀을 이루기도 했고, 개별 클럽팀 참가도 허용됐다. 줄다리기는 1920년 대회 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 규모를 축소하면서 33개 종목과 함께 퇴출됐다. 정비되지 않은 규칙 등이 퇴출 원인 중 하나였다. 1908 런던올림픽에서 영국 리버풀 경찰관팀이 스파이크가 달린 운동화를 신고 참가했다. 반면 상대였던 미국팀은 일반 운동화였다. 심판은 관련 규정이 없다며 영국의 손을 들어줬고, 미국팀은 항의 표시로 대회를 포기했다. 국제줄다리기연맹(TWIF)이 줄다리기의 올림픽 재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60년 창설된 연맹은 줄다리기 경기 방식과 규정을 정비하고, 국제대회도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2년 IOC에도 가입했다. 2020 도쿄올림픽과 2024 파리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에도 도전했다. 줄다리기를 올림픽에서 다시 볼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사설] 대통령 후보, 국가미래 위한 정책경쟁 해야

내년 3월9일 실시될 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들의 윤곽이 일단 잡혔다. 지난 5일 금요일 국민의힘은 국민들의 비상한 관심 속에 전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을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함으로써 주요 정당 대선 후보자가 결정됐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10일 전 경기도지사 이재명 후보를 일찍 뽑아 이미 본선을 위한 선거운동에 돌입했으며, 국민의힘도 곧 윤석열 후보를 중심으로 선거운동본부가 구성돼 본선 캠페인에 나설 것이다.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새로운물결은 전 경제부총리 김동연을 대통령 후보로 등장시켜 4개월 후 실시될 대선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다. 20대 대통령 선거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변화하는 국제정세에 비춰 어느 때보다 국가발전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미국중국 간 패권경쟁이 격화되고, 특히 북한의 핵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호를 이끌 선장에 어떤 리더십을 가진 대통령이 선출되느냐는 한반도 장래에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지난 수개월 간 진행된 주요 여야 정당의 당내 경선 과정을 통해 나타난 대선 후보자들 간 토론회나 정책발표회 등을 보면 아주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제1차 관문인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차원을 감안하더라도 토론회에서 때로는 시중잡배들과 같은 비속어를 사용, 상대방을 인신공격 내지 비판해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뿐만 아니다. 국가장래를 위한 미래 비전의 제시보다는 과거의 문제만을 확대재생산해 과연 이들 후보들에게 국가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유력 대선 후보들에 대한 비호감도 50~60%로 높은 상황에서 네거티브 캠페인까지 해서야 되겠는가. 대통령이라는 직책은 국가의 최고지도자로서 무한책임을 지는 막중한 자리이다. 개별 정파의 이익도모를 위한 자리도 아니며 더구나 개인의 사욕이나 명예를 위한 자리도 결코 아니다. 한국이라는 거대한 국가공동체의 운명을 책임지는 지도자로서 높은 도덕성과 미래의 비전을 제시, 험난한 국제정세의 파고 속에서 번영과 안정의 기반 하에 국가발전을 견인해야 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된다. 대통령 선거는 앞으로 4개월 후 실시된다. 각 정당에서 최종 후보자로 선출된 대통령 후보들은 이런 막중한 책임의식과 시대적 소명감을 가지고 국가발전을 위한 미래비전을 담은 매니페스토(manifesto)를 제시, 치열한 정책경쟁을 해야 된다. 지금과 같은 인신공격이나 네거티브 캠페인을 가지고는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없다. 대통령 후보들은 시대정신을 담은 국가발전의 미래를 제시, 정정당당하게 정책경쟁을 통해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호소할 것을 재삼 강력하게 요망한다.

[사설] 청년 창업은 이제 사회 일부다/희망자 200만명 위한 대책 내라

청년의 의미는 법률적 또는 정책적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노인, 소년 등과 다르다. 대개 20,30대를 포함하는 것으로 통할 뿐이다. 이 시기 청년들이 창업에 몰리고 있다. 지난 4일 통계청이 발표한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가 있다. 향후 1년 이내 취업ㆍ창업을 희망하는 비경제활동인구는 올해 8월 기준 399만4천명이다. 1년 전보다 8만7천명(2.2%) 늘었다. 역대 최다다. 20대가 122만1천명으로 가장 많고, 30대 67만9천명이 다음이다. 청년 창업은 둘로 구분할 수 있다. 자발적 창업이다. 스스로 창업을 선택하는 청년이다. 일자리를 구할 수 있지만, 창업을 선택한다. 비자발적 창업이다. 창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청년이다. 양질의 일자리로 진입하지 못해서 시작하는 창업이다.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일이다. 안정적일 수도 없고, 미래 지향적일 수도 없다. 일 자체가 본인들의 미래 개발에 도움되지 않을 때도 많다. 창업이 사실상의 취업 기회 상실로 이어지기도 한다. 분명한 차이가 있는 청년 창업이다. 하지만, 정책적으로 이 두 부류를 구분하는 것은 어렵다. 설혹 구분한다고 쳐도 거기서 얻어질 정책적 실익은 없다. 자발적 창업이든, 비자발적 창업이든, 현실적 처지는 비슷하다. 어차피 생애 최초 창업이다. 영세 자본에 의한 어려운 출발이다. 일의 존폐 위험도가 높다. 달리 표현하면 돈 부족하긴 매마찬가지고, 망할 위험성 높긴 매마찬가지다. 따라서 정책적 방향은 두 가지를 모두 품고가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너무나 멀다. 2020년 2월4일 청년기본법이 제정됐다. 청년 권익 증진을 위한 시책이다. 그 속에 청년 창업지원이 선언돼 있기는 하다. 하지만, 중앙정부 청년정책의 상당 부문이 고용정책에 몰려 있다. 이러니 지방정부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경기도 청년정책도 취업지원 사업이 가장 많다. 중앙정부 청년정책과 유사한 영역에 집중돼 있다. 시군으로 내려가면 더 열악하다. 청년 창업의 담당조차 지정되지 않은 곳도 많다. 대선이 한창이다. 후보마다 청년표에 모두를 걸고 있다. 이런저런 공약을 내건다. 이재명 후보는 청년 기본 소득을 말한다. 1년에 200만원 주겠다고 한다. 윤석열 후보는 공정한 기회 제공을 말한다. 취업입시 불공평 타파를 말한다. 그런데 창업 얘기는 없다. 무려 200만명의 청년들이 말하는 창업을 외면하고 있다. 청년 일자리 증가가 하루아침에 이뤄지겠는가. 이제는 청년 창업이 우리 사회 한 줄기가 됐다. 모두가 여기를 봐야 한다. 중앙정치도, 지방정치도, 그리고 대통령 선거에 나온 후보들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