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ㆍ21학번이 말하는 2021년] 사라진 캠퍼스, 방구석 새내기

고등학생 때부터 기대해왔던 캠퍼스 낭만 대신 비운의 학번이라는 꼬리표만 붙었습니다 고교시절부터 꿈꿔온 대학생활의 로망은 그들에게 없었다. 축제는 커녕 학식조차 먹어본 적 없고, 입학 첫 오리엔테이션도 경험한 적 없다. 지난해 전세계를 뒤덮은 코로나19는 그렇게 20ㆍ21학번 새내기 대학생의 캠퍼스 로망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이른바 비운의 학번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이유다. 경기대학교 21학번 A씨(19)는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A씨의 소소한 꿈은 코로나19로 인해 무너지고 말았다. 그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경험도 쌓을 수 있다고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며 동기와 선배를 제대로 만날 수 조차 없는 현실에 큰 아쉬움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A씨는 신입생 OT(오리엔테이션)와 MT(멤버십 트레이닝) 등 새내기 때 겪을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기대했지만 이 역시 경험하지 못했다. 그는 OT와 MT를 비롯해 단체 과점퍼를 맞추고 찍는 사진, 종강파티 등 해보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다면서 새로운 경험이 아닌 매번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버렸다고 말했다. 한 해 먼저 대학생활을 시작해 말 그대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20학번이 느끼는 감정은 좀 더 복잡하다. 아주대에 재학 중인 20학번 B씨(20)는 요즘 들어 할 수 있는 게 없다라는 무기력감에 빠져 산다. 그는 지난 한 해 동안 학교에 거의 가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친구조차 제대로 만날 수 없었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소소한 성취감을 이어나갔지만, 이마저도 누릴 수 없게 됐다. 그가 일하던 식당이 코로나19에 따른 경영난을 이유로 B씨에게 해고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외부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늘어난 건 집에 있는 시간뿐이다. B씨는 온라인 강의를 듣는 시간 외에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게임을 하며 보내거나 저녁에 혼자 술을 마시며 시간을 때우고 있다. B씨는 사회생활이 줄어들게 되면서 코로나 블루(코로나와 우울감이 합쳐진 신조어)를 느끼고 있다고 토로한다. 그는 아르바이트를 할 때까지만 해도 일을 마치고 나면 성취감을 느꼈는데 이제는 그런 보람조차 느끼기 어려워졌다며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무기력감만 느는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생활 방식에 무력감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학교에 갈 수 없는 학생들은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경우가 늘었고, 동기ㆍ선배들과 어울리는 대신 혼자 보내는 시간이 더 많다. 사라진 축제와 체육대회, 개강총회, 각종 학과 행사 등 대학생활의 로망 대신 다가온 무거운 고립감은 이제 막 해방감을 맛봐야 할 청년들에게 또 다른 장애물이 되고 있다. 박준상ㆍ김태희기자

[카리브해의 섬나라 쿠바여행 에세이] 헤밍웨이 흔적을 찾아서 ⑩-1

여행 일정 막바지에 다다르자 새로운 것에 대한 신선함과 더불어 불편함도 느낀다. 여행 전 쿠바에 대한 기본적인 여행 자료를 노트북과 휴대폰에 담아 왔으나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아 실시간으로 필요한 디지털 정보를 얻을 수 없고 오프라인 자료도 턱없이 부족하여 여행 중 목마름이 많았다. 배낭여행자는 도착지 공항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찾는 것이 대중교통과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가이드북이다. 아바나 도착한 날 공항 안내소에 갔으나 단 한 점의 자료도 구할 수 없었다. 게스트하우스에서는 먼저 다녀간 여행자가 두고 간 스페인어로 된 자료는 있으나 영어로 된 자료를 구하기란 거의 불가능하였다. 어쩔 수 없이 다음 날 서점에서 25 쿡(27.5달러) 주고 산 작은 영어 가이드북이 유일한 길잡이였다. 오늘은 쿠바 여행의 마지막 날이라 올드 아바나 뒷골목을 걷는다. 아바나 비헤아 지역 카피톨리오를 돌아 몇백 미터 벗어나자 현지인의 삶과 마주한다. 길옆 낡은 바로크 양식의 건물 앞에는 쇠창살로 가려진 작은 창구에서 무엇인가 배급받으려는 현지인들이 길게 줄지어 있다.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는 아바네로의 무표정한 모습은 세상 단 하나뿐인 이데올로기 병인 가난한 사회주의에 찌든 증상으로 느껴지고 드러내지 못하는 내면의 고통과 외침을 말없이 표출하는 퍼포먼스 같다. 그들은 길든 패턴에 따라 배급 차례를 기다린다. 이곳에선 카리브의 낭만이니 시간이 멈춘 도시니 하며 외부 세계에 지나치게 미화된 아바나 모습과 달리 지치고 고달픈 아바네로가 소리 없이 울분을 용트림하는 진정한 아바나의 속살이다. 그들에게서 희망과 용기는 뇌리에서 사라진 지 오래된 듯하고 오로지 체념만 남아있다. 카메라 렌즈에 잡힌 그들을 보면서 가슴이 미어져 오는 무한한 허무와 현실을 초월하여 존재하는 이데올로기의 허상을 본다. 박태수 수필가

40년 전 잘못 그은 선 하나…사라진 토지보상금 1억

40년 전 등기소의 행정 착오로 한 노인이 억울하게 땅을 잃었다. 문제의 토지는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 62-4번지(552㎡). 수십년이 지나 도로가 들어서면서 뒤늦게 오류가 밝혀졌지만, 이미 토지는 여러 갈래로 나뉘어 다른 사람의 땅에 합쳐진 뒤였다. 토지보상금마저 애먼 사람에게 잘못 지급됐고, 되찾을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잃어버린 땅을 되찾기 위해 황혼기를 다 바친 박명자 할머니(74ㆍ가명)의 원통한 이야기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981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등기소에서 기록을 옮기면서 62-4번지를 63-4번지라고 잘못 적는 오류를 저지른 것. 해당 토지는 박 할머니와 이웃 5명이 공동 소유한 땅이었다. 당시 등기소 직원의 실수로 이들 6명은 세상에 없는 63-4번지의 소유주가 됐고, 62-4번지는 주인 없는 땅이 됐다. 시간이 흘러 지난 2006년 6월 수원시는 도시계획사업의 일환으로 문제의 필지를 포함, 그 일대에 도로를 깔게 된다. 보상공고를 냈고 이듬해 토지주를 찾아 약 1억1천만원의 보상금을 내줬다. 도시계획선이 그어지며 62-4번지는 6개 필지로 분할됐고, 이 가운데 경제성이 없는 도로 옆 자투리땅 3개 필지는 국유재산법에 따라 각각 옆 토지로 병합됐다. 그러나 박 할머니 등 6명 중 보상금을 받은 사람은 없었다. 등기 오류를 알아챈 이웃 K씨가 자기 땅인 척 보상금을 가로챘기 때문이다. K씨는 62-4번지 옛 소유주의 상속자(손자)였고, 이를 이용해 서류상 주인이 사라진 62-4번지의 소유권을 취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박 할머니는 등기소, 구청 등을 찾아다니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이후 국민권익위원회의 도움으로 40년 전 이기(移記) 오류를 밝혀냈고, 지난 2018년 5월에서야 등기가 정정됐다. 돌파구를 찾은 듯했으나 다시 소극 행정에 길이 막혔다. 하나의 땅에 62-4, 63-4번지라는 2개의 이름표가 달렸지만, 시는 중복등기를 말소하지 않았다. 결국 박 할머니는 지난 2019년 2월 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승소했다. 수원지법은 지난해 6월 시에 소유권 이전등기의 말소 절차를 이행하라고 명령했다. 사태는 이미 꼬일대로 꼬인 뒤였다. 절차를 바로잡기 위해선 먼저 옆 토지에 병합시켰던 3개 필지를 재분할해야 하는데, 이미 도시계획이 진행된 탓에 재분할 행위가 도시계획법 등을 위배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잘못 지급된 보상금도 10년 넘게 지나 회수가 불가능해졌다. 박 할머니는 나도 모르는 사이 발생한 오류로 땅을 잃었다며 이사를 가면 잃어버린 땅을 영영 되찾지 못할까봐 떠나지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시는 법원의 선고를 이행할 방법을 찾고자 지난 2월 국토교통부에 질의를 넣었다. 다만 현재로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시 도로관리과 관계자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복잡하게 꼬인 상황이라며 국토부에 재차 질의할 예정이며, 빠른 시일 내에 오류를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장희준기자

안양 부처님 오신날 주요 공원 활기…곳곳서 방역수칙 위반도

19일 오후 1시께 동안구 평촌동 안양중앙공원. 곳곳에는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5인 이상 집합금지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5인 이상 모여 마스크를 벗은 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30대로 보이는 남녀 커플 6명은 한 자리에 앉아 식사하면서 친구들끼리 함께 공원에 나왔다며 방역수칙 위반이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체감온도가 30도를 웃도는 초여름 날씨 속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안양지역 주요 공원들은 나들이 나온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반팔과 반바지 등 가벼운 옷차림의 시민들은 목 좋은 그늘에 돗자리를 펴거나 준비해온 캠핑의자에 앉아 휴일을 보냈다. 이런 가운데, 대다수 시민은 마스크를 쓰고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했지만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5인이상 사적모임금지 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도 심심찮게 목격됐다. 비슷한 시각 만안구 안양동 병목안시민공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부모들은 자녀들과 연날리기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코로나19 방역수칙을 무시하는 모습들이 종종 목격됐다. 중년의 남녀 6명은 잔디공원 옆 원형벤치에 빙 둘러 앉아 포장해온 음식을 나눠 먹었다. 이들은 야유회를 나온 것인데 (준비해온) 음식을 다 먹었다. 금방 일어날 것이라며 서둘러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바람을 쐬러 어린 자녀들과 공원은 찾은 아이 엄마 5명은 잔디공원 한켠에 다닥다닥 돗자리를 깔기 시작했다. 이들은 처음엔 일행임을 부인하더니 곧 거리를 띄워 앉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관련 신고나 민원 등이 들어오면 직원들이 현장에 나간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방역수칙 준수의식이 다소 느슨해진 것 같다. 관련 부서와 협의, 계도와 단속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안양=노성우기자

시흥 생필품 보관창고서 화재 [포토뉴스]

[현장르포] 안산 대부동동 영전마을 각종 쓰레기들로 몸살

하루가 다르게 쌓여가는 쓰레기로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19일 오전 8시께 안산시 단원구 대부동동 영전마을. 이곳에서 만난 주민 A씨(60ㆍ여)는 겹겹이 쌓인 쓰레기들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시화호와 탄도항 등과 연결된 수로는 물론 수로와 인접한 숲 사이사이에는 버려진 냉장고와 침대 매트리스, 녹슨 철구조물, 깨진 병조각, 산업용 필름 등이 널브러져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이렇게 방치된 불법 쓰레기만 수십t에 달한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대송단지 경계와 인접한 영전마을 농로와 수로는 대송단지 조성사업이 지연되면서 불법 쓰레기 투기장으로 전락했다. 영전마을 주민들은 무단 투기 쓰레기가 채 방치되고 있는 것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가 맞은편에서 진행 중인 간척지(대송단지) 조성사업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앞서 지난 2018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지난 1998년 12월 사업비 4천400억원을 들여 안산시 단원구 대부동과 화성시 송산면과 서신면 일대 4천400㏊ 규모 대송단지 조성사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방수제를 제외하고는 사업을 완료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전마을 농로와 수로 등지에 각종 쓰레기가 무단으로 투기된 채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 B씨(54)는 대송단지 조성사업이 늦어지면서 쓰레기들이 많이 쌓이고 있다. 이곳을 찾는 낚시꾼들도 수로 등지에 쓰레기를 마구 버리고 있다며 간척지와 연결된 도로 입구에 CCTV라도 설치하면 무단 투기를 좀 막을 수 있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방수제 도로는 관리되고 있지만 영전마을 등과 연결된 농로 등에 대한 관리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해당 지역에 대한 환경정화운동을 진행 중이지만 단속에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안산=구재원기자

코로나 신규 확진 600명대, 경기 164명 추가 확진…하루만에 다시 600명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500명대를 기록한 지 하루 만에 다시 600명대로 올라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54명 늘어 누적 13만3천471명이라고 밝혔다. 경기도에서는 164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는 3만7천219명으로 늘었다. 도내 주요 집단감염 사례를 보면 성남시 일가족-지인 사례에서 19명이 무더기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해외유입 확진자는 총 17명으로 전날(22명)보다 5명 줄었다. 이중 경기도내 확진자는 5명이다. 지역 거주지나 임시생활시설에서 자가격리하던 중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한편 사망자는 전날보다 8명 늘어 누적 1천912명이 됐다. 국내 평균 치명률은 1.43%다. 위중증 환자는 총 148명으로, 전날(156명)보다 8명 줄었다. 이날까지 격리해제된 확진자는 606명 늘어 누적 12만3천237명이며, 격리치료 중인 환자는 40명 늘어 총 8천322명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이뤄진 코로나19 진단 검사 건수는 총 942만8천644건으로, 이 가운데 919만679건은 음성 판정이 나왔고 나머지 10만4천494건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전날 하루 선별진료소를 통한 검사 건수는 3만3천640건으로, 직전일 4만1천704건보다 8천64건 적다. 김태희기자